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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1화 바보

#17 1.1화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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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 Vadis 전편
야치요(죽은 왕)
야치요(죽은 왕)
[장군의 정열이 깃든 '루비', 후작의 자애가 깃든 '제이드']
야치요(죽은 왕)
야치요(죽은 왕)
[젊은 기사의 가능성이 깃든 '진주', 재상의 지혜가 깃든 '사파이어'가――]
야치요(죽은 왕)
야치요(죽은 왕)
[예를 표하네, 재상이여. 그대 덕분에 짐은 다시 왕도로――]
철컥
비서
비서
수험번호 11번, 19번, 35번, 47번. 이 아이들이 유망한 것 같습니다.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의 어머니
그 아이들이 미래의 [에델] 후보라는 말이지. ...어머, 또 여기서 희곡을 읽고 있었니? 야치요.
야치요(아이 시절)
야치요(아이 시절)
아... 엄마.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의 어머니
오늘은 [엘리시온] 3부작의 희곡이구나. 이렇게 어지르고... 정말.
비서
비서
훌륭하지 않습니까? 이 나이에 이렇게 어려운 희곡을 읽을 수 있다니... 야치요 아가씨의 장래가 기대되네요.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의 어머니
장래보다도 지금을 생각해야 해. 야치요, 너 또 극단을 그만뒀다며? 왜?
야치요(아이 시절)
야치요(아이 시절)
재미없었으니까. 다들 대본을 읽기만 하고... 예상대로였던 무대에서.
야치요(아이 시절)
야치요(아이 시절)
그런 거라면 [치토세 언니]랑 같이 연기하는 편이 훨씬 좋아.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 또 그 소리니?
야치요(아이 시절)
야치요(아이 시절)
이것 좀 봐! 이거, 내가 생각한 새로운 의상 디자인! 언니가 연기하는 [죽은 왕] 의상이야!
야치요(아이 시절)
야치요(아이 시절)
저번 [천신] 의상으로 레이스 봉합을 익혔으니까 [죽은 왕]에도――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 너는 언니가 없어. 너는 외동이니까.
야치요(아이 시절)
야치요(아이 시절)
어, 언니는 분명히 있는걸! 나랑 같이 희곡을 읽어 주고, 나랑 같이 연기해 주고... 나에게는 분명히 보이는걸.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의 어머니
휴우... 그래 됐다. 아무튼 너무 희곡만 읽지 말고 학교 친구들과도 놀렴. 알았지?
야치요(아이 시절)
야치요(아이 시절)
...네에.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의 어머니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 엄마는 이제 이사회가 있어서 늦을 거야...
야치요(아이 시절)
야치요(아이 시절)
응, 괜찮아. 언니가 있으니까. 엄마는 일 열심히 해.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의 어머니
...그래. 그럼 이따 보자.
비서
비서
[치토세 언니]... 야치요 아가씨가 말씀하신 게... 그...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의 어머니
상상 속 친구겠지. 이매저내리 프렌드... 라고 했던가.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의 어머니
희곡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 게 아닐까. 큰일이야, 틈만 나면 희곡 읽기에 푹 빠져버려.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의 어머니
저래서는 언제까지고 동갑 친구들은 생기지 않을 거야.
비서
비서
하지만... 아가씨의 연기력, 희곡의 이해도, 무대 의상의 디자인 센스는 어른에 버금가는 레벨이에요.
야치요의 어머니
야치요의 어머니
...뭐, 하긴 그래. 저기, 미안하지만...
야치요(아이 시절)
야치요(아이 시절)
[미안하지만... 저 아이가 마음에 들어 할 만한 극단을 또 찾아봐 줄 수 있을까?] ...라고 비서분에게 말하고 있겠지. 지금쯤.
야치요(아이 시절)
야치요(아이 시절)
우리 마음에 드는 극단 같은 건 있을 리가 없는데. 나는 아무도 볼 수 없고,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우리들만의...
야치요(아이 시절)
야치요(아이 시절)
[언니]와 연기하는 무대가 제일 좋은걸.
야치요(아이 시절)
야치요(아이 시절)
수많은 희곡을 읽고, 수많은 결말을 연기해 온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예상치도 못한 무대 같은 거――
아루루
아루루
으으... 에취!
야치요
야치요
엉덩이가 다 드러나서 춥지, 아루룬. 다 꿰맬 때까지 조금만 더 참아~.
아루루
아루루
앗... 으응, 괜찮아! 고마워, 야치요. 레슨복 꿰매줘서.
야치요
야치요
이 정도 바느질은 식은 죽 먹기라니까. 그나저나... 시원하게 찢어졌네. 엉덩이.
아루루
아루루
응! 오랜만에 [극페스] 연습에 참가할 수 있었으니까! 대본 연습에 온 힘을 다하고, 애드리브도 마음껏! 했거든!
야치요
야치요
그랬지. 끄응...
아루루
아루루
오오~... 역시 야치요, 바늘의 움직임이 아름다워! 야치요의 바느질은 하루종일 보고 있을 수 있어!
아루루
아루루
츠카사에게 들었어. 야치요의 의상 제작 실력.
아루루
아루루
츠카사도 키류인 선생님의 무대에서 의상이 찢어졌을 때 야치요가 꿰매줬다고 들었거든. 실제로 볼 수 있어서 행복해~!
야치요
야치요
그렇구나~. 그치만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면 부끄러운데~...
야치요
야치요
저기, 아루룬... 조금 컸어? 레슨복이 찢어졌다는 건 어쩌면 꽉 낀다는 걸지도 몰라.
아루루
아루루
그런가? 그런데 확실히 요즘 밥이 맛있는 것 같아!!
야치요
야치요
성장기일까~?
아루루
아루루
반항기였을까? 후훗!
야치요
야치요
...? ...왠지 꼭 다른 사람 같아. 무대로 돌아온 아루룬.
아루루
아루루
어? 그래?
야치요
야치요
[극페스] 대본 연습이 시작됐을 무렵... 계속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있었잖아.
야치요
야치요
그랬는데 이렇게 밝고, 전보다도 씩씩해져서 돌아오더니 갑자기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엄청난 연기를 보여주고...
아루루
아루루
음~... 박치기를 당해서 그런가.
야치요
야치요
뭐?
아루루
아루루
도망치고, 헤매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던 내게... 박치기를 하고, 억지로 무대에 끌어올리고...
아루루
아루루
이제야 눈을 뜨고 이제야 깨달은 느낌... 이야. 역시 나는 무대를 정말 정말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야치요
야치요
그게... 박치기?
아루루
아루루
앗~~~~, 그보다도! 야치요, 왜 하려다 말았어!?
야치요
야치요
뭐?
아루루
아루루
아까 연기에서 애드리브! 나 알았어. 야치요가 각본 대사가 아닌 말을 하려고 했다는 거!
야치요
야치요
딱히 애드리브를... 넣으려고 하지 않았어. 아루룬이 착각한 거 아닐까?
아루루
아루루
착각이 아니야! 나 분명히 느꼈는걸. 야치요로부터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 같았던 것을.
아루루
아루루
있잖아, 왜? 왜 그만 둔 거야, 야치요!
야치요
야치요
...그때는... 쓸데없는 애드리브를 넣지 않는 게 아루룬의 애드리브가 살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아루루
아루루
뭐...?
야치요
야치요
그때 아루룬의 애드리브―― [달]의 밝음, 씩씩함, 그리고 강한 의지를 느끼게 하는 무척 좋은 대사였어.
야치요
야치요
[달] 캐릭터의 새로운 일면을 깊이 파고들 수 있는 계기도 될 테고 분명 각본 팀에게도 자극이 되겠지. 그래서... 그 매력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
아루루
아루루
방해라니... 야치요의 애드리브가 더해졌더라면 이번에는 [바보]의 매력도 더 커졌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야치요
야치요
인상이 분산될 뿐이겠지~.
아루루
아루루
해 보지 않으면 몰라!
야치요
야치요
알아. 왜냐하면... 나에게는 보이거든. 희곡의 과거와 미래가――
아루루
아루루
과... 과자...?
야치요
야치요
과거와, 미래.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라는 의미 말이야.
아루루
아루루
그게 보인다고...?
야치요
야치요
그때 무대의 중심은 아루룬의 [달]이었어. 그래서 쓸데없는 애드리브를 하지 않는다. 그게 그때의 [바보]가 연기해야만 했던 역할이지.
야치요
야치요
그러니까 그걸로 된 거라고~. 왜냐하면 실제로 아루룬의 연기에 각본 담당인 아메미야 선배가 자극을 받았잖아?
아루루
아루루
야치요는... 거기까지 알고 있었다는 말이야?
야치요
야치요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았던 덕분에 예상대로 됐어. 무사히 잘 끝났다는 걸로.
야치요
야치요
자... 다 꿰맸습니다~ 다들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빨리 돌아가자.
아루루
아루루
...아직, 끝나지 않았어.
야치요
야치요
뭐?
아루루
아루루
대단해... 대단해, 야치요! 무대의 과자가 보인다니...!
야치요
야치요
과자... 과거와 미래겠지.
아루루
아루루
그래 그거! 나는 눈 앞의 연기도 벅찬데 무대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되어 가는지가 보인다니...
아루루
아루루
너무 대단해! 같은 1학년인데...
아루루
아루루
그렇기 때문에 왜!? 라는 말이야!
아루루
아루루
분명 그때, 야치요가 애드리브를 했더라면 무대는 더 분위기가 뜨거워졌을 거야! [달]도 [바보]도 더 깊이 파고들 수 있었을 거라고! 그런데...!
야치요
야치요
그러면... 부딪히잖아요~.
야치요
야치요
그런 성격이 아니라고 해야 하나, 스마트하지 않다고 해야 하나... 무대 위에서 서로 부딪히는 건 나는 좀.
야치요
야치요
더구나 무대에는 아키라 선배와 미치루 선배... 마야 선배, 클로 선배, 타마오 선배와 시즈하 선배도 있는데... 1학년은 1학년의 역할을 완수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해서.
아루루
아루루
말도 안 돼... 학년 같은 건 상관없어!
아루루
아루루
우리가 1학년이니까라는 그런 말... 그런 말... 해선 안 돼!
야치요
야치요
아루룬, 왜 그래? 막 꿰맨 레슨복을 입고...
아루루
아루루
아깝단 말이야! 눈 앞에 무한히 펼쳐진 가능성이 있는데 그걸 포기한다니!
아루루([달])
아루루([달])
[왜 생각한 대로, 느낀 대로 말하면 안 되는데? 들려줘, 너의 마음 속에 떠오른 말을!]
야치요
야치요
......! 그만해~, 아루룬. 이런 곳에서 에튀드라니...
아루루([달])
아루루([달])
[너는 어디로 가고 싶어? 너는 뭐가 되고 싶어?]
아루루([달])
아루루([달])
[이곳은 우리들만의 무대―― 들려줘, '바보'여. 너의 말을]
야치요
야치요
......! 큭...!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나는 알고 있다. 내 여행은 어디에도 도착하지 않는다는 걸. 이 여행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나는 알고 있다――. 이것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다... '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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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 Vadis 후편
아루루([달])
아루루([달])
[이 여행은 어디에도 도착하지 않는다는 걸. 여행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그래. 나는 알고 있다. 무대의 과거와 미래를――]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이 세상은 무대... 왕조차 배우. 모든 것은 희곡에 적힌 대로만 진행된다는 진리를]
아루루([달])
아루루([달])
[어째서...? '바보', 당신은 대체 정체가 뭐지?]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당신은 대체 정체가 뭐지?'...라. 그걸 묻고 싶은 건 나다―― '달'이여]
아루루([달])
아루루([달])
[뭐?]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정말이지, 예상외였어... 네가 또 이렇게 내 앞에 나타나다니]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나는 긴 여행을 계속 하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봐 왔다. 사람들의 만남, 기쁨, 사랑, 슬픔... 그리고 이별]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예전의 너는 많은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사랑이 넘쳤다. '신앙', '자선', '희망', '심판'... 마치 자매와도 같은 너의 사랑스러운 동료들에게]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하지만 마지막에 내가 본 너희들은 서로 싸우고, 부딪히는 싸움꾼들로 변해있었고... 너는 두려워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그토록 부드러운 빛을 발하던 네가... 월식처럼 어둡게 가라앉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적인 균열이 보였지]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아마도 다른 누군가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달' 자신이 품은 문제가 있어서, 너는 괴로움으로부터, 무대로부터 떠났다... 틀렸나?]
아루루([달])
아루루([달])
[......!]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한 번 무대에서 내려온 자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아. 그것이 내가 긴 여행에서 알게 된 이 세상의 진리]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하지만... 너는 돌아왔다. 내 예상을 뒤엎고 여제의 옥좌에 뛰어들어서.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정말이지 예상외야... 왜 너는 돌아올 수 있었지, '달'이여]
아루루([달])
아루루([달])
[... 가르쳐 주면 가르쳐 줄래? 너의 비밀도]
아루루([달])
아루루([달])
[네가 왜 무대의 과거와 미래가 보이는지. 네가 왜 눈 앞에 펼쳐진 무한한 가능성을 포기하고 마는 것인지. ...가르쳐 줄래?]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좋다마다. 약속하지. 그러니 가르쳐 다오. 네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루루([달])
아루루([달])
[... 아무것도 없었어]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뭐...?]
아루루([달])
아루루([달])
[나에게는... '달'에게는 빛도 공기도 생명도 물도 아무것도... 없었어]
아루루([달])
아루루([달])
[그래서... 스스로 빛을 발하려고 했어. 황량한 달의 사막을 감추고, 밝고 경쾌한 나를 계속 연기했어... 모두의 웃는 얼굴이 보고 싶어서]
아루루([달])
아루루([달])
[하지만... 내 안의 사막은 사라지지 않아. 계속 그곳에 남아있어]
아루루([달])
아루루([달])
[그때... 모두가 가르쳐 줬어. 눈을 뜨게 해 줬어]
아루루([달])
아루루([달])
[자신을 포기하지 마라. 더 좋은 길이 있다고 믿고 심판의 날이 다가오는 그날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고 계속 갈망하라고...]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자선', '신앙', '희망', '심판'...!]
아루루([달])
아루루([달])
[누군가의 웃는 얼굴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웃으며 무대에 서기 위해서――]
아루루([달])
아루루([달])
[빛이나 공기나 물이나 생명을 원한다면... 자기 발로 찾으러 떠나야 한다. 자기가 자기자신의 무대의 주역이 되어서]
아루루([달])
아루루([달])
[그것이 반드시 미래에, 이 여행의 답에 연결되어 있다고... '별'이――]
아루루([달])
아루루([달])
[내 딸이 가르쳐 줬어]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벼... '별'!? 너의... 딸이라고!?]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이상하군... '별'은 이 이야기에... 이 희곡에는 캐스팅되지 않았을 텐데!]
아루루([달])
아루루([달])
[작은 눈동자로 위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엮어냈던 서고의 소녀... 그녀가 커서 나를 만나러 와 줬어. 무대 위에서, 시간을 뛰어넘어...]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서고의 소녀가 커서...?]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 설마...!?]
아루루([달])
아루루([달])
[그래... 객석에서 보던 그 아이가 우리들의 반짝임을 받고 무대에 오른다. ――미래의 우리들의 딸]
아루루([달])
아루루([달])
[그녀의 존재가... 내가 누군가라는 확실한 증거. 지금 여기서 무대에 서는 확실한 의미]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그래서 너는 또다시 돌아온 건가... 무대로]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하아...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이지 예상외다!]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설마 너의 희곡에 '신앙', '자선', '희망', '심판' 외의 등장인물이 있었을 줄이야!]
아루루([달])
아루루([달])
[후훗, 믿어줬어?]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믿을 수 밖에 없지, 그 미소를 보면. 그렇지만 예상외야! 이런 희곡, 이런 무대는!]
아루루([달])
아루루([달])
[무대에서는 뭐든지 될 수 있어. 무대 위에서는 어떤 기적이라도 일어날 수 있어...]
아루루([달])
아루루([달])
[자, 약속이야. 이번에는 네가 가르쳐줘. 네 자신을... 너의 비밀을]
아루루([달])
아루루([달])
[너에게는 대체 뭐가 보이고 있지? 어떻게 과거와 미래가 보이지?]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 이 세상은 무대... 왕조차 배우]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봐 왔으니까. 수많은 희곡의 결말을. 연기해 왔으니까. 수많은 이야기의 모든 역할을]
아루루([달])
아루루([달])
[뭐...?]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나는 음유 시인과 희곡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희곡집에 둘러싸여 온갖 이야기를 접해 왔지]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비극, 희극, 연애극, 복수극―― 어린 나는 금세 그 세계에 마음을 빼앗겨... 읽고 연기하고, 읽고 연기하기를 반복해 왔다]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동쪽 제국의 연대기에, 서쪽 해적의 영웅담. 바람 부는 언덕 나라에서 진주의 기사로 싸운 적도 있었지]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신들의 황혼에 졸면서 대지의 여신으로 사랑을 노래한 적도 있었다]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희곡은 그 자체가 하나의 인생 이야기. 나는 여러 희곡을 읽고... 수많은 인생을 체험해 왔다. ...그녀와 함께]
아루루([달])
아루루([달])
[그녀?]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나에게는 합동 공연자가 있었다. 나에게만 보이고, 나하고만 말할 수 있고, 무대 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나만의 누이가]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우리는 몇 번이나 희곡의 세계를 여행해 왔다. 하나의 희곡을 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희곡의 세계로 다시 태어나면서...]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하지만 누이의 모습은 나에게만 보이니까. 모두가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도록 낯선 희곡을 만날 때마다 나는 누이를 위해 새로운 의상을 짓기로 했다]
아루루([달])
아루루([달])
[그렇구나... 의상이 있으면 합동 공연자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 의상을 제작하는 네 솜씨는 그렇게...]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그렇게 우리는 여행을 계속하고... 그리고 수많은 희곡을 모조리 연기하고 말았지]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그래서 알 수 있게 된 거야. 수많은 희곡, 수많은 인생을 모조리 연기했기 때문에... 희곡의 흐름, 이야기의 움직임을...]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인간의 흥망, 미묘한 감정... 수많은 무대의 과거와 미래를... 훤히 알 수 있게 되어버렸다]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이 세상은 무대. 왕조차 배우. 우리들의 인생은 누군가가 쓴 희곡에 지나지 않아. 인생의 결말은 정해져 있고, 예상외의 일 같은 건 일어나지 않아]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하핫, 그래서 어렸을 때는 나를 기분 나빠했었다. 어린 아이가 원숙한 예언자처럼 다음에 일어날 일을 딱 맞춰버리니까]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예언이 아니야.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아는 것이다. 수많은 희곡을 연기해 온 나는]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라고 말해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지. 그래서 나는 여행을 떠났다. 누이와 함께]
아루루([달])
아루루([달])
[그렇구나... 그래서 너는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구나, 누나가 있어서]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믿어주는 건가? 내 누이의 존재를]
아루루([달])
아루루([달])
[물론이지. 너도 내 딸을 믿어줬잖아?]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그래. '달'이여... 이것이 나의 비밀이다]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나에게는 보인다. 무대의 과거와 미래가. 무대의 막이 열리는 순간부터, 내려온 막의 뒷부분까지 선명하게]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왕조차 배우... 아무리 권력을 쥐고 있어도, 사람은 희곡 속 하나의 역할에 지나지 않아. 격동의 인생일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예상 범위 내]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하지만 그건 한탄할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희곡은... 무대의 패턴. 패턴대로 연기한다면 아름다운 무대가 완성될 테니까]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패턴대로 잘 연기한다면――]
아루루([달])
아루루([달])
[――'아무 기대도 하지 않고'?]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
아루루([달])
아루루([달])
[모든 희곡을 연기해 왔기 때문에, 수많은 인생을 체감해 왔기 때문에 모든 결말을 알게 된다고... 그렇구나~!]
아루루([달])
아루루([달])
[그래서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연기하면 된다... 예상외의 일 같은 건 일어나지 않으니까. 그렇구나~!]
아루루([달])
아루루([달])
[그럼... 너는 왜 여행을 계속하고 있는 거야?]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뭐...?]
아루루([달])
아루루([달])
[이 여행이 아무데도 도착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잖아? 이 여행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고 있잖아?]
아루루([달])
아루루([달])
[그런데 왜 여행을 끝내지 않는 거야?]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그, 그건...!]
아루루([달])
아루루([달])
[기대하고 있어서지? 예상외의 결말을]
아루루([달])
아루루([달])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은, 더 좋은 여행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지? 그래서 심판의 날이 다가오는 그날까지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거지?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아, 아는 척 하지 마! 저 멀리 밤하늘에서만 보고 있었던 네가 나에 대해 뭘 알아!]
아루루([달])
아루루([달])
[분명 나에게는 너처럼 방대한 경험도 없고 무대의 과거와 미래를 알지도 못해. 하지만... 무대의 진리를 딱 하나 알고 있어]
아루루([달])
아루루([달])
[억지스럽고 오만하게 멋대로 무대를 바꿔버리는 것이... '주역'이라는 것을]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뭐...?]
아루루([달])
아루루([달])
[주역은 무대 정중앙에서 반짝이는 빛... 벽을 넘고 시간을 뛰어넘는 난폭하고 오만한 반짝임...]
아루루([달])
아루루([달])
[주역이 포지션 제로에서 내뿜는 반짝임은 희곡 마지막 페이지의 다음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예상치도 못한 무대를 만들어내!]
아루루([달])
아루루([달])
[이 세상은 무대, 왕조차 배우...? 하지만 그 '왕'이 주역이라고 정한 것은 그 희곡의 작가뿐 아냐?]
아루루([달])
아루루([달])
[힘 같은 거 없어도, 예쁜 드레스를 입지 않아도 강한 반짝임을 내뿜으며 하룻밤 사이에 세상을 바꿔버리지. 그게―― '주역'이야!]
아루루([달])
아루루([달])
[누군가가 쓴 희곡으로, 누군가가 쓴 역할을 연기하면 예상대로인 건 당연하잖아!]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뭐...!?]
아루루([달])
아루루([달])
[너는... 누군가가 만든 희곡을 읽고 모든 걸 안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야]
아루루([달])
아루루([달])
[예상외의 결말을... 지금껏 본 적 없는 희곡의 다음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네가 주역을 연기해야 해!]
아루루([달])
아루루([달])
[결말이 아직 쓰여지지 않은 네 자신의 희곡으로 아직 한 번도 연기하지 않은 네 자신의 주역을!!]
아루루([달])
아루루([달])
[바꿔나가면 되는 거야, 과거와 미래 같은 건! 너에게서 나오는 애드리브로 점점!]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그,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아루루([달])
아루루([달])
[무서워!? 무대 위에서 서로 부딪히는 게!?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 스마트하지 않아서!? 진정한 너를 드러내야만 하니까!?]
아루루([달])
아루루([달])
[진정한 자신으로 서로 부딪히고 서로 빼앗기 때문에 생기는 거야! 한 번도 본 적 없는 반짝임이!]
아루루([달])
아루루([달])
[나는 보고 싶어... 너의 반짝임을! 누군가가 쓴 희곡을 뛰쳐나와 자기자신을 무아지경으로 연기하는―― '바보'가 '주역'인 무대를!]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내가... 주역인...!?]
아루루([달])
아루루([달])
[그야―― 자신을 드러낸 너와 연기하면 나의 '달'은 훨씬 더 아름답게 빛날 테니까!]
야치요([바보])
야치요([바보])
[왜... 왜 내 무대에 끼어드는 거지! 나를 이용하지 마!]
아루루([달])
아루루([달])
[할 거야! 왜냐하면 나는 억지스럽고, 오만하고, 멋대로인걸!]
아루루([달])
아루루([달])
['바보'여... 너는 어디로 가고 싶어? 너는 뭐가 되고 싶어?]
아루루([달])
아루루([달])
[모르겠다면 비춰줄게! 밤길에 잃어버린 너의 물건을 내가――]
찌직
아루루
아루루
[찾아줄...] ...게, 으악~~~~~~~~!
아루루
아루루
또, 또 찢어졌어~! 방금 꿰맨 엉덩이가~~~~!
야치요
야치요
하아... 하아... 뭐?
야치요
야치요
아루룬... 자, 수건. 엉덩이 가려.
아루루
아루루
아~~, 고마워, 야치요~~! 그런데 어쩌지, 또 찢어져 버렸어...
야치요
야치요
이런 건 꿰매면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야치요
야치요
...찢은 건 나일지도 몰라.
아루루
아루루
뭐?
야치요
야치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루루
아루루
후훗! 그치만 에튀드 즐거웠어, 야치요!
아루루
아루루
또 애드리브로 많이 부딪혀보자! 아무도 본 적 없는 무대를 위해!
야치요
야치요
아무도 본 적 없는 무대 같은 거... 그런 거...
아루루
아루루
있어, 있단 말이야! 있단 말이야, 있다고!
야치요
야치요
[바보] 아르카나...
야치요
야치요
여행을 하는 젊은이가 그려진 카드 번호 [0]의 아르카나. 타로 카드 이야기 그 자체가 그의 여행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알려진 모든 것의 시작을 의미하는 한 장.
야치요
야치요
정위치의 의미는 [변화], [미래], [가능성]... 역위치의 의미는 [모험], [비협조성], [무아지경].
야치요
야치요
...[무대 바보]라고. 나를 그렇게 불러주었던 왕이 있었습니다.
야치요
야치요
그 왕이 연기해 보여준 것은... 오래전에 쓰여진 희곡.
야치요
야치요
수도 없이 연기되고 있는 희곡인데... 왕과 재상이 연기하는 무대는 그 희곡을 수도 없이 읽었던 나의 상상을 뛰어넘은 것이었다.
야치요
야치요
상상을 뛰어넘은 건―― 주역의 반짝임...
야치요
야치요
...오늘 내가 받은 것은 그날 보았던 반짝임과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야치요
야치요
무대에서는 뭐든지 될 수 있어. 무대 위에서는 어떤 기적이든 일어나...
야치요
야치요
주역이 돼서 아무도 본 적 없는 무대를 만들어...? 패턴을 찢고,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무대를 내가...?
야치요
야치요
그건... 상상해 본 적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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