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0.5화 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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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자의 여행, 시작되다

여학생 A
이게 토호 예술극장...인가요.
여학생 B
역시 넓구나~.
여학생 A
넓고 높네요~.
여학생 B
넓고 높고... 긴장되는걸~.
여학생 A
맞아요, 긴장되네요.
여학생 B
무대장치는 얼마나 매달 예정이야?
여학생 A
몇 개가 좋을까요... 미술 담당하고 이야기해서 이것저것 정해야겠어요.
여학생 B
응응, 알겠어~.
마히루
아... [극페스] 연출부 사람들이네.
마히루
...시작되는구나.
마히루
이 분위기, 긴장감... 몸이 긴장돼서 두근거리지만... 정말 좋아...
마히루
드디어 시작되는구나, [극페스] 무대 만들기가――.
????
츠유자키~. 츠~유~자~키~.
마히루
어머, 누가 날 부르네. 네~~~!
마사이
아, 찾았다!
마사이
여기 있었구나, 츠유자키.
마히루
아, 마사이. 날 찾았니?
마사이
응, 이걸 건네주려고.
마히루
아... 그건...!
마사이
어디 보자~... 으흠. 이쪽이 [극페스] 각본, 제1고야.
마히루
일부러 가져와줬구나. 고마워!
마히루
우와... 무척 두껍고 묵직한걸.
마사이
시온을 비롯한 극페스 각본 팀 혼신의 작품이야~.
마히루
분명... 타로 카드를 테마로 한 희곡이었지?
마사이
그래. 타로 카드에 그려진 메이저 아르카나의 우화라 그랬던가?
마사이
그걸 의인화한 등장인물이 시간을 넘어서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서사시야.
마사이
...그렇다고는 해도 아직 제목은 미정인데다 앞으로 계속 바뀔 예정이지만 말이지.
마사이
하지만 제대로 정해진 것도 있어...
마사이
――츠유자키 마히루 씨.
마히루
아, 네.
마사이
엄정한 회의 결과... [극페스]에서의 츠유자키 씨의 캐스팅이 결정되었습니다.
마히루
! 가... 감사합니다!
마사이
츠유자키 씨의 배역은... 메이저 아르카나 중 하나인 [은자].
마히루
[은자]...
마사이
알고 있어?
마히루
분명 할아버지 카드였지, 속세를 떠난 현자...였던가?
마사이
오, 잘 아는구나.
마히루
중학교 때, 점술을 좋아하던 동급생한테 배웠어.
마히루
시간을 넘어선 서사시의 [은자]... 어떤 역할일까?
마사이
그건 각본을 읽은 뒤를 기대해줘.
마사이
아, 그리고――
마사이
아직 네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됐는지 다른 사람한테는 말하지 말아줬으면 해.
마히루
응? 어째서?
마사이
시온을 포함한 각본팀하고도 이야기를 했는데... 누가 어느 배역인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첫 대본 연습을 하고 싶어.
마사이
상대를 알고 있기에 할 수 있는 연기가 아니라, 처음 부딪힘으로써 나오는 반응을 보고 싶다...고 하면 될까?
마사이
예상외의 에튀드가 일으키는 상상하지 못한 화학반응... 그게 각본을 보다 훌륭하게, 그리고 자극적으로 바꾸어 나갈 거야...
마사이
세이쇼 음악학교뿐만 아니라, 수많은 학교들이 한 곳에 모이는 [극페스]라는 무대이기에 더더욱...
마사이
그런 무대를 만들어가고 싶어.
마히루
...예상외의 에튀드가 각본을 상상하지 못한 형태로 바꾸어 나간다...
마히루
그거 좋네. 정말 괜찮은 것 같아.
마히루
우리의 세이쇼제와는 다른 [극페스]만의 무대 만들기라는 느낌이라서.
마사이
그치~? 뭐, 조금 품이 들기는 하겠지만 이것 또한 무대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마히루
응, 알겠어. 무척 기대돼.
마히루
[은자]... 모처럼 배정된 역할인걸. 할아버지든 할머니든 최선을 다해 연기할게!
마히루
[그래, 분명 나는 사람들에 지쳐 속세를 떠난 자――]
마히루
[그래서 내 증언에는 의미도, 가치도 없다는 건가...?]
마히루
[처음부터 증인도, 변호도, 애시당초 '죄'조차 존재하지 않는 이 법정...]
마히루
[오로지 소녀를 벌하기 위해서만 반복되는 이 법정이야말로 가장 큰 죄로 더럽혀진 익살극이 아닌가?]
마히루
[그 죄를 내가―― '은자'가 고발하겠다!]
마히루
... ...후우...
마히루
['은자'가 고발하겠다]...라. 무척 무거운 대사야...
마히루
...[은자]. 메이저 아르카나 중 한 장이며 카드 번호는 [9].
마히루
정위치의 의미는 숨겨진 지식, 고독, 핵심, 사려.
마히루
역위치의 의미는 허실, 열등감, 혼돈, 어리석음...
마히루
[은자]의 등장은 희곡의 제3막. 무대는 법정. [은자]는 재판에 소환된 증인.
마히루
희곡의 화자인 [별의 소녀]가 길을 헤매다 도착한 어느 나라――
마히루
여행을 계속하려는 소녀와 [자신들과 다른 자는 죄인이다]라며 소녀를 구속하는 국가.
마히루
법정에서 부딪히는 자유와 압력. 결론을 정해 두고 몇 번이고 반복되는 익살극 같은 재판.
마히루
하지만 [은자]의... 내 한마디가 반복되는 재판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돼.
마히루
속세를 떠난 사람이기에 알 수 있었던 세상의 문제점. 벗겨지는 재판원들의 가면과 밝혀지는 진심...
마히루
...어렵고 중요한 역할이구나~. 물론 중요하지 않은 역할이라는 건 없지만...
마히루
마사이나 연출부 친구들은 왜 내게 이 역할을...?
후타바
으음~, 타로 책, 타로 책은...
후타바
응? 마히루잖아.
마히루
응...? 아, 후타바.더보기
......
심사숙고한 결과

후타바
괜찮아, 마히루? 엄청 어두운 얼굴인데...
마히루
아... 그래?
마히루
하지만... 그러는 후타바도 어쩐지 안색이 안 좋은걸...?
후타바
아아... 맞아. 아까 이걸 받았는데 말이지...
마히루
아... [극페스] 대본.
후타바
그래. 캐스팅됐어, [극페스]에. 그런데 말이지...
후타바
기쁘단 말이지? 엄~청 기쁜데... 하지만...!
마히루
[연기한 적 없는 역할이라 어떡해야 될지 모르겠어]?
후타바
그, 그래! 그거야!
후타바
전에 신부 역할을 연기했을 때에도 엄청 어려워서 혼났는데...
후타바
이번 [극페스] 역할은 한층 더 어려워... 아니, 그보다는 감이 안 잡힌달까...
후타바
들어봐, 내 역할은 타로의――
마히루
아~, 안돼안돼안돼! 마사이한테 들었잖아!? 대본 연습 때까지는 다른 사람에게 역할에 대해 말하면 안 된다고!
후타바
아, 큰일날 뻔했네. 그랬지!
마히루
...후타바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구나...
후타바
[후타바도]라니, 마히루도!?
마히루
응. 그래서 계속 도서관에서 조사하면서 어떡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어.
후타바
그렇군... 마히루도 그랬단 말이지...
후타바
나도 말야, 카오루코한테 상담하면 서로 금방 들킬 것 같아서...
마히루
응... 나도 카렌이나 히카리한테 무심코 말해 버릴 것 같아서...
후타바
이거 참 큰일이네~...
마히루
어쩌면 좋지...
후타바
저, 저기.
마히루
응?
후타바
역할 이름은 말해선 된다는 건 어떤 역할인지 말하지 않으면 된다는 거잖아?
마히루
어, 그건 그렇지만... 그렇게 할 수 있어?
후타바
안 될까...
마히루
...응, 해볼까?
후타바
뭐?
마히루
이대로 고민해도 답은 나오지 않아... 무작정 해 보면 어떻게든 힌트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후타바
맞아.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배정받은 이상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마히루
응, 그럼 해보자!
후타바
좋아!
후타바
으음~, 내 역할...이랄까, 내 아르카나는...
후타바
뭐랄까... [개념]? 그, 형태가 아니랄까, 음...
마히루
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 타로 카드는 그런 게 많잖아.
후타바
그렇지~.
후타바
음... 정위치였나? 그쪽은 그럴싸한 것들을 말하지만...
후타바
역위치는 뭐랄까, 시시한 느낌...?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데 멋이 없는... 그런 느낌이야.
마히루
응응. 정위치하고 역위치는 전부 그런 느낌이지.
마히루
내 아르카나는...
마히루
사람인데... 일이나 직책 같은 게 아니라 [상태]?
후타바
아~, 뭔가, 그렇구나. 말하려는 게 뭔지는 알겠어.
마히루
정위치는... 조금 신비스러운? 그런 느낌이 나는데...
마히루
역위치는... 약점이랄까, 별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싶지 않달까... 그런 부분이 보이는 느낌이야.
마히루
뭐라고 해야 할까... 똑떨어지진 않지만 그런 느낌이야.
후타바
그렇구나~. 하지만 말야.
후타바
뭐랄까, 그런 느낌을 포함해서... 난 마히루답다는 느낌이 들었어.
마히루
앗, 그래?
마히루
나도 후타바의 이야기를 듣고... 멋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후타바다운 아르카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후타바
아니, 난 귀엽다고는 한 마디도... 응?
후타바
내 아르카나는... 나답다고?
마히루
응응. 아...
마히루
내 아르카나도 나답다고...?
후타바
그, 그래.
마히루
신기하네.
마히루
역할 이름을 말하지 않았는데도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역할에 대해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후타바
응.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고 객관적으로 설명을 들어서... 역할의 윤곽이 보이게 된 것 같아.
후타바
그랬더니 그게... 우리와 닮았어...
마히루
어쩌면...
마히루
연출팀이 역할 이름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한 건...
마히루
누군가에게 쉽게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역할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심사숙고하게 돼...
후타바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역할을 세세하게 분석해서... 자기 안에서 답을 찾고자 하기... 때문이니까?
마히루
그렇다면...
마히루
아메미야네 [극페스] 연출팀은... 그걸 내다보고 우리에게 이 역할을...?
후타바
...이거 참 책임이 막중한걸.
후타바
마사이네는 우리라면 이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캐스팅을 했을 테니까.
마히루
응... 그렇지.
후타바
어지간히도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군, 하여간.
마히루
하지만 보람이 있겠어.
마히루
이 역할이 내게 온 이상... 연기하는 게 분명 운명이라고 생각하니까.
후타바
그래. 우선은 각본을 잘 읽고 지식과 창조력을 총동원해서...
마히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후타바
땡큐, 마히루.
마히루
응?
후타바
마히루와 이야기를 해서 대충 감이 왔어. 이 희곡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마히루
응, 나도.
후타바
서로 힘내자!
마히루
응!
마히루
......
마히루
어려운 역할이지만...
마히루
분명 나라면 연기할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하고 역할을 배정해 준 거야.
마히루
해보자. 각본을 잘 읽고 지식과 창조력을 총동원해서...
마히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마히루
[은자]의 아르카나. 법정에 서게 된 속세를 떠난 사람――그게 내 역할.
마히루
우선은... 그래, 속세를 떠난 사람이 되어 보자!
마히루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혼자서 역할에 대해――!
마히루
아, 그건... 카렌하고 히카리... 모두와의 관계도 끊는다...는 말이네.
마히루
그럼 일단 히카리의 청소를 돕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자!
마히루
......
마히루
............
마히루
으으, 어렵겠는걸~!
마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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