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그날의 약속을 전편

이치에
시크펠트에 미련이 남아있는 모습...
두고 볼 수 없어!
이치에
연극과를 재흥시키고 싶어하는 타마오의 각오는 이해해.
그걸 도우려는 후미의 마음도!
이치에
그렇지만 그런 타마오를 핑계로 삼아서...
거기에 후미의 무대는 있어?
이치에
그 무대에 후미는 제대로 서 있는 거야!?
이치에
양심의 가책이나 꺼림칙함이나...
그런 것들로부터 전부 해방된 후미의 무대를.
이치에
전력을 다한 미소로, 전력을 다해 연기하는 후미를
린메이칸 연극과의 무대에서 보고 싶단 말이야!
이치에
멋대로 말하는 게 뭐가 나쁜데!
오만하고 멋대로인 게 무대소녀잖아!
이치에
시끄러워, 다른 사람 잘만 챙기면서 아닌 척하는 새침데기가!
이치에
나는 말이야, 후미의 진심을 다한 연기가 너무 좋단 말이야!
이치에
그래서 후미가 진심을 다한 무대를 더 많이 보고 싶어.
이치에
타마오가 [극페스]의 주역이 되더라도...
후미는 변하지 않잖아!?
이치에
계속 과거를 봉인한 채 상처를 안고 연기할 거야?
후미
정말이지... 멋대로 말하네.
뭐야, [내가 진심을 다한 무대]가...
후미
뭐냐고.
[과거를 봉인한 채 상처를 안고 연기한다]가...
후미
(...그럼... 그 상처 안에는 뭐가 있는데...?
그 상처는 어디에서... 누가 입힌 거란 말이냐고)
후미
([시크펠트에 미련이 남아있는 모습]... 이라니... 바보 같아...
없어, 시크펠트에서 못 다한 거 같은 건...)
후미
으악!? 미, 미치루!?
너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후미
큭... 그랬지.
어느새 뒤에 와서는 모든 이야기를 듣지... 그게 오토리 미치루.
미치루
그야~, 전부 알고 있어야 하니까.
아키라의 방해가 될 만한 게 있으면 없애야 하고.
후미
아키라를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 그랬지.
역시 [프라우 자피어]... 왕의 재상이야.
미치루
그런데... 저희 시크펠트 음악학원에는 무슨 일로?
미치루
[극페스] 본 공연도 가까워졌으니 적진 시찰?
그렇다 해도 딱히 숨길 만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미치루
확인하러 왔어?
...시크펠트에서 못 다한 거.
후미
!? 그, 그런 거 아냐!
그럴 생각 전혀 없어――!
미치루
그럼 왜 일부러 비도 오는데 시크펠트까지 온 거야?
[극페스] 본 공연도 얼마 남지 않은 이 중요한 시기에...
미치루
누군가에게 무슨 소리 들었어?
예를 들면...
미치루
[린메이칸 여학교 연극과가 재흥한다고 해도
후미가 잃어버린 것을 대신할 수는 없어]... 라든가?
미치루
왜냐하면... [에델]로서
왕의 무대를 꿈꿨던 사이인걸. 우리는.
미치루
잊을 리... 잊을 수 있을 리 없잖아?
미치루
생각난다... 그날도 비가 내렸지.
후미가 시크펠트를 떠난 그날도――1년 전――

아키라
시크펠트 음악학원 전교생 제군.
이번에 [프라우 플라틴]――
제60대 학생회장을 계승한 유키시로 아키라다.
아키라
여기에 선언한다.
나는 동서고금의 여러 무대를 과거로 만들겠다고.
아키라
다 같이 만들어나가자.
시크펠트 음악학원의 역사를 다시 쓸 최고의 왕의 무대를!
미치루
열심히 노력하고 서로 빼앗아서...
[프라우 야데]로 뽑혔는데.
후미
...[프라우 플라틴]이 아니면 의미 없어.
내게는.
후미
훗... 만족하겠네, 미치루.
선언대로 아키라를 [프라우 플라틴]으로...
[왕]의 옥좌에 앉힐 수 있었으니까.
미치루
뭐... 그렇지. 그걸 위해 지금까지 모든 걸 바쳤고...
알게 모르게 많은 걸 해 왔으니까.
후미
[아키라를 왕으로]... 그 약속을 위해.
미치루
아키라는 순수하지만... 그래서 더 연약해.
누군가가 지켜줘야 해.
미치루
나는 아키라를...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주역으로 만들겠다고 각오했어.
아키라는 미치루와의 맹세를 가슴에 품고... 반드시 왕이 되겠다고 약속했어.
미치루
우리 두 사람의―― 집착.
[왕]과 [재상]의 운명.
미치루
아키라가 [프라우 플라틴]에 뽑힌 건...
나와 아키라가 조금 더 [엘리시온]을 했기 때문에.
단지 그것 뿐이야.
후미
너희 두 사람이... [엘리시온]이라.
그렇다면 나 혼자 애써도 닿지 않는다는 거네...
미치루
너 또한 누군가를 위해 [왕]이 되려고 했었어.
아냐?
후미
...또 나에 대해 안다는 듯한 말투...
미치루
아키라와 후미에게... 실력 차는 거의 없었다고 생각해.
후미
그런 말로 납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마음에 안 들어, 정말.
후미
아키라에게... 너희에게 이기지 못한 내 자신이...
아키라를 위해 모든 걸 바친 미치루, 너의 자기희생이.
미치루
자기희생이라... 흠, 그렇게 나왔다 이거지.
후미
우리는 모두 무대 한가운데... 주역이 되기 위해 격전을 벌이고 있어.
후미
누군가의 무대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다니...
그건 무대소녀가 아냐!
후미
거짓말! 누군가를 위해 주역을 포기하다니...!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은 척 계속 연기하다니...!
미치루
그 각오를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버려 왔는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해 왔는지...
후미
윽... 난...
난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죽이는 짓은 못해.
후미
무대소녀라면 죽을 각오로 포지션 제로를...
[프라우 플라틴]을 빼앗으러 가야 해.
후미
그걸 빼앗지 못했다면...
죽을 수 밖에.
미치루
하지만 후미는 시크펠트에 남길 바랐어.
아키라를 자극하는... 라이벌로서.
미치루
최대의 라이벌이 사라지면
우리 왕께서는 긴장이 풀려서 방심하실 테니까.
미치루
그래 그래.
감정을 드러내는 무대소녀... 그래야 유메오지 후미지.
미치루
나는 믿어.
후미는 분명 다시... 무대로 돌아올 거란 걸.
미치루
왜냐하면... 있었던 거잖아? 누군가와의 약속이.
왕을 꿈꿨던 이유가. 옥좌에 집착했던 이유가.
미치루
후미의 무대는... 분명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후미
했어.
분하지만... 네가 말한 대로 됐어.
미치루
응. 역시 돌아와 줬어, 무대로.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무대로.
미치루
정말이지... 못 봐주겠어. 자신을 억누르고 주위를 부추기는...
후미답지 않은 [재상] 흉내.
미치루
무대 뒤에서 누군가를 서포트하는 거...
어제 오늘로 가능한 일이 아니야.
미치루
미치루는 왕을 위해 모든 걸 바쳤어.
엉터리 후미와는 달라.
미치루
얕보지 말아줄래... 재상이라는 직책을.
시크펠트의 [프라우 자피어]를.
미치루
설령 후미가 린메이칸 연극 동호회의 은인이라 해도
원치 않는 역할을 연기한다면 틀림없이 균열이 생길 거야.
미치루
원치 않는 무대를 연기한다면 틀림없이 반발심이 생길 거야.
그래... [태양]의 그 연기처럼.
미치루
린메이칸의 모두에게 [균열의 각오]를 강요하는 그런 어려운 일은
감정을 드러내는 무대소녀였던 후미가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미치루
있잖아 후미, 가르쳐 줘.
타마오가 [극페스]의 주역이 되면... 그걸로 만족해?
린메이칸 연극과가 재흥하면... 그걸로 끝이야?
미치루
그게... 네가 정말 서고 싶었던 무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