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오른손이 붙잡는 것 전편

카오루코
딱히 괴롭히는 건 아니에요.
바보 같은 사람에게 바보라고 하는 것뿐이죠.
카오루코
하아... 요새 왠지 기운없어 보인다 싶었는데...
레뷰에서 빨리도 졌다면서요~?
카오루코
[파란 도깨비]가 무슨 말인가 했더니...
이제야 전부 이해가 됐어요.
카오루코
[그 녀석이 "미지의 주역"이 되는 걸, 가장 가까이서 끝까지 볼 거야――]
카오루코
[그 녀석이 나아가는 이 길을, 내가 앞장서서 열어나가겠어]
카오루코
[우리가 가는 길을 막는 녀석은―― 이 파란 도깨비가 날려버리겠어!]
후타바
...보고 싶어졌단 말이야.
[미지의 주역]이 되는 카오루코를.
카오루코
...정말로 바보네요. 그런 말에 놀아나다니.
[영원한 희곡]... [미지의 주역]...
카오루코
뭐, 하긴 제게 어울리는 역할이긴 하네요.
후타바가 보고 싶어진 것도 이해해요.
카오루코
저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주역이 되지 않아요.
제가 주역을 붙잡아 될 거예요.
카오루코
빨간 도깨비와 파란 도깨비의 그 이야기도... 아름다운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지만,
결말에 의구심을 갖은 적도 있어요.
카오루코
정말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일부러 희생한다.
그건... 파란 도깨비 자신이 누군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버리지 않을까요.
카오루코
게다가 아무 의논도 없이 멋대로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파란 도깨비가 한 짓은 자기만족에 쓸데없는 참견이 아닐까 생각해요.
후타바
......
토모에도 거의 비슷한 말을 했어.
카오루코
아... 그런 얘기까지 했나 보죠, 그 아이랑.
카오루코
뭐... 지금의 그 아이라면 말하겠네요. 그 정도는.
카오루코
토모에 타마오... 그 아이의 그 눈, 봤죠?
카오루코
일본 전국 유파 합동 신춘무용회...
매년 늘 내게 뒤지던 그 아이가 그런 눈을.
카오루코
이 무대에 도전하는 의미를, 그 각오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목숨을 걸고 주역을 빼앗으러 온 진심이 담긴... [사신]의 눈이었어요.
카오루코
...뭐더라, 전에 호시미가 말한 적 있는데.
카오루코
[실연을 계속 생각하면 실연당한다]
라나 뭐라나...?
후타바
[심연을 들여다볼 때, 심연 역시 그대를 들여다보고 있다]
...라고 하는 그거?
후타바
음... 여기 있다.
[괴물에게 도전하는 자는 자신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후타바
[왜냐하면 심연을 들여다 볼 때, 심연 역시 그대를 들여다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니체의 명언이네.
카오루코
그래요. 니체의 말이 맞아요.
우리가 앞으로 도전하려고 하는 것은 온갖 도깨비들이 경쟁하는 백귀야행의 무대예요.
카오루코
괴물에게는 마물을...
[사신]에게는 [악마]를.
카오루코
그런데도 후타바는 [카오루코를 위해서]라느니 [파란 도깨비]라느니...
자기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서... 정말이지... 진짜 바보예요.
카오루코
그야... 쓸데없는 참견이라고는 했지만,
고맙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 될 테니까요.
카오루코
자기보다도 저를 돋보이게 하려는 후타바의 마음은요.
카오루코
딱한 사람이네요, 후타바도.
이런 악마 같은 여자에게 홀리다니.
후타바
시, 시끄러워, 자기 입으로 얘기하지 마!
카오루코
후타바가 악마에게 홀렸듯이...
악마도 힘을 유심히 보고 있어요, 후바타를요.
카오루코
[심연을 들여다 볼 때, 심연 역시 그대를 들여다 보고 있기 때문이다]
카오루코
저도 보고 싶었어요.
후타바가... [미지의 주역]이 되는 것을.
카오루코
후타바가 언젠가 말했죠.
[카오루코의 가장 가까이서 카오루코가 스타가 되는 걸 보고 싶다]고.
카오루코
하지만 스타라는 건... 누구보다 강한 반짝임을 내뿜는 존재.
포지션 제로는 반짝임의 정중앙.
카오루코
그런 저를 가장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후타바 자신도 꿈꿔야 해요.
카오루코
이 온갖 도깨비들, 백귀야행의 무대에서 저를 쫓을 거라면
후타바 자신도 괴물이 되어야만 해요.
탐욕스럽게 끊임없이 주역을 갈구하는... 반짝임 투성이의 괴물이 말이죠.
카오루코
누구보다도 탐욕스럽게, 방자하게.
[누군가를 위해서] 같은 다정함은 통하지 않아요.
카오루코
그릇도 키도 작은 주제에 쓸데없는 참견만 하고.
...바보네요, 정말.
후타바
작다는 말은 필요 없잖아!
...그래도 뭐, 확실히 카오루코 말이 맞을지도 몰라.
카오루코
그렇죠?
알았으면 벌로 제게 제일 비싼 화과자를 사줘요.
카오루코
아쉽네요. 상으로 제일 비싼 화과자를 사줬을 텐데.
후타바의 지갑으로.
카오루코
자자, 자잘한 건 신경쓰지 말고.
빨리 사러 가요!
카오루코
화과자인데... 뭐라고 하더라, 이거.
이런 동그란 용기에 들어서 나오는 거요.
후타바
캡슐 토이라는 거야.
뭐야 뭐야...? [슈퍼컬러 조형 일품당]...?
후타바
[천재 조형사가 전통있는 가게의 유명 화과자를 완벽하게 재현!
책상에 놓고 우아한 한때를]... 이라네.
카오루코
오, 화과자 장식품인가요.
참 별난 것도 다 있네요.
후타바
이런 걸 대체 누가 갖고 싶어 한다고... 으으응!?
카오루코
뭐예요, 후타바. 이상한 소리 내고서는... 으에에에에엑!?
뭐, 뭐지 이건...!?
카오루코
교토의 전통 가게 [본가 정떡]의 팥소가 들어간 일품 와라비모치 [쇼키누]...!
후타바
옛날 그대로의 방식과 명장의 솜씨가 만들어낸 먹는 보석...
[시즈카]의 [하나카노코]...!
카오루코
예약은 항상 1년 대기...
가을에만 아주 잠깐 맛볼 수 있는 [고조탄바안]의 일품 [군밤]!
후타바
[고조탄바안의 군밤]은 카오루코가 엄청 좋아하는 거잖아...!
뭐, 뭐지 이 라인업은...!
카오루코
좀처럼 맛볼 수 없는 명품들뿐이에요...!
카오루코
아니, 먹을 수 없다는 건 알겠는데...
먹어버리고 싶을 만큼 진짜와 똑같이 만들어졌네요!
후타바
그래, 이 세밀함...
크기는 작지만 진짜 화과자보다 더 화과자 같아!
후타바
이 라인업, 이 조형미...
진짜다...!
후타바
그래, 하자 카오루코!
동전 동전이...
????
거기 두 사람!
이런, 잠깐 동전 넣지 말고 기다리세요!
메이팡
그 시리즈는 [악마 캡슐 토이]...
손을 대선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