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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이벤트

엘리시온 신들의 장 전편

엘리시온 신들의 장 전편
"뛰어들자, 별들의 바다로."
이름 없는 동물들과, 결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이름 없는 신들이 사는 세계.
수백만의 아침과 밤이 영원히 반복되는 그 세계에서, 천신은 규칙을 지키며 지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천신은 어느 날, 이끌리듯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들의 반짝임에 매료된다.
만약, 저 반짝임에 뛰어든다면 무언가 바뀔지도 모른다――

 

등장 학교 시크펠트
등장 캐릭터 아키라, 야치요, 미치루, 메이팡, 시오리
관련 카드
 
관련 메모리얼
   
관련 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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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전
시오리
시오리
......다시 한 번 [신들의 장]을 연기할 수 있다니 꿈만 같아요.
 
메이팡
메이팡
이번 무대를 제안해 주신 학원장 선생님께 감사하네요!
 
야치요
야치요
그렇긴 하지만 책임이 막중하잖아~? 전 세계 예술, 무대 관련 학교 관계자가 이 무대를 보러 오니까 말이야.
 
야치요
야치요
역시 학원장 선생님은 대단해. 각국의 거물급들이 일본에 모이는 타이밍을 이용해서 우리 학교를 제대로 홍보하려고 하는 거니 말이야.
 
메이팡
메이팡
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에 중국까지... 이렇게 많은 나라 분들이 모이다니 놀랐어요.
 
시오리
시오리
──하지만 어떤 분이 보시더라도 저희는 언제나처럼 최선을 다해 연기하면 되는 거겠죠.
 
메이팡
메이팡
네, 그 말대로예요!! 시오리! 성장했네요! 이렇게 믿음직스러워지다니... 감격스럽네요!
 
야치요
야치요
메이팡도 참~. 개막 전부터 너무 기합 들어간 거 아니야? 벌써부터 그러면 본 공연 때 헛발질할 거라고.
 
메이팡
메이팡
걱정 마세요! [에델] 여러분이라면 확실하게! 완벽하게! 잘 받아주실 테니까요!
 
야치요
야치요
이런~. 책임이 막중한 요소가 하나 더 늘었네.
 
야치요
야치요
하지만 아키라 선배는 처음에는 이 재연에 대해 무조건 OK라는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던데.
 
시오리
시오리
......조금 알 것도 같아요.
 
시오리
시오리
[단 한 번뿐인 무대]인 시크펠트 음악학원의 전통. 그리고 그 단 한 번뿐인 무대에 걸었던 그때의 저희들의 마음── 분명 유키시로 선배는 저보다 더 복잡한 심정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메이팡
메이팡
그렇지만! 아키라 선배는 결단하셨고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왔어요. 우리들도 더 이상 망설임은 없죠!
 
야치요
야치요
당연하지. 그 [아르카나 아르카디아]와, 다양한 무대를 경험하고 성장한 우리들이 다시 한 번 [신들의 장]을 연기할 수 있다니──
 
메이팡
메이팡
최고예요! 정말 최고라고요! 분명 아키라 선배도 미치루 선배도 같은 마음일 거예요!
 
야치요
야치요
그렇겠지! 자~ 슬슬 선배들이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틀림없이 [이제 본 공연이다. 다들 집중해]라고 하면서──
 
아키라
아키라
이제 본 공연이다. 다들 집중해. 이번 무대는──
 
야치요
야치요
후훗.
 
아키라
아키라
무슨 문제라도?
 
야치요
야치요
아뇨, 아키라 선배는 아키라 선배구나~ 싶어서요.
 
아키라
아키라
...? 정말 긴장감이라곤 없군그래.
 
미치루
미치루
다들 굳어있는 건 아닌가 보네. 다행이야♪ 그럼 아키라, 호령을 부탁해.
 
아키라
아키라
그래.
 
아키라
아키라
풍신, [프라우 야데] 유메오지 시오리. 화신, [프라우 루빈] 류 메이팡.
 
아키라
아키라
지신, [프라우 페를레] 츠루히메 야치요. 수신, [프라우 자피어] 오토리 미치루.
 
아키라
아키라
그리고 천신, [프라우 플라틴] 유키시로 아키라. ──신들의 무대에, 우리의 빛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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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수백만 번의 아침과 밤이 반복되는 세계. 그곳에는 이름 없는 동물들과 서로 영원히 교류하지 않는 이름 없는 신들이 살고 있다]
 
천신
천신
[수신은 호수의 미소. 고요한 호수에 흔들리는 생명의 터전]
 
수신
수신
[화신은 화산의 불길. 그 불길은 모든 것을 불태우는 업화]
 
화신
화신
[풍신은 하늘을 누비는 자유. 초목이 흔들릴 때,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풍신
풍신
[지신은 우리의 별. 결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신들 간의 만남을 금지하는 법도를 만들었다]
 
지신
지신
[천신은 언제나 혼자. 구름 위를 날아다닌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고, 새가 지저귀는 천상의 낙원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며 가만히 숨을 내쉰다]
 
천신
천신
[하아... 오늘도 재밌는 일은 아무것도 없군. 허나, 법도는 지켜야겠지...]
 
수신
수신
[법도는 세 가지]
 
화신
화신
[천계를 벗어나지 말라]
 
풍신
풍신
[다른 신과 만나지 말라. 그리고]
 
지신
지신
[매일 하늘에 기도하라]
 
천신
천신
['별이여, 내 곁으로 오라'... 매일 반복되는 이 기도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하아...]
 
수신
수신
[목소리가 들렸다]
 
천신
천신
[뭐?]
 
화신
화신
[어떤 목소리인지는 알 수 없다]
 
천신
천신
[넌 누구지?]
 
풍신
풍신
[허나 이끌리듯이]
 
천신
천신
[지상에서 들리는 게 아니야. 설마]
 
지신
지신
[천신은 구름 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천신
천신
[우와...!]
 
 
[수백만 개의 별들의 아름다움]
 
천신
천신
[처음이야. 이제껏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는데 이 가슴의 고동은, 이 가슴의 감각은 대체 무엇일까. 이 감정을, 이 풍경을,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지신
지신
[천신은 그 감정을 뭐라고 부르는지, 이름을 알지 못한다]
 
천신
천신
[도저히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어. 만약, 만약 저 반짝임 속으로 뛰어들 수만 있다면 영원히 반복되는 수백만 번의 아침과 밤이 뭔가 달라질지도 몰라...!]
 
천신
천신
[뛰어들자,]
 
 
[별의 바다로]
 
천신
천신
[아아, 너무나도 아름다워. 그래, 조금만 더 가까이 가보자]
 
천신
천신
[아니... 안 되지. 여기서 나가는 건 법도로 금지되어 있어]
 
천신
천신
[아아, 하지만 보면 볼수록 아름다워. 조금만 더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바람이 되어, 저 별들에게 다가가보자. 그러면 지신도 화내지 않겠지. 눈치채지도 못할지도 몰라]
 
 
부웅...!
 
천신
천신
[아아,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역시 아름다워. 마치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아...!]
 
 
휘오오오...
 
천신
천신
[! 바람...? ...!]
 
천신
천신
[.....아아!]
 
천신
천신
[여긴 어디지... 꽤나 멀리까지 날아온 것 같은데. 안 돼. 빨리 돌아가지 않으면...!]
 
지신
지신
[천신. 너는 결국 법도를 어기고 말았구나]
 
천신
천신
[이 목소리는...]
 
지신
지신
[어째서 법도를 어기고 낙원을 뛰쳐나온 것이냐]
 
천신
천신
[지신..?! 법도를 어긴 것은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하늘을 올려다보라고. 영겁의 시간 동안 이렇게 아름답다고 느낀 적은 처음이야!]
 
지신
지신
[그래 영겁의 시간 동안 지켜져온 법도를 너는 시시한 이기심으로 깨뜨리고만 거다]
 
천신
천신
[허나...!]
 
지신
지신
[천신. 법도를 어긴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다]
 
천신
천신
[죄? 잠깐만, 내 얘기를 들어봐, 그냥 실수로 그런 것뿐이야.. 지신이여, 날 용서해 줘]
 
지신
지신
[아니, 네게 주어진 낙원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는 들지 않도록, 네게는 벌을 내리겠다...!]
 
천신
천신
[벌?!]
 
지신
지신
[법도를 가볍게 여긴 일을 후회하도록 해라]
 
천신
천신
[아아, 잠깐 기다려, 지신이여!]
 
 
우르릉... 쾅쾅!
 
천신
천신
[으아아아아!]
 
 
번개에 맞은 천신은 구름을 뚫고 오랜 시간 동안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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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의 장
천신
천신
[으음...]
 
천신
천신
[여긴... 어디지? 땅은 황폐하고... 뭔가 냄새도 이상해...]
 
천신
천신
[수풀이 우거져서 별이 잘 안 보이고, 땅은 울퉁불퉁해서 걷기 힘들어. 게다가 몸이 무거워...]
 
천신
천신
[그래, 여기가 지상인가...! 항상 내려다보던 대지는 이런 식으로 되어있었구나! 굉장해! 정말 굉장해!]
 
천신
천신
[앗!]
 
 
천신은 뭔가에 걸려 넘어진다.
 
천신
천신
[아야야... 뭐야, 이 걸리적거리는 건...]
 
천신
천신
[응? 이 단단한 건 대체 뭐지? 그리고 이 손에 묻은 부드러운 건]
 
????
????
[그건 모래야]
 
천신
천신
[모래?]
 
????
????
[부드러운 건 '모래', 단단한 건 '돌'이라고 이름을 지었어]
 
천신
천신
[모래랑 돌?]
 
????
????
[그래, 내가 지은 이름이야]
 
천신
천신
[이름?]
 
????
????
[이 세상에는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잖아? 나와, 내가 아닌 것들. 내가 아닌 울퉁불퉁한 것, 폭신폭신한 것...]
 
????
????
[그렇지만 그런 호칭으로는 불편하고 이해하기 힘들지. 그래서 난 하나하나 다른 호칭, 이름을 붙이기로 한 거야. 눈에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하나하나에]
 
천신
천신
[단단한 것의 이름은 '돌'. 이 손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것이 '모래']
 
????
????
[어때? 조금 애착이 생기지 않아?]
 
천신
천신
[알 것 같아]
 
????
????
[그렇게 세상을 구성하는 것들에 이름을 붙이다 보면 세상을 조금씩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돼]
 
천신
천신
[대단해. 머리가 좋구나. 그런 지혜를 가진 넌 누구지? 흐릿한 것 너머 큰 물가에 있는 거지?]
 
????
????
[물이 공중을 떠다니는 것은 '안개', 물이 괴어있는 것은 '호수'야]
 
천신
천신
[그렇다면 호수 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당신은, 설마]
 
수신
수신
[나는 수신]
 
천신
천신
[수신... 수신, 이라는 건 이름인가?]
 
수신
수신
[으음~. 어려운 질문이네. 나를 식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있지만]
 
천신
천신
[...? 이름이 없다면 내가 지어줄게! 나도 이름을 지어보고 싶어]
 
수신
수신
[그건 거절할게]
 
천신
천신
[어째서? 그 정돈 괜찮잖아. 지금 그쪽으로 갈게]
 
수신
수신
[오지 마. 가까이 오는 것은 용납되지 않아]
 
천신
천신
[그리고 부탁이 있어]
 
수신
수신
[부탁도 들어줄 수 없어]
 
천신
천신
[이 안개 너머에 있는 거잖아. 지금 갈게. 아아, 확실히 보여. 저게 호수로군...!]
 
수신
수신
[오지 마!]
 
 
얼음기둥들이 천신 앞에 솟아오른다.
 
천신
천신
[! 이건... 얼음기둥?]
 
수신
수신
[그 이상은 접근 금지야]
 
천신
천신
[아니, 어째서...! 길을 열어줘!]
 
수신
수신
[다른 신과는 만나선 안 되는 것이 법도잖아. 네가 지상으로 추락한 것에 놀라 말을 걸었지만 더 이상 말을 걸 일은 없을 거야]
 
천신
천신
[기다려. 수신, 내 얘기를 들어줘!]
 
수신
수신
[잘 가]
 
천신
천신
[아! 이봐! 수신! 이봐~~!]
 
천신
천신
[...틀렸어. 이제 어떡하지]
 
 
짹짹... 짹짹...
 
천신
천신
[저 울음소리는 대체 뭐지? ......기왕 지상에 오게 된 거, 산책이나 해볼까?]
 
 
숲 깊은 곳까지 들어간 천신의 시야에 새들과 벌레들, 다양한 동식물들이 들어온다.
 
천신
천신
[처음 보는 생물들이다. 뭐지, 이 바스락바스락 움직이는 건. 땅에서 자라는 것들도 기묘한 형태를 하고 있어. 굉장해, 처음 보는 것들 투성이야]
 
 
그르르릉...
 
천신
천신
[뭐야? 왜 으르렁거리는 거야? 귀엽게 생겼네. 자, 이리 와 봐]
 
 
멀리서 으르렁거리던 짐승이 천신에게 달려들어 깨문다.
 
천신
천신
[아! 아얏! 하지 마, 이거 놔! 제발 그만해! 아프다니까! 놓으라고! 놔!]
 
 
깽!
 
천신
천신
[오지 마... 이쪽으로 오지 마! 오지 마!]
 
 
잠시 떨어졌던 짐승이 다시 천신에게 달려든다.
 
천신
천신
[으아아아악! 하아... 하아... 하아...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너무 무서워...!]
 
천신
천신
[다가오지 마! 그 이상 다가오면 하늘에서 우박을 내릴 테니까!]
 
 
아우~! 아우우~!!
 
천신
천신
[오지 마~~~~!]
 
 
휘~~~~~익 쾅!
 
 
깨갱!
 
 
하늘에서 거대한 우박이 떨어져 짐승을 덮쳤다.
 
천신
천신
[하아... 하아... 하아...]
 
 
끄응...
 
천신
천신
[아아...! 괜찮아?!]
 
천신
천신
[미안해, 무서웠어. 무서워서 그만. 미안해, 정말 미안해. 이렇게나 상처를 입게 만들다니...]
 
천신
천신
[그냥 무서웠어... 천계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으니까. 부탁이야, 기운을 차려줘. 부탁이야. 난 너를 다치게 하고 싶었던 게 아니야]
 
 
끄응...
 
 
짐승은 약하게 신음하며 눈을 감았다.
 
천신
천신
[아, 이봐! 정신 차려! 안 돼! 제발! 숨은 쉬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지... 애초에 어째서 이런 일이...]
 
천신
천신
[그렇구나, 이것이 바로 축복받은 천상계와는 다른, 지상... 지신이 나에게 내린 벌...]
 
 
우르르... 쾅쾅──
 
천신
천신
[추워...]
 
수신
수신
[어리석은 천신이여. 넌 지금 한 마리의 짐승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도저히 신이라고 할 수 없는 행동이야]
 
천신
천신
[나도 알아! 나도 이렇게 되길 원한 건 아니었어!]
 
수신
수신
[계속 비를 맞고 있으면 짐승은 약해질 거고, 곧 병에 걸려 더 큰 고통을 겪게 될 거야. 거기서 그치지 않고, '죽음'이 기다리고 있지]
 
천신
천신
[죽음?]
 
수신
수신
[그래, 신들에게는 생명의 끝이 없지만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는 생명의 끝이 있어. 그것을 '죽음'이라고 불러]
 
천신
천신
[어떻게 하면 되지?! 어떻게 하면 구할 수 있는 거야!]
 
수신
수신
[법도를 어긴 어리석은 신이여. 넌 지신에게 사죄하고 하늘로 돌아가야 해]
 
 
우르릉... 쾅쾅!
 
천신
천신
[수신! 부탁이야! 도와줘! 이 작은 짐승을 구하고 싶어!]
 
 
천둥소리와 함께 수신은 사라졌다. 비바람이 거세진다.
 
천신
천신
[윽! 추워... 나까지 움직일 수 없게 되겠어... 그래, 어디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에 데려가야겠어. 안을게. 아프겠지만 조금만 참아줘]
 
 
끼잉...!
 
천신
천신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그래도 지금부터 따뜻한 곳으로 데려다줄 테니까]
 
 
천신은 짐승을 안고 달린다.
 
천신
천신
[... 하아... 하아... 하아... 어디 비를 피할만한 장소가]
 
 
천신은 다리가 걸려 넘어진다.
 
천신
천신
[윽!... 크윽...... 허나, 네 아픔은 이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겠지...!]
 
천신
천신
[찾았다...! 저기라면 비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천신
천신
[...자, 여기는 그나마 조금 낫겠지]
 
 
끄응...
 
천신
천신
[아직 추운가 보군, 미안해...]
 
천신
천신
[그래, 내가 끌어안고 자도록 할게. 그래서 혹시나 또 네가 나를 물고 싶어진다면 그때는 그렇게 하면 돼. 기운을 되찾아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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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
천신
[으음... 아침인가]
 
천신
천신
[맞다, 녀석은...!]
 
 
끄~응...
 
천신
천신
[...다행이다... 무사해...!]
 
 
아우~!
 
 
짐승이 밖으로 뛰쳐나간다.
 
천신
천신
[아, 거기 서! 상처는 이제 괜찮은 거야?! 이봐! 기다려!]
 
천신
천신
[...이것이 지상의 아침... 태양이, 불타는 것처럼 붉어]
 
 
멍! 멍! 아우~!
 
천신
천신
[하하, 완전히 기운을 차린 것 같네. 아니, 정말로 미안했어. 나는 너를 힘들게 하려는 게 아니야. 너를 소중히 여기고 싶어]
 
천신
천신
[그래, 네게 이름을 지어줄게. 수신이 말하기를, 이름을 지어주면 애착이 생긴다고 해. 그래, 네 이름은── 늑대. 늑대야]
 
 
아우~!!
 
천신
천신
[저 하늘에 걸린 다리는 뭐지...? 정말 아름다워...]
 
 
늑대를 시작으로 숲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이 천신에게로 모여든다.
 
천신
천신
[아아, 하지 마. 뭐야, 하하, 그만해, 진정해. 그렇게 기뻐?]
 
천신
천신
[그래, 이 숲에 사는 다양한 동물들에게도 이름을 지어주자]
 
천신
천신
[넌 다람쥐, 넌 올빼미, 까마귀, 곰! 뭐야, 다들 엄청 기뻐 보이는걸]
 
수신
수신
[겁에 질려 곧장 천계로 돌아갈 줄 알았더니 아직도 남아있었군. 그뿐만 아니라 시냇가에서 함께 물놀이를 하며 물고기와 함께 헤엄치고 이름을 지어주며 놀고 있잖아]
 
수신
수신
[이건 예상치 못했어. 하지만──]
 
천신
천신
[그래, 네 이름은 꼬물꼬물 꿈틀이다!]
 
수신
수신
[안 돼!]
 
천신
천신
[...어?]
 
수신
수신
[그러면 뭐가 뭔지 알 수가 없게 되잖아. 예를 들면 그래, 땅에 사는 용처럼 생겼으니 지렁이는 어때?]
 
천신
천신
[오~. 좋아, 그럼 다음 네 이름은... '호수에사는몸번쩍번쩍지느러미살랑살랑 물고기다함께사이좋게헤엄쳐'다!]
 
수신
수신
[너무 길잖아!]
 
천신
천신
[...아니, 뭔지 알 수 있는 이름으로 지으라고 했잖아]
 
수신
수신
[정도가 있지. 그래, 금붕어는 어때?]
 
천신
천신
[오~]
 
수신
수신
[어휴, 위험했어]
 
천신
천신
[수신. 설마, 나를 보고 있었던 거야?!]
 
수신
수신
[그, 그런 거 아니야!]
 
천신
천신
[뭐야, 너에 대해 성격이 나쁜 신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상냥하구나]
 
수신
수신
[시, 시끄러워. 그치만 네가 지상에 떨어진 지 벌써 7년이 흘렀어. 하늘로 돌아가지 않으면 힘든 일을 겪게 될 거야]
 
천신
천신
[걱정하지 마. 난 즐겁게 지내고 있어. 괜찮아]
 
수신
수신
[......그래]
 
몇 년 뒤
천신
천신
[그치, 늑대야. 네가 곁에 있는 한 난 즐거워]
 
 
끄응......
 
천신
천신
[? 왜 그래? 갑자기 드러누워선 어디 안 좋은 거야?]
 
 
끄응............
 
 
털썩
 
천신
천신
[늑대야! 왜 그래, 갑자기 잠들어서는. 늑대야! 일어나! 뭐야, 장난치는 거야? 늑대야, 짖어봐. 짖어보라고! 제발!]
 
천신
천신
[......점점 몸이 차가워져 가잖아. 일어나. 일어나 줘. 제발!]
 
천신
천신
[...설마 이것이 생명의 끝, '죽음'이라는 건가...? ...이제 두 번 다시 깨어날 수 없다니... 아아... 아아...]
 
천신
천신
[으아아...]
 
수신
수신
[우는 게 당연해. 하지만 이걸로 이제 천상으로 돌아가겠지]
 
수신
수신
[그러나, 천신의 눈물은 멈출 줄 모르고 강줄기를 넓혀 홍수가 되어 호수로 흘러들어간다. 산은 무너지고, 나무들은 죽고, 동물들은 떠내려간다]
 
수신
수신
[수신이 사는 호수와 눈물의 호수가 이어졌고 그곳에는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다]
 
수신
수신
[천신인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물의 힘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수신
수신
[아아, 이거 참. 못 봐주겠네, 정말!]
 
수신
수신
[천신.... 내 말 들려? 천신. 자, 이제 그만 울어]
 
 
수신이 천신의 눈물을 닦아준다.
 
천신
천신
[아...]
 
수신
수신
[나 참...]
 
수신
수신
[진짜 구제불능인 신이네. 봐. 네 눈물로 숲에 강물이 흘러들어가서 들판은 호수가 돼버렸어. 넌 다른 동물들도 함께 떠내려가게 만들었다고]
 
천신
천신
[말도 안 돼...]
 
수신
수신
[동물은 죽어. 꽃은 시들지.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는 끝이 있어. 그래서 아름다운 거야. 그리고 발밑을 봐. 네가 우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천신
천신
[뭐?]
 
 
끄~응...
 
천신
천신
[늑대의 아기?]
 
수신
수신
[그래. 늑대는 다른 늑대와 아이를 가져서 이 세상에 새로운 생명을 낳았어]
 
천신
천신
[새로운 생명]
 
수신
수신
[그렇게 생명이 태어나고, 죽고, 또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이 세상은 수백만 번의 아침과 밤을 반복해왔어]
 
천신
천신
[...지신은 벌이라면서 나를 지상으로 떨어뜨렸어.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수신
수신
[천신...]
 
천신
천신
[너 참 귀엽네. 자, 이리로 와]
 
 
멍멍!
 
천신
천신
[오오, 귀여워. 게다가 부모를 똑 닮았어. 그래, 네게도 이름을 지어주마. 이름은... 늑대, 로 하면 부모랑 구별이 안 되니까. 뭔가 특별한 이름을──]
 
수신
수신
[특별한 이름?]
 
천신
천신
[아, 그래. 늑대만으로는 이 아이인 줄 알 수 없어. 모두에게 다른 이름을 지어주면 더 애착이 생기겠지]
 
수신
수신
[그건... 나도 생각 못 했네]
 
천신
천신
[그래, 수신. 너에게도 이름을 지어줄게]
 
수신
수신
[나에게?]
 
천신
천신
[왜냐면 수신이라는 건 이름이 아니잖아?]
 
수신
수신
[하지만 난 신이야. 신에게 이름 같은 건 필요 없어]
 
천신
천신
[그렇지 않아. 난 네게 애착이 생겼어. 그래... 이름은 밀트. 네 이름은 밀트다!]
 
밀트
밀트
[밀트...]
 
밀트
밀트
[나에게 이름을 지어주다니... 수백만 번의 아침과 밤을 반복하는 동안 스스로에게 의미를 찾지 못했어. 그런 나에게 이름을 지어주다니...]
 
천신
천신
[밀트, 미안해, 마음에 안 들었어?]
 
밀트
밀트
[뭐?]
 
천신
천신
[울고 있잖아]
 
밀트
밀트
[아아... 생각도 못 했어, 내 마음이 이렇게 움직일 때가 올 줄이야. 그렇구나, 지식으로 인해 반대로 마음도, 생각도 가라앉아 있었구나. 천신은 순수하고 맑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
 
천신
천신
[이번엔 내가 눈물을 닦아주고 싶어]
 
밀트
밀트
[괜찮아. 천신. 이 눈물은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니까]
 
천신
천신
[그럼 어째서?]
 
밀트
밀트
[글쎄, 어째서일까]
 
밀트
밀트
[그래! 답례로 너에게도 이름을 지어줄게]
 
천신
천신
[정말?]
 
밀트
밀트
[응. 음 그래, 네 이름은──]
 
 
아우~! 아우우~!!
 
 
[?]
 
밀트
밀트
[호수가 검게 물들어 가고 있어...!]
 
천신
천신
[무슨 일이지?!]
 
밀트
밀트
[봐. 하늘에서 검은 재가! 강물도 점점 탁해지고 있어]
 
 
숲의 동물들이 고통스러워하기 시작한다.
 
천신
천신
[이건 대체 무슨 일이지?! 다들 괴로워하고 있어]
 
밀트
밀트
[재를 들이마시면 숨을 쉴 수가 없으니까... 죽을 만큼 괴로울 거야]
 
천신
천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밀트라면 알 거 아냐]
 
밀트
밀트
[이 재는 화산에서 날아오고 있어. 분명 화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천신
천신
[이런 짓을 못하게 막아야 해. 함께 화신을 만나러 가자]
 
밀트
밀트
[나도?]
 
천신
천신
[이대로 가다가는 아름다운 호수와 강, 그리고 그곳에 사는 생물들도 모두 큰 피해를 입게 될 거야. 내버려 둘 수 없잖아]
 
밀트
밀트
[그렇네. 알았어. 나도 갈게]
 
천신
천신
[화산까지는 어떻게 가?]
 
밀트
밀트
[이대로 걷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수증기로 모습을 바꾸어 하늘을 날아가고, 화산에 가까워지면 비로 변해 땅으로 내려가자]
 
천신
천신
[알았어]
 
풍신
풍신
[응? 방금 지나간 건 뭐였지? 그냥 바람도 아니고, 생물도 아니었어── 마치 저건... 신? 게다가 2명?!]
 
풍신
풍신
[만약 법도를 어긴 신들이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더보기

화신의 장
 
휘오오오...
 
 
수증기로 모습을 바꾸어 화신이 있는 화산으로 향하는 천신과 밀트.
 
밀트
밀트
[기다려, 수증기인 채로 접근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야]
 
천신
천신
[화산까진 얼마 안 남았어. 수증기? 모습이니까 이대로 가는 게 더 빠르지 않아?]
 
밀트
밀트
[아니, 상상 이상의 열기였어. 이 정도 열기면 더욱 미세한 수증기가 돼서 하늘로 날아가 버릴 거야. 비가 되어 내려가자]
 
 
쏴아아...
 
밀트
밀트
[휴... 저길 봐. 화산이 너무 심하게 타오르고 있어서 가까이 갈 방법이 없네. 게다가 주변 풀이랑 나무들도 전부 시들었고, 동물들도 없어. 죽음의 땅이야]
 
천신
천신
[어째서 이런 심한 짓을]
 
 
쿵!
 
 
천신과 밀트 앞을 화염 장벽이 가로막는다.
 
????
????
[더 이상 가까이 오지 마! 너희들도 잿더미로 만들어줄까?]
 
밀트
밀트
[이 목소리는 화신이구나.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화신
화신
[원인? 그건 너다. 천신]
 
천신
천신
[나? 어째서지]
 
 
다시 한 번 천신과 밀트 앞을 화염 장벽이 가로막는다.
 
 
[크윽!!]
 
화신
화신
[묻고 싶은 건 내 쪽이야. 왜 법도를 어겼지?]
 
천신
천신
[어...]
 
화신
화신
[너의 생각 없는 행동으로 인해 동물들이 늘어났겠지. 그 탓에 동물들이 화산까지 찾아오게 되었어. 정말 눈에 거슬리기 그지없어!]
 
밀트
밀트
[그래서 저런 짓을 한 거야?!]
 
천신
천신
[그럴 수가...! 이런 신이 있다니!]
 
화신
화신
[더 이상 가까이 오지 마! 너희들도 정말 잿더미로 만들어버릴 테니까]
 
 
화염 장벽이 더욱 기세를 더해 활활 타오른다.
 
 
[윽!]
 
밀트
밀트
[일단 물러나자]
 
화신
화신
[접근하려는 어리석은 짓은 다시는 생각하지 마라]
 
천신
천신
[큭, 포기할 수밖에 없나]
 
밀트
밀트
[그럴 리가. 이대로 가다가는 동물들이 모두 죽게 될 거야. 어떻게든 저 악행을 막아야 해]
 
천신
천신
[......맞아! 하지만 뭔가 방법이 없을까?]
 
밀트
밀트
[저 열기로는 물이라고 해도 더 이상 전진할 수가 없고...]
 
천신
천신
[물은 증발하기 때문이겠지. 증발하지 않게 할 수는 없어?]
 
밀트
밀트
[뜨거우면 물은 증발해 버려... 아니, 방법은 있어]
 
천신
천신
[정말?]
 
밀트
밀트
[하지만 모 아니면 도야. 실패하면 잿더미가 될지도 몰라]
 
천신
천신
[상관없어!]
 
밀트
밀트
[후후, 그럴 줄 알았어. 기온이 떨어지고 시야가 나빠지는 밤을 기다리자.]
 
화신
화신
[그 녀석들은 돌아간 모양이군. 그러면 된 거야. 이 불길은 모든 것을 불태워버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 밤바람조차도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는군]
 
 
휘오오오오...
 
화신
화신
[응? 무슨 소리지? 거대한 무언가가 어둠을 뚫고 날아오고 있어. 저건... 얼음...?!]
 
화신
화신
[그렇군, 얼음 덩어리로 변하면 바로는 증발하지 않아. 허나 무사하진 못할 거야...]
 
밀트
밀트
[눈치챈 모양이네. 온다...!]
 
천신
천신
[알았어...!]
 
 
쿵!
 
 
화산 근처에서 불길이 치솟는다.
 
 
[큭!]
 
화신
화신
[오지 마! 신이라 할지라도 존재 자체가 지상에서 사라져버릴 거라고!]
 
밀트
밀트
[이건...! 예상보다 더 강한 불길이야...!]
 
천신
천신
[...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텨줘!]
 
화신
화신
[오지 마!]
 
 
화산 근처에서 불길이 더욱 거세게 치솟는다.
 
 
[크윽!]
 
밀트
밀트
[안 돼, 더 이상은 못 버텨...!]
 
천신
천신
[힘을 내! 조금만 더 버텨줘!]
 
화신
화신
[왜 포기하지 않는 거야! 뜨겁잖아! 괴롭잖아!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지. 그렇게나! 그렇게나 내가 싫은 건가?!]
 
천신
천신
[아니야!]
 
화신
화신
[뭐?]
 
천신
천신
[네가 외로워 보였기 때문이야!]
 
화신
화신
[왜?]
 
천신
천신
[이런 아무도 없는 곳에서 계속 불길을 태우는 건 외롭잖아? 나도 천계에서 혼자 살았기 때문에 잘 알아. 그래서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어]
 
화신
화신
[고작 그런 이유로...?! 오지 마! 나는 너희들도 불태워버리고 말 거야...!]
 
밀트
밀트
[얼마 안 남았어...!]
 
천신
천신
[저기! 화신이 보인다!]
 
천신
천신
[드디어 만났네]
 
화신
화신
[왜 왔지. 내 불길은 내 감정과 상관없이 모든 것을 다 태워버린다고]
 
화신
화신
[수백 년 전, 그때 나는 아직 작은 불꽃이었다. 겨울이 되면 온기를 찾아 다양한 동물들이 찾아왔지]
 
화신
화신
[처음에는 내가 신이라고 해서 관여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어느 날, 기운이 없는 새끼 여우가 찾아왔지]
 
화신
화신
[따뜻하게 해주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그 생명이 꺼져버릴 것만 같았어. 그래서 구해주려 손을 내밀었다. 그다음 어떻게 됐을 것 같아?]
 
화신
화신
[단지 구해주고 싶었을 뿐인데, 여우는 엄청난 속도로 불타올랐고 뜨거움에 비명을 지르며 고통 속에서 잿더미로 변해버렸어... 그때 비로소 깨달았지]
 
화신
화신
[나는 생명을 만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닿는 순간 재가 되고 만다는 사실을]
 
화신
화신
[슬펐어. 정신을 차려보니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길이 치솟아 주변은 불바다로 변해 있었어]
 
천신
천신
[잘 알아. 네 기분. 나도 처음에 동물을 다치게 했어. 그래도 낙심하지 마. 네 불길은 너무나도 아름다우니까]
 
화신
화신
[아름다울 리가 없어! 다른 아름다운 것들을 모두 없애버렸어. 그러니 다가오지 마! 그 이상 접근하면 너희들도...!]
 
 
타오르는 불길. 물이 증발하는 소리와 함께 천신과 밀트의 모습이 사라진다.
 
 
휘오오오오...!
 
화신
화신
[아... 또야... 또 난 불태워버리고 말았어. 이 불길은 정말 끔찍해...]
 
 
쏴아──...
 
화신
화신
[어?]
 
화신
화신
[그 후, 멈추지 않는 비가 계속 내렸다. 80년 동안이나 내린 비로 불길은 점점 약해져 갔고 원래의 작은 불꽃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자신을 없앨 수 없다니...]
 
밀트
밀트
[무릎을 껴안고 웅크려서는, 가엾게도]
 
화신
화신
[이 목소리... 살아있었던 건가...?!]
 
밀트
밀트
[우리가 너를 안아줄게]
 
화신
화신
[그만둬! 또 불태워버리... 지 않잖아...?]
 
밀트
밀트
[이 정도 작은 불이라면 내 물로 제어할 수 있으니까]
 
화신
화신
[하지만, 어떻게]
 
밀트
밀트
[물은 형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야.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고, 비가 되어 쏟아져내리지. 이제부터는 내가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그러면, 봐봐.]
 
 
짹... 짹짹...
 
 
끄응......
 
밀트
밀트
[이 화산에도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고, 여우와 개, 새들이 따뜻한 곳을 찾아 돌아왔어]
 
천신
천신
[자, 머리를 쓰다듬어봐]
 
화신
화신
[안 돼! 죽이고 말 거야!]
 
밀트
밀트
[내가 있잖아. 이번엔 괜찮아. 자]
 
 
화신이 조심스럽게 쓰다듬자 여우는 기쁜 듯이 눈을 가늘게 접으며 웃는다.
 
화신
화신
[......귀엽다...]
 
 
[하늘에 커다란 무지개가 뜬다.
 
천신
천신
[저 하늘에 걸린 다리는 뭐지? 아름다워...!]
 
밀트
밀트
[저 다리는 무지개라고 해]
 
천신
천신
[굉장해! 정말 굉장해! 이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순 없지만 굉장해!]
 
밀트
밀트
[그 감정은 감동이라고 해]
 
천신
천신
[감동... 굉장하네, 화신. 으음, 부르기 어렵네. 그래, 이제부터는 뤼룽! 화신의 이름은 뤼룽이다!]
 
뤼룽
뤼룽
[뤼룽...?]
 
밀트
밀트
[나한테도 이름을 지어줬어. 밀트. 그렇게 불러줘]
 
뤼룽
뤼룽
[뭔가 특이한 녀석이네]
 
천신
천신
[이제부터 우리는 함께할 거야!]
 
뤼룽
뤼룽
[아아, 안기지 마! 더워! 떨어져!]
 
천신
천신
[어? 아까는 싫어하지 않았잖아! 도망치지 마!]
 
밀트
밀트
[...나는 허락해 주려나?]
 
뤼룽
뤼룽
[밀트! 너까지! 오지 마! 간지러워!]
 
 
휘이이이이이이잉...!
 
 
돌풍이 불어왔다.
 
 
[으아아아!]
 
천신
천신
[대체 뭐야?!]
 
풍신
풍신
[법도를 어기고 셋이서만 재밌게 즐기다니! 치사해~! 나도 끼워줘!]
 

더보기

풍신의 장
 
휘이이이이이이잉...!
 
 
[!]
 
천신
천신
[뭐야, 이 바람은]
 
뤼룽
뤼룽
[저길 봐. 손으로 턱을 괴고 기분 좋게 누워있잖아]
 
밀트
밀트
[너, 풍신이구나]
 
풍신
풍신
[응, 맞아]
 
밀트
밀트
[기척은 느꼈었어. 도와준 건 너였지?]
 
뤼룽
뤼룽
[도와줬다고?]
 
풍신
풍신
[후훗, 들켰네?]
 
풍신
풍신
[천신과 수신이 여기로 향하는 도중 내 옆을 지나쳐갔어. 이거 재밌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하늘에서 쭉 지켜보고 있었어. 그랬더니──]
 
화신
화신
[......그러니 다가오지 마! 그 이상 접근하면 너희들도...!]
 
풍신
풍신
[우와~~, 저건 좀 위험하겠는데~~! 하지만 법도를 어기면 지신한테 어떤 벌을 받게 될지...!]
 
풍신
풍신
[뭐, 어때! 될 대로 되라지! 에잇!]
 
 
휘오오오오...!
 
풍신
풍신
[그렇게 수증기가 된 두 사람을 하늘로 날려보냈어. 그렇게 안 하면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 같았거든. 아무래도 그건 좀 위험하잖아?]
 
천신
천신
[그랬구나. 고마워]
 
뤼룽
뤼룽
[강 건너 불 구경이라니 마음에 안 드네]
 
풍신
풍신
[그렇게 말하면 안 될 텐데~? 내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뤼룽
뤼룽
[으으... 그... 미안하다]
 
풍신
풍신
[좋아]
 
밀트
밀트
[법도를 어기고 지상에 내려와도 괜찮은 거야?]
 
풍신
풍신
[뭐, 잠깐 정도는 괜찮지 않겠어? 게다가 이미 너희 셋 다 법도를 어겼잖아?]
 
밀트
밀트
[으음, 뭐...]
 
뤼룽
뤼룽
[나는 아직 어기지는...]
 
밀트
밀트
['다른 신들과 만나지 말라']
 
뤼룽
뤼룽
[윽]
 
풍신
풍신
[새들이나 꽃잎과 함께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도 이제 완전 질렸어. 다 같이 노래하고 춤추자]
 
천신
천신
[어? 아니, 하지만]
 
풍신
풍신
[아, 놀아주지 않을 거면, 대지의 신에게 일러바쳐버릴까. 그럼 완전 위험한 거 아니야?]
 
천신
천신
[아니, 그건...!]
 
풍신
풍신
[그럼... 어서!]
 
 
휘오오오오...!
 
 
풍신이 바람을 일으킨다.
 
밀트
밀트
[윽!]
 
뤼룽
뤼룽
[이봐, 그만해! 이건 그냥 괴롭히는 거... 아니]
 
 
~♪
 
뤼룽
뤼룽
[이건... 멜로디?]
 
풍신
풍신
[자! 춤을 출 시간이야~!]
 
 
~♪ ~♪
 
뤼룽
뤼룽
[뭐야, 이거! 몸이 제멋대로 움직여...?!]
 
밀트
밀트
[바람이 몸을 조종하고 있어...! 하지만 왠지 점점...]
 
천신
천신
[응, 즐거운데!]
 
풍신
풍신
[자, 스텝~, 스텝~, 턴하고~, 인사~!]
 
 
[우와~!]
 
풍신
풍신
[우~~와아! 아하하! 자, 더 격렬하게 간다~!]
 
뤼룽
뤼룽
[그만해~~~!]
 
 
[......]
 
뤼룽
뤼룽
[지, 지쳤어... 왜 이렇게 된 거야!]
 
풍신
풍신
[자자, 화내지 말고. 화신의 춤, 정말 근사했어]
 
뤼룽
뤼룽
[...그, 그렇게 말한들 내 기분이 풀릴 것 같아?]
 
밀트
밀트
[뤼룽.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기쁜 거 다 티가 나는데]
 
뤼룽
뤼룽
[시, 시끄러워! 왜 상황이 이렇게...]
 
풍신
풍신
[그건 내가 묻고 싶어. 왜 이렇게 된 거야?]
 
천신
천신
[별들을 좀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천계 밖으로 뛰쳐나갔는데 법도를 어긴 거라며 지신이 화를 냈어]
 
풍신
풍신
[별들?]
 
천신
천신
[수백 년을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별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었어. 그 별들을 보면 분명 우리의 삶이 바뀔 거라고 생각했어]
 
밀트
밀트
[그 정도로 아름다워?]
 
천신
천신
[정말 아름다워! 분명 밀트도 마음이 동할 거야. 그리고 지신도]
 
풍신
풍신
[지신도? 그렇다면 지신을 설득해야겠네]
 
뤼룽
뤼룽
[하지만 나는 지신을 본 적이 없어]
 
밀트
밀트
[역시. 실은 나도 본 적이 없어]
 
천신
천신
[하늘에서도 찾지 못했어]
 
밀트
밀트
[하늘에서도? 그럼 포기할 수밖에──]
 
풍신
풍신
[잠깐 기다려~, 그건 나한테 맡겨줘]
 
밀트
밀트
[그래, 확실히 바람이라면 온 세상을 다 보고 올 수 있겠네]
 
풍신
풍신
[바로 그거야. 내가 바로 풍신인걸. 온 세상 어디로든 순식간에 날아갈 수 있으니까. 하지만 조건이 있어]
 
천신
천신
[조건?]
 
풍신
풍신
[나도 함께 별들을 보러 가겠다는 거지]
 
천신
천신
[물론이지]
 
풍신
풍신
[좋았어! 온 세상을 단숨에~!]
 
 
휘오오오오...!
 
 
풍신이 태풍을 일으킨다.
 
뤼룽
뤼룽
[으아아아아아아!]
 
풍신
풍신
[어이쿠, 미안, 미안! 의욕이 넘쳐서 힘 조절이 안 됐네]
 
뤼룽
뤼룽
[조심해. 불길이 꺼지는 줄 알았잖아]
 
풍신
풍신
[와우~ 자, 이번에야말로!]
 
 
풍신은 상쾌한 바람이 되어 날아올라 사라진다.
 
밀트
밀트
[대단하네. 순식간에 사라졌어]
 
천신
천신
[게다가 저길 봐]
 
뤼룽
뤼룽
[꽃이 잔뜩 피어나기 시작했어]
 
천신
천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밀트
밀트
[풍신이 온 세상의 꽃 씨앗들을 가져온 거구나]
 
천신
천신
[대단해. 온 세상을 이어줄 수 있다니...!]
 
 
휘오오오오...
 
풍신
풍신
[다녀왔어~!]
 
천신
천신
[저기! 네 이름을 정했어!]
 
풍신
풍신
[이름?]
 
천신
천신
[그래! 네 이름은 안슈리!]
 
안슈리
안슈리
[안슈리?]
 
천신
천신
[어때?]
 
안슈리
안슈리
[우와~! 귀여운 이름인데! 마음에 들었어! 안슈리! 난 안슈리야!]
 
 
휘이잉...!
 
뤼룽
뤼룽
[그만! 진정해! 추워!]
 
안슈리
안슈리
[뭐 어때, 쪼잔하네~]
 
뤼룽
뤼룽
[그래서 지신은 찾았어?]
 
안슈리
안슈리
[그게 말이야, 없었어]
 
 
[뭐?]
 
안슈리
안슈리
[온 세상 어디에도 없었어]
 
밀트
밀트
[역시 그렇구나...]
 
안슈리
안슈리
[역시?]
 
밀트
밀트
[생각해 봐. 천신은 천계, 나는 호수, 화신은 화산... 이렇듯 다들 있어야 할 곳에 있었어]
 
밀트
밀트
[그렇다면 지신은 이 땅... 아니, 이 별에 있는 게 아닐까...?]
 
천신
천신
[별...]
 
 
쿠구구구궁...!
 
 
[으아아아악!]
 
지신
지신
[그렇다. 어리석은 신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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