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 사라지지 않는 것 전편

시즈하
정위치의 의미는 [발전], [각성]... [재생산].
역위치의 의미는 [정체], [후회]... [이별].
시즈하
레뷰 프론티어.
개막을 알리는 버저 소리가 높이 울려 퍼지고...
시즈하
죽은 무대소녀는 되살아났고, 우리는 구원받아 해방된다.
지금이 바로 [심판]의 시간――
시즈하
나도 나아가야 해.
지금까지의 나를 불태우고 다음 무대로...
마히루
후훗, 잔뜩 왔네.
본가에서 채소가 잔뜩!
마히루
상자 가득 담긴 아스파라거스, 옥수수, 감자!
모두에게도 나눠줘야지!
마히루
영차, 영차♪ 다들 많이 먹어 주려나~?
데치고, 찌고, 구워서――
시즈하
나도 나아가야 해.
지금까지의 나를 불태우고 다음 무대로...
마히루
불태우다니... 코쵸, 불 켜진 라이터를 들고...
뭐하고 있는 거야!? 불태우다니, 뭘!?
시즈하
후훗... 안녕... [탄젠트], [봄바도르]
[카사블랑카], [람제리], [리틀본]...
시즈하
내가 사랑하는 동료들...
사랑하는 날들이여...
시즈하
부탁이야... 말리지 마!
지금... 해야만 해.
시즈하
지금 하지 않으면... 마음이 또 겁을 낸단 말이야!
시즈하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지금 태워야만 해...!
내 미련, 내 후회를...
다음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시즈하
지금이 바로 [심판]의 시간!
지금까지의 나를 모두 불태우고 다음 무대로...!
그러니 말리지 마!
마히루
안 돼!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둘 수 없어!
마히루
왜냐하면―― 그러니까, 위험하기도 하고 또, 음...
시즈하
...아 ...그랬구나.
그럼 어쩔 수 없지.
마히루
뭐야... 도대체 왜 그래?
그렇게 생각에 잠긴 얼굴로 불 켜진 라이터 들고...
조금 무서웠어.
시즈하
어머... 그 정도로?
나는 뭔가를 하기로 결심하면 거기에만 집중하게 되거든...
마히루
코쵸는 무대에 오르지 않아도 그렇구나.
어디서든 금방 역할에 빠져드는 것 같아...
마히루
그런데 무슨 역할...
아니지, 뭘 태우려고 했던 거야?
마히루
[탄젠트], [봄바도르] ,[카사블랑카]
[람제리], [리틀본]...
뮤지컬 [RATS]에 나오는 쥐들이지?
시즈하
응... 내가 무척 좋아하는 뮤지컬이야.
마히루
우와 이건...!
게임기? 그것도... 이렇게나 많이?
시즈하
소중한 동료들이야...
으... 으으... 훌쩍...
마히루
아... 그렇구나.
코쵸가 게임을 무척 좋아한다고... 에비스에게 들은 적 있는 것 같아.
시즈하
[탄젠트]는 최신 그래픽 카드,
최대 메모리를 탑재한 게이밍 컴퓨터...
시즈하
[봄바도르]는 [짐승 마을] 한정 컬러의 [Bentendo Will].
시즈하
[카사블랑카]는 [PZ4],
하드디스크 1tb의 스페셜 에디션.
시즈하
[람제리]는 [+BOX]의 특별 컬러 골드 버전.
시즈하
[리틀본]은 [피포파 앳마크]의 마지막 생산 모델...
마히루
이름을 붙였구나... 게임기에.
[RATS]의 쥐들 이름을...
시즈하
응... 이 아이들은 전부 내 소중한 동료들.
내게 모험과 힐링과 설렘과 반짝임을 부여해 주는... 꿈의 무대야.
마히루
재밌는 게임, 무서운 게임, 감동적인 게임...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다양한 세계에 갈 수 있으니까...
마히루
내 남동생도 게임을 무척 좋아해서
이 [Bentendo Will]로 같이 놀곤 했었어.
마히루
그런데 그런 소중한 게임기를 왜 불태우려고 하는 거야...?
시즈하
나아가야 하니까.
지금까지의 나를 버리고... 불태워서.
시즈하
아루루를 보낼 수 있었으니까――
이번에는 우리가.
마히루
[레뷰 프론티어].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그런 무대가...
마히루
응응, 깜짝 놀랐어!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서...
굉장히 무대를 즐기고 있는 느낌이 내게도 전해졌어!
마히루
대본 연습 마지막에 본 아루루의 연기는
왠지 움직임도 딱딱하고 힘들어 보였는데...
마히루
그날의 아루루는 예전처럼...
아니, 지금까지 본 것 중에 제일 빛나 보였어!
시즈하
그게... 우리를 무대소녀로 만든 반짝임.
시즈하
아루루가 우리를 무대소녀로 만들어 줬어.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가 아루루를 무대소녀로 돌려놓을 차례――.
시즈하
아루루 1명에게 우리 4명이 도전하잖아.
시즈하
하지만... 아루루가 우리를 황야에 서게 했어.
그 아이를 무대로 돌려놓지 않으면 우리도 다음 무대에 설 수 없었을 거야.
시즈하
우리는 언제나 아루루에게 매료된 상태였으니까.
시즈하
[사랑]과 [고마움]을 담아 [이별]하지 않으면――
츠카사도, 라라핀도, 미소라도
다음 무대에 설 수 없을 거라 생각하니까...
마히루
대단해.
그렇게 사이좋았던 프론티어 친구들이 그런 각오를...
시즈하
보낼 수 있었어.
아루루를 새로운 다음 무대로.
시즈하
지금까지의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자신이 되기 위해...
시즈하
나도 나아가야 해.
지금까지의 나를 모두 불태우고 다음 무대로...!
시즈하
......!
이, 이거 놔, 츠유자키!
시즈하
!? 괴... 굉장한 힘이야...
뿌리치려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네...!?
마히루
[이런 이런... 지금까지의 자신을 모두 불태우겠다고]
마히루
[그 결의는 크게 사주고 싶다만...
이 세상 모든 것에는 버리는 법, 헤어지는 법, 태우는 법이라는 게 있다]
마히루
[종말의 나팔을 불기 전에 다시 한 번
자네가 버리려고 하는 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면 어떻겠느냐? '심판'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