소중한 것이니까 전편

나나
밀가루, 아몬드 파우더, 달걀, 우유, 발효 버터...
나나
이걸로 재료는 전부 준비된 것 같네.
바나나 특제 피낭시에, [바나나 피낭시에]!
나나
다들 지쳐 있을 테니
잔뜩 만들어서 배부르게 먹여줘야지.
나나
마히루가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돌아가야지♪
나나
휴우... 이번 대본 연습도 아주 충실해서
무척 보람있었어~.
나나
다들 각자의 역할에 대해 잔뜩 생각해왔지.
나도 질 수는 없어.
나나
정위치의 의미는 [정의]나 [균형], [정당성].
역위치의 의미는 [이별]이나 [부정], [윤리의 결여].
나나
[정의]의 출연은 [극페스] 희곡, 제3막.
나나
심판으로 거리의 정의를 지키는 재판관으로서――
진실을 아는 마히루의 [은자]와 법정에서 대결하지.
나나
다른 친구들의 아르카나도 그렇겠지만,
이 [정의]도 역할 연구가 어려워...
????
――[난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게 아니야]![시즈하([심판])](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5PmBC%2FbtsK8l568IQ%2FHywhIkcRGrDPvD0YPxdffk%2Fimg.png)
시즈하([심판])
[하지만 누군가가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면... 내가 내리겠어]![시즈하([심판])](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5PmBC%2FbtsK8l568IQ%2FHywhIkcRGrDPvD0YPxdffk%2Fimg.png)
시즈하([심판])
[이 운명에 최후의 심판을――]
나나
그거, [극페스] 희곡...
제4막에 나오는 [심판]의 대사잖아.
나나
시즈하...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나나
다들 걱정했어.
프론티어 친구들은 [극페스] 대본 연습에 참가하지 않았으니까.
시즈하
[이 몸이 그런...
다른 사람들처럼 따뜻한 말을 듣는 날이 올 줄이야]
시즈하
[허나... 나는 이미 결단을 내렸다.
대역죄인이라고 비난을 받을 각오는 이미 되어 있다]
시즈하
[당신들에게 감사를.
그리고 이별을――]
나나
무, 무슨 일이야 시즈하!?
괜찮은 거야, 시즈하!!
시즈하
하아... 하아... 다, 다이바...?
나나
시즈하가 연습하는 걸 보고...
하지만 전혀 내 말이 들리지 않는 것 같아서...
시즈하
하지만 괜찮아. 잠깐 현기증이 났을 뿐이니까――
시즈하
[심판] 역할에 대해 좀 생각했더니... 그만.
우물우물...
나나
정말, 연습할 거면 제대로 먹어야지.
무대소녀는 금세 배가 꺼지잖아.
시즈하
맞아... 우물우물...
고마워... 바나나, 맛있어...
나나
바나나 피낭시에를 만들려고 잔뜩 사왔으니까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돼♪
나나
하지만 어제부터 아무것도 안 먹고 역할 연구를 하다니...
시즈하
나, 이렇게 되는 경우가 있어.
옛날부터 가끔.
시즈하
왕자 앞에서 말할 수 없는 [인어공주]의 고뇌를 이해하고 싶어서
일주일 동안 한 마디도 안 하거나...
시즈하
[빨간 구두]의 저주를 표현하기 위해
사흘 밤낮으로 구두를 신은 채 춤을 춘 적도 있어.
시즈하
이번 [극페스]에서 내가 연기하는 [심판]도
[최후의 심판]을 계시하는, 중요하고 무척 어려운 역할이야...
시즈하
어떻게 하면 잘 연기할 수 있을지 계속 생각했더니...
나나
내 역할―― [정의]도 무척 어려워서
어떻게 연기해야 될지 고민하던 참이었어.
나나
난 시즈하와 반대로,
고민이 있으면 간식을 잔뜩 먹어♪
시즈하
어려운 역할이지, [정의]와 [심판] 둘 다.
나나
응.
둘 다 무언가를 결정하고 그걸 전해야만 하는 역할이야.
나나
[극페스]에서의 포지션이 좀 비슷할지도 몰라.
[정의]와 [심판]은 말이지.
시즈하
하지만... 나는 각본에 적힌 [심판]처럼
자신있게 무언가를 결단하는 게 두려워.
시즈하
그래서 어떡하면 좋을지, 어떡하면 결단을 내릴 수 있게 될지...
생각했는데, 잘 모르겠어서...
시즈하
그래. 나라는 인간에게 [심판]이라는 역할을 빙의시키는 거야.
완전히 [심판]이라는 존재로 변하는 거지.
나나
[역할을 추구하고 존재를 끝까지 파고들며
역할 그 자체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 코쵸 시즈하라는 배우다]
나나
[중학생 레벨을 넘어선 연기를 선보인 코쵸 시즈하를 보고
관객석은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나나
연극부 고문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전국 중학교 연극 콘테스트] 특집 기사야.
나나
그 기사에 있었어.
마야나 클로 기사와 함께 시즈하에 관한 기사가.
시즈하
아... 응, 있었지.
그런 식으로 나온 기사가.
나나
그 뒤로 선생님이 찍어 주신 비디오로
시즈하가 나온 무대를 보게 됐는데...
나나
그 때도... 소름이 끼쳤어~.
이런 연기를 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서.
나나
역할을 파고들어 완전히 그 역할이 된다고...
대단한걸.
시즈하
그렇지만... 연기는 전혀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거잖아?
시즈하
그러려면... 오랜 경험으로 길러진 표현력이나
엄격한 특훈으로 갈고 닦은 연기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시즈하
하지만... 내게는 텐도 같은 천부적인 기술도,
사이조처럼 축적된 무대 경험도 없어.
시즈하
그 역할을, 그 사람의 인생, 감각, 경험, 사고를
전부 내 안에 반영해내는 것 말고는...
시즈하
그 역할을 연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그냥 그뿐이야.
나나
하지만 그건 대단한 일이야.
내겐 불가능하니까... 정말이지――.
시즈하
[전국 중학교 연극 콘테스트]―― 각본 부문 우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