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 캐스트 이즈 마인 전편

미소라
시즈하 선배!
츠카사 선배, 라라핀 선배!
츠카사
다정함만으로는 설 수 없는 무대를
그날의 희곡으로 난 배웠어
츠카사
모두와의 MEMORY 마음을 닫고
나만의 STORY 여기에 개막!
츠카사
프론티어 예술학교 에비스 츠카사
홀로 이 길을 나아가라 프론티어!
츠카사
(보여줘야 해.
이 무대에서 내 [역할]을――)제2회 대본 연습이 끝나고 며칠 후

마야
한 겹 한 겹 정성스럽게 구워진 생지...
아름다운 단면, 그렇지만 균일하지 않게...
마야
일부러 두께를 불규칙하게 함으로써 혀에 닿는 면적이 달라져,
복합적인 맛을 끌어내고 있어요.
마야
이 세상에 아직도 이런...
처음 접하는 바움쿠헨이 있었다니...
츠카사
본고장 독일의 잘츠베델에서 갈고 닦은
여성 장인이 만들고 있대.
마야
잘츠베델...
바움쿠헨이 탄생했다고 알려진 도시네요.
마야
멋진 가게를 알려줘서 고마워요.
역시 에비스는 여러 가게들을 잘 아네요.
츠카사
그때 텐도, 네가 있어줬기 때문에――
나는 [자선] 아르카나를 연기할 수 있게 된 거잖아.
츠카사
그것은 각본 팀이 초고에 착수하기 직전――
캐스트, 스태프가 한 자리에 모인 대궐기 집회에서
올해 [극페스]의 전모에 대한 설명이 있었지.
츠카사
테마는 타로 카드에 그려진 메이저 아르카나.
아르카나를 본뜬 등장인물들이 시간을 넘어서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장대한 서사시...
츠카사
사용되는 아르카나는 [마르세이유판], [웨이트판]에서 추린 22장에,
가장 오래된 타로라고 불리는 [비스콘티 스포르차판]에서
[신앙], [희망], [자선] 이렇게 3장을 추가한 총 25장.
츠카사
그 설명이 끝나고 대궐기 집회가 해산되어
모두가 돌아가려던 그때――
마야
에비스, 당신이 따라왔죠.
각본 팀을... 아메미야를 따라 세이쇼 음악학교에.
마야
[비스콘티 스포르차판의 세 개의 아르카나를
우리가 연기하게 해줘]라며...
츠카사
나, 중학교 때
패션 잡지의 점술 코너 같은 거 자주 읽었었거든...
츠카사
타로 점술 같은 것도 조사한 적 있었는데 전혀 몰랐어.
비스콘티 스포르차판은.
츠카사
그런데 그 아르카나 설명을 들었을 때――
츠카사
[이 역할은 우리 거야]
번개를 맞은 것처럼 그렇게 생각했어.
츠카사
정보나 단서도 적은 가장 오래된 아르카나.
처음부터 역할을 만들어가야 하는 어려운 역할.
츠카사
역사도 전통도 없는 새로 설립된 학교지만...
새로운 황야를 개척해 나가는 무모함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우리이기에 이 역할을――.
츠카사
아니...
우리가 아니면 이 역할은 연기할 수 없다! 라고.
츠카사
[황야를 돌진하는 프론티어 여러분이기에 개척할 수 있는
역할의 지평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라고.
마야
...저도 경험이 있으니까요.
전류가 흐르는 듯한 역할과의 만남, 그 경험이.
마야
그리고―― 완성된 [극페스] 각본 초고.
여러분은 역할을 배정받았죠.
[자선], [신앙], [희망]에――.
츠카사
네 덕분이야, 텐도.
네 말과 네 설득력이
아메미야네 각본 팀을 움직인 거라고 생각해.
츠카사
스태프와 직접 담판을 짓는 건
규칙 위반이라고 혼나도 어쩔 수 없는데...
마야
여러분의 열정이 움직인 거예요, 그녀들을.
츠카사
그래. 우리들의 [신앙], [희망], [자선]으로
이 배역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보일게.
마야
그런 마음가짐이에요.
그래서... 어떤가요? [자선]의 역할 연구는.
츠카사
...어려워.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아.
츠카사
...[자선]. 단어의 의미는 타인에 대한 측은함, 자비의 마음을 갖는 것.
괴로워하는 약자들을 구제, 지원하는 것.
자선 사업이나 구호 등――.
츠카사
어린이집 위문공연을 한 적도 있고
자선 콘서트에 참가한 적도 있지만
[자선]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아직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할까...
츠카사
으음...
[극페스]에서 내가 연기하는 [자선]은
강한 애정을 가진 모성의 상징 같은 캐릭터야.
츠카사
큰 전쟁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잇달아 잃고 자포자기에 빠졌었지만――
달빛에 의해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눈물과 함께 사랑으로 넘쳤던 예전의 자신을 되찾아.
츠카사
그리고는 전쟁 고아와 이재민들을 구하기 위해 온 세계를 분주하게 돌아다니지.
하늘나라로 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몫까지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좋은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
츠카사
이번 각본, 제2고에서 그려지고 있는 아르카나는
초고의 대본 연습에서 우리가 연기한 아르카나를 피드백해서
각본 팀이 써 준 거잖아?
마야
맞아요. 예전에 제가 연기한 [신랑 에드워드]도
아메미야가 저를 염두에 두고 써 준 각본이었지만...
마야
이번 [극페스]는 거기서 또 한 단계 나아간 시도.
즉 작가와 연기자의 공동 작업.
츠카사
즉 나에게서 태어난 [자선]... 인데.
츠카사
[내가 너를 인도해 줄게, 좋은 방향으로 반드시]
츠카사
모든 대사가 왠지...
왠지 허울 좋은 말이랄까, 가식적인 대사를 말하는 것 같아서...
츠카사
아마 간파당한 것 같아.
내 안에 아직 [자선] 아르카나가 보이지 않고 있는다는 걸.
마야
과연... 그래서 일부러 가식적인 대사를.
마야
과연...
하지만 물건을 만들거나 역할을 만드는 건 때때로 방황하고 좌절하고 멀리 돌아가는 것.
더구나 타로 카드는 과거에 수많은 창작물로 다뤄져 왔던 모티브.
마야
작가도 연기자도 [그 작품처럼]이나
[그 무대와는 반대의] 같은 선입견에 무의식적으로 사로잡히는 것.
마야
그렇지 않아도 우왕좌왕하는 역할 연구인데...
길잡이가 없는 [자선]의 역할 연구가 난항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마야
이 바움쿠헨이 아르카나라고 한다면
한 겹 한 겹이 과거의 작품에 의해 축적된 정보량...
마야
하지만 에비스가 연기하는 [자선]에는 그게 없어요.
말하자면 바움쿠헨의 가운데 구멍!
마야
[자선]이라는 이름의 바움쿠헨,
첫 번째 겹을 굽는 것은... 당신이에요.
츠카사
바움쿠헨의 첫 번째 겹이라...
상상 이상으로 힘드네.
츠카사
정말, 시험받고 있어.
내 안의 무대소녀가.
마야
그건 동시에 에비스에 대한 신뢰의 증거예요.
[반드시 연기할 수 있다]라는 각본 팀의 에비스에 대한 신뢰 말이죠.
마야
[어라이즈 올 유 선즈].
그 무대 때도―― 에비스는 난치병에 걸린 아이들 앞에서 그 무대를 하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이해하지 못했죠.
마야
누구보다도 힘들어하고, 괴로워도 노력하는 건 아이들.
그런 상대에게 [힘내]라는 무책임한 말을 할 수 없다며...
마야
배역에 대한 공감 능력. 그리고 연기했을 때의 역할과의 일체감.
그건 에비스, 당신이 가진 남다른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마야
그렇고 말고요.
그래서 간파당한 거예요... 키류인 선생님께.
마야
[둘 다 자기가 잘 했다고 생각하죠?]
...라면서 테크닉으로 연기했던 자신을.
마야
시선의 방향과 눈빛의 강약, 포즈를 취하는 법...
경험을 쌓으면 확실히 표현력은 몸에 배요.
마야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기술.
그때, 주어진 역할을 연습했을 때――
[혼죠 사치]는 제 역할이 아니었어요.
마야
하지만... 당신은 [혼죠 사치]와 깊이 공감했죠.
그런 당신을 봤기 때문에 키류인 선생님은 대사를 만든 거예요.
마야
[이렇게 여기 설 수 있는 건
함께 힘내 주고 도와 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마야
[너도, 나도, 혼자가 아니야!]라는 그 대사를.
마야
그때 [혼죠 사치] 역할은 당신 것이었어요.
누구보다도 그녀의 [영혼]에 가까웠던 건 당신이었어요.
츠카사
말도 안 돼... 야치요와 모두가 도와준 덕분이야.
마야
겸손하시네요.
[이 역할은 내 것이다]라는 감각.
그것이 있는 이상, [자선]의 역할 연구는 분명...
츠카사
[너도, 나도, 혼자가 아니야]...라.
이제는 더 이상 말할 수 없네.
츠카사
있잖아 나...
아니, 우리 프론티어의 다섯 명은...
츠카사
아마 다음 대본 연습에는 참가하지 못할 거야.
츠카사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넘어야 하는 거친 파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