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 Vadis 전편

야치요(죽은 왕)
[장군의 정열이 깃든 '루비', 후작의 자애가 깃든 '제이드']
야치요(죽은 왕)
[젊은 기사의 가능성이 깃든 '진주',
재상의 지혜가 깃든 '사파이어'가――]
야치요(죽은 왕)
[예를 표하네, 재상이여.
그대 덕분에 짐은 다시 왕도로――]
비서
수험번호 11번, 19번, 35번, 47번.
이 아이들이 유망한 것 같습니다.
야치요의 어머니
그 아이들이 미래의 [에델] 후보라는 말이지.
...어머, 또 여기서 희곡을 읽고 있었니? 야치요.
야치요의 어머니
오늘은 [엘리시온] 3부작의 희곡이구나.
이렇게 어지르고... 정말.
비서
훌륭하지 않습니까?
이 나이에 이렇게 어려운 희곡을 읽을 수 있다니...
야치요 아가씨의 장래가 기대되네요.
야치요의 어머니
장래보다도 지금을 생각해야 해.
야치요, 너 또 극단을 그만뒀다며?
왜?
야치요(아이 시절)
재미없었으니까.
다들 대본을 읽기만 하고... 예상대로였던 무대에서.
야치요(아이 시절)
그런 거라면 [치토세 언니]랑 같이
연기하는 편이 훨씬 좋아.
야치요(아이 시절)
이것 좀 봐!
이거, 내가 생각한 새로운 의상 디자인!
언니가 연기하는 [죽은 왕] 의상이야!
야치요(아이 시절)
저번 [천신] 의상으로 레이스 봉합을 익혔으니까
[죽은 왕]에도――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
너는 언니가 없어.
너는 외동이니까.
야치요(아이 시절)
어, 언니는 분명히 있는걸!
나랑 같이 희곡을 읽어 주고, 나랑 같이 연기해 주고...
나에게는 분명히 보이는걸.
야치요의 어머니
휴우... 그래 됐다.
아무튼 너무 희곡만 읽지 말고
학교 친구들과도 놀렴. 알았지?
야치요의 어머니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
엄마는 이제 이사회가 있어서 늦을 거야...
야치요(아이 시절)
응, 괜찮아. 언니가 있으니까.
엄마는 일 열심히 해.
비서
[치토세 언니]...
야치요 아가씨가 말씀하신 게... 그...
야치요의 어머니
상상 속 친구겠지.
이매저내리 프렌드... 라고 했던가.
야치요의 어머니
희곡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 게 아닐까.
큰일이야, 틈만 나면 희곡 읽기에 푹 빠져버려.
야치요의 어머니
저래서는 언제까지고 동갑 친구들은 생기지 않을 거야.
비서
하지만... 아가씨의 연기력, 희곡의 이해도,
무대 의상의 디자인 센스는 어른에 버금가는 레벨이에요.
야치요의 어머니
...뭐, 하긴 그래.
저기, 미안하지만...
야치요(아이 시절)
[미안하지만... 저 아이가 마음에 들어 할 만한 극단을
또 찾아봐 줄 수 있을까?]
...라고 비서분에게 말하고 있겠지. 지금쯤.
야치요(아이 시절)
우리 마음에 드는 극단 같은 건 있을 리가 없는데.
나는 아무도 볼 수 없고,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우리들만의...
야치요(아이 시절)
[언니]와 연기하는 무대가 제일 좋은걸.
야치요(아이 시절)
수많은 희곡을 읽고, 수많은 결말을 연기해 온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예상치도 못한 무대 같은 거――
야치요
엉덩이가 다 드러나서 춥지, 아루룬.
다 꿰맬 때까지 조금만 더 참아~.
아루루
앗... 으응, 괜찮아!
고마워, 야치요. 레슨복 꿰매줘서.
야치요
이 정도 바느질은 식은 죽 먹기라니까.
그나저나... 시원하게 찢어졌네. 엉덩이.
아루루
응! 오랜만에 [극페스] 연습에 참가할 수 있었으니까!
대본 연습에 온 힘을 다하고, 애드리브도 마음껏! 했거든!
아루루
오오~... 역시 야치요, 바늘의 움직임이 아름다워!
야치요의 바느질은 하루종일 보고 있을 수 있어!
아루루
츠카사에게 들었어.
야치요의 의상 제작 실력.
아루루
츠카사도 키류인 선생님의 무대에서 의상이 찢어졌을 때
야치요가 꿰매줬다고 들었거든.
실제로 볼 수 있어서 행복해~!
야치요
그렇구나~.
그치만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면 부끄러운데~...
야치요
저기, 아루룬... 조금 컸어?
레슨복이 찢어졌다는 건 어쩌면 꽉 낀다는 걸지도 몰라.
아루루
그런가?
그런데 확실히 요즘 밥이 맛있는 것 같아!!
야치요
...?
...왠지 꼭 다른 사람 같아. 무대로 돌아온 아루룬.
야치요
[극페스] 대본 연습이 시작됐을 무렵... 계속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있었잖아.
야치요
그랬는데 이렇게 밝고, 전보다도 씩씩해져서 돌아오더니
갑자기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엄청난 연기를 보여주고...
아루루
도망치고, 헤매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던 내게...
박치기를 하고, 억지로 무대에 끌어올리고...
아루루
이제야 눈을 뜨고 이제야 깨달은 느낌... 이야.
역시 나는 무대를 정말 정말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아루루
앗~~~~, 그보다도!
야치요, 왜 하려다 말았어!?
아루루
아까 연기에서 애드리브!
나 알았어.
야치요가 각본 대사가 아닌 말을 하려고 했다는 거!
야치요
딱히 애드리브를... 넣으려고 하지 않았어.
아루룬이 착각한 거 아닐까?
아루루
착각이 아니야!
나 분명히 느꼈는걸.
야치요로부터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 같았던 것을.
아루루
있잖아, 왜?
왜 그만 둔 거야, 야치요!
야치요
...그때는...
쓸데없는 애드리브를 넣지 않는 게 아루룬의 애드리브가 살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야치요
그때 아루룬의 애드리브――
[달]의 밝음, 씩씩함, 그리고 강한 의지를 느끼게 하는
무척 좋은 대사였어.
야치요
[달] 캐릭터의 새로운 일면을 깊이 파고들 수 있는 계기도 될 테고
분명 각본 팀에게도 자극이 되겠지.
그래서... 그 매력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
아루루
방해라니... 야치요의 애드리브가 더해졌더라면
이번에는 [바보]의 매력도 더 커졌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야치요
알아.
왜냐하면... 나에게는 보이거든.
희곡의 과거와 미래가――
야치요
과거와, 미래.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라는 의미 말이야.
야치요
그때 무대의 중심은 아루룬의 [달]이었어.
그래서 쓸데없는 애드리브를 하지 않는다.
그게 그때의 [바보]가 연기해야만 했던 역할이지.
야치요
그러니까 그걸로 된 거라고~.
왜냐하면 실제로 아루룬의 연기에 각본 담당인 아메미야 선배가 자극을 받았잖아?
아루루
야치요는...
거기까지 알고 있었다는 말이야?
야치요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았던 덕분에 예상대로 됐어.
무사히 잘 끝났다는 걸로.
야치요
자... 다 꿰맸습니다~
다들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빨리 돌아가자.
아루루
대단해... 대단해, 야치요!
무대의 과자가 보인다니...!
아루루
그래 그거!
나는 눈 앞의 연기도 벅찬데
무대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되어 가는지가 보인다니...
아루루
분명 그때, 야치요가 애드리브를 했더라면
무대는 더 분위기가 뜨거워졌을 거야!
[달]도 [바보]도 더 깊이 파고들 수 있었을 거라고! 그런데...!
야치요
그런 성격이 아니라고 해야 하나, 스마트하지 않다고 해야 하나...
무대 위에서 서로 부딪히는 건 나는 좀.
야치요
더구나 무대에는 아키라 선배와 미치루 선배...
마야 선배, 클로 선배, 타마오 선배와 시즈하 선배도 있는데...
1학년은 1학년의 역할을 완수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해서.
아루루
말도 안 돼... 학년 같은 건 상관없어!
아루루
우리가 1학년이니까라는 그런 말...
그런 말... 해선 안 돼!
야치요
아루룬, 왜 그래?
막 꿰맨 레슨복을 입고...
아루루
아깝단 말이야!
눈 앞에 무한히 펼쳐진 가능성이 있는데 그걸 포기한다니!![아루루([달])](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VbOLW%2FbtsK82SpKr6%2FFhaGo5G1Tc18amSHWQNEs1%2Fimg.png)
아루루([달])
[왜 생각한 대로, 느낀 대로 말하면 안 되는데?
들려줘, 너의 마음 속에 떠오른 말을!]
야치요
......! 그만해~, 아루룬.
이런 곳에서 에튀드라니...![아루루([달])](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VbOLW%2FbtsK82SpKr6%2FFhaGo5G1Tc18amSHWQNEs1%2Fimg.png)
아루루([달])
[너는 어디로 가고 싶어?
너는 뭐가 되고 싶어?]![아루루([달])](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VbOLW%2FbtsK82SpKr6%2FFhaGo5G1Tc18amSHWQNEs1%2Fimg.png)
아루루([달])
[이곳은 우리들만의 무대――
들려줘, '바보'여. 너의 말을]![야치요([바보])](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wDXH7%2FbtsK7InnNz8%2F7mkSk2TM8H2m464HOLVW7k%2Fimg.png)
야치요([바보])
[...나는 알고 있다.
내 여행은 어디에도 도착하지 않는다는 걸.
이 여행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야치요([바보])](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wDXH7%2FbtsK7InnNz8%2F7mkSk2TM8H2m464HOLVW7k%2Fimg.png)
야치요([바보])
[나는 알고 있다――.
이것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다... '달'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