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방황하는 소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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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희곡【A】(가제)]――.
엘
그것은 과거에 존재했던 여러 이야기들에 대한 사랑으로 흘러넘치며, 항구적으로 전해질 [영원한 희곡]――.
엘
하지만 이 희곡은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엘
넘쳐나는 창작 의욕을 가졌지만, 장대한 희곡을 써낼 수 있는 힘은―― 어린 그녀에게는 아직 없어.
엘
그래서... 쏟아부어야만 해. [희곡【A】]를 완성시키기 위해――.
엘
미래에서 이 희곡을 써내는 [그녀]에게, 미래에 닿는 연료로서,
엘
무대소녀가 내뿜는 뜨겁고 강렬한 반짝임을――.
엘
[희곡【A】(가제)]. 그것은 무대소녀의 삶을 테마로 한 희곡.
엘
흘러넘치는 반짝임으로 보는 이를 매료시키고 무대에 설 때마다 되살아나며 반짝임을 계속 뿜어낸다.
엘
무대에 살고 무대에서 생명을 얻는 존재... 무대소녀.
엘
[형태 없는 희곡], [미지의 주역]을 목표로 삼아...
엘
노래하고 춤추며 쟁탈한다. 무대소녀들의 레뷰가 개막한다.
엘
감동적인 연극을 당신에게.
엘
[희곡【A】(가제)]. 그 희곡에...
엘
정식 제목은―― 아직은 없어.아르카나 아르카디아
제2막 [방황하는 소녀들]

시오리
[아하하하하하하핫!]
시오리
[무력하기 짝이 없어... 그런데도 사력을 다하지 않는 어리석은 원숭이놈들!]
시오리
[아무리 떼를 짓더라도 날 막을 수는 없단 말이야!]
시오리
[무지한데다 부끄러움도 모르는 쓸모없는 목숨, 원통하게 스러지도록 해!]
마사이
전차에 유린당하는 거리. 도망치려고 우왕좌왕하는 연인들.
클로딘
[아아... 저것이 형태를 지닌 폭력. 전쟁이라는 이름을 가진, 용서받은 검은 짐승――]
클로딘
[이렇게 우리들은 다시 갈라놓아지고 마는구나]
클로딘
[어느 나라에서든, 어느 시대에든... 우리 연인들은 항상――]
마사이
그 모습을 천상의 틈새로 바라보는 이치들.
카렌
[...모래시계가 움직이고, 시간이 흐른다]
카렌
[실험에는 만족하는가? 내 벗이여...]
카렌
[이것이 자네가 인류에게 과학이라는 이름의 무기를 쥐어준 결과일세... 【힘】이여]
후타바
[결과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후타바
[인간이 지혜의 열매를 먹고 【신비의 낙원】에서 추방당한 그때부터――] 
후타바
[빠르던 늦던, 그들은 불과 철과 폭력을 손에 넣고 서로를 죽일 운명이었던 거다...【운명의 수레바퀴】여]
카렌
[결과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 그것이 운명이란 말인가――]
마사이
피난민들이 도망쳐 들어온 교회. 하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교황.
미치루
[오오, 들린다... 천상의 이치가 삐걱이는 소리가... 인간이 아닌 자가 탄식하는 소리가...]
미치루
[그래, 지혜라는 이름의 힘을 얻은 것이 인간의 잘못, 인간의 죄의 시작이었던 게야...]
미치루
[지금이야말로 신의 가르침... 그 원점으로 되돌아가야 해]
미치루
[이웃을 사랑하고 아픔을 나눌 수 있다면 인간은 서로 상처를 주는 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미치루
[그렇다면 인간은 구원받고 낙원으로 가는 길이 열리겠지...]
후미
[헤헷... 뭘 이제 와서]
미치루
[윽!?]
후미
[이제 와서 사제가 신의 섭리를 설파해 본들 대체 누가 들어주겠습니까?]
후미
[전쟁이 시작된 그때, 제일 먼저 속세를 버리고 교회로 도망친 당신의 말을. 그렇죠, 교황 예하]
미치루
[닥쳐라, 아무것도 모르는 종놈이]
후미
[어이쿠, 아무것도 모르는 건 어느 쪽일까요?]
후미
[우리 마을을 부수며 돌아다니는 저 추악한 쇳덩어리... 【전차】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만...]
후미
[저게 바로 우리가 바란―― 【구원】입니다]
후미
[원시를 파괴하고 발전을 추구하며 제한 없는 향락을 추구한 우리 앞에 나타난――]
후미
[...욕망의 종착점]
미치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네놈 따위가 인간에 대해 뭘 안다는 거냐!]
후미
[사람들에게 【절제】를 설파해 왔기에 알 수 있었지요. 인간의 한계를 말이죠]
후미
[결국 인간은 서로 나누거나 할 수 없습니다. 쟁탈로만 충족될 수 있는 겁니다]
후미
[그러니 더 이상 이 일로 당신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질 겁니다]
후미
[저 그림도, 저 조각도, 저 순금 지팡이도... 모두 불타서 재가 될 테니까요]
미치루
[......!]
미치루
[...놔둘까 보냐... 내가 평생을 바쳐 모은 수많은 보물들을...]
미치루
[저런 괴물이 재로 만들게 놔둘까 보냐!]
마사이
교회 문을 돌파하는 전차.
시오리
[찾았다~! 이런 데 숨어있었군!]
미치루
[추악한 쇳덩어리 괴물이여, 신의 위광 아래 사라져라! 신의 계율 아래에서 그대들의 무법 행위는 심판을 받으리라!]
시오리
[풋... 아하하하하하!]
시오리
[좋아, 좋아! 그 오만한 태도!]
시오리
[...그럼 그 법과 계율이란 걸로 날 막아보시지!]
후미
[...보인다. 난 보인다고. 【전차】에 올라탄 【사신】의 모습이...]
마사이
전차 위에 나타나는 사신.
타마오
[......]
후미
[...훗... 다정한 눈을 하고 있군, 사신이란 녀석은]
후미
[후회로 가득한 내 인생을 여기서 끝내 주는 거냐... 그럼 마치 【천사】같잖아...]
마사이
전차의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이는 교회.
마사이
그 모습을 밤하늘에서 바라보는 [달].
아루루
......
아루루
......
미소라
――아루루!
아루루
――! 죄, 죄송해요!
아루루
다...[달빛은 사람을 광기에 사로잡히게 한다고 하지]
아루루
[나는 이렇게 비추는 것밖에 할 수 없어. 황혼의 세계에 소용돌이치는 공포, 붉게 물드는 대지를...]
아루루
[여기서 볼 수밖에... 여기서 기다릴 수밖에...]
마사이
좋아~, 거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더보기
으으?
하키앵앵...?

시오리
하아... 하아...
아키라
미치루, 시오리. 연습이었지만 둘 다 마음이 담긴 좋은 연기였다.
미치루
후훗, 고마워.
미치루
아키라 말대로 정말 잘했어, 시오리. 수고했어!
시오리
유키시로 선배... 미치루 선배... 으... 으으...
시오리
으아아아앙~~~~!
미치루
시오리!?
아키라
무슨 일이지!? 미치루, 뭔가 했어?
시오리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시오리
그... 그런 연기는 처음이어서... 잘 하고 있는 건지 걱정돼서...!
아키라
그런 연기?
아키라
[아하하하하하하핫! 무력하기 짝이 없어... 그런데도 사력을 다하지 않는 어리석은 원숭이놈들!]
아키라
――이라고 한 그거 말인가?
미치루
[무지한데다 부끄러움도 모르는 쓸모없는 목숨, 원통하게 스러지도록 해!]
미치루
――라고 한 그거?
시오리
정말, 그거 맞아요~!
마사이
하지만~, 꽤 괜찮지 않았어? 유메오지.
시오리
마사이 선배... 정말인가요?
아키라
각본에 나오는 [전차]의 캐릭터성이 꽤나 바뀌었더군.
마사이
그래, 맞아. 시온의 아이디어야. 그치?
아메미야
응. 유메오지의... 아, 동생 쪽 말인데.
아메미야
선은 가늘지만 심지는 굳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아메미야
그걸 뒤집으면 보다 캐릭터성이 살아날 거라고 생각했어.
아키라
음, 좋은 판단이다. 뭐라고 하더라...
미치루
괴성파 캐릭터?
아키라
그래, 시오리의 괴성파 캐릭터 같은 건 나도 처음 봤으니까 말이지.
시오리
아아아아아아! 더 이상 말하지 말아주세요~~~!
아키라
부끄러워할 것 없다.
아키라
무대는 뛰어난 이들이 모이면 재미있어지고, 그에 맞춰서 주위의 레벨도 올라가지.
아키라
시오리의 숨겨진 매력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각본. 시오리 본래의 힘을 끌어낸 미치루와 다른 합동 공연자들.
아키라
그리고 시오리, 너는 그 요구에 멋지게 부응했다. 가슴을 펴도록 해.
시오리
유키시로 선배...
미치루
뭐... 시오리의 실력을 끌어낸 건 미치루뿐만이 아니지만 말야.
아키라
...유메오지 후미인가.
시오리
......!
미치루
더 차분한 느낌으로 [교황]을 연기할 작정이었는데...
미치루
연기에 영향을 받아서 흐름을 잘 탔다는 느낌이야.
아키라
그 자리를 지배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아키라
확실히 그랬다. 마지막의 토모에와 후미, 둘의 연기...
아키라
토모에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에게 시선이 못박혔다.
미치루
그래... [사신]이 나타난 그 순간에만 [절제]는 자신의 존재감을 지웠지.
미치루
타마오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말야.
미치루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후미가 했던 그 연기...
미치루
죽음을 앞둔 체념과 원통함, 구원받은 기쁨... 그런 연기가 가능하다니.
아키라
토모에가 이끌어낸 것이겠지. 후미에게서.
시오리
아...
아키라
후후... 꽤 하는군, 그 둘.
아키라
역시 무대는 뛰어난 이들이 모이면 재미있어져... 우리도 질 수는 없지...!
미치루
그래그래, 그렇게 말할 줄 알았지. 아키라도 무대 바보 대폭발이네.
시오리
......
시오리
(...언니...)
시오리
(대본 연습이 시작되기 전에는 토모에 선배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시오리
(막상 대본 연습이 시작되니 엄청나게... 호흡이 잘 맞았어)
시오리
(날카로워서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였는데...)
시오리
(무대 위에서는 엄격한데도 어딘가... 어딘가 다정하고...)
시오리
(토모에 선배를 보는 언니의 그런 눈, 그런 얼굴... 처음 봤어)
시오리
(그런 언니는... 처음 봤어)
마사이
그럼, 오늘도 대본 읽기에 참가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마사이
오늘 본 여러분의 연기를 바탕으로 다시 각본을 수정해 올게요!
아메미야
......
마사이
그치? 시온.
아메미야
...... 응? 아... 그래.
마사이
그럼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일동
수고하셨습니다~!
카렌
하아~~~~, 연기해냈어~~!
클로딘
고생했어, 카렌. 꽤 좋아졌던걸, [운명의 수레바퀴].
카렌
초고 때는 애매모호해서 뭘 어떻게 연기해야 좋을지 몰랐는데...
카렌
이번 제2고는 꽤, 뭐랄까... [역할]! 이라는 느낌이 나서 연기하기 쉬웠어.
후타바
그래, 맞아! 지난번 대본 연습에서 낸 의견을 아메미야네가 각본에 잘 반영해 준 거야.
후타바
내가 맡은 [힘]도 사자 모티브가 추가돼서 훨씬 알기 쉬워졌어!
클로딘
맞아. 내가 맡은 [연인]도 이번에는 차례가 바뀌었고... 역할도 뚜렷해졌어.
후타바
지난번 원고처럼 텐도나 유키시로, 코쵸와의 연기도 보고 싶었는데!
클로딘
뭐, 다음 원고에서 어떻게 바뀔지 기대되네.
클로딘
각본, 어떻게 바뀌려나... 타마오랑 후미, 둘의 그런 연기를 보았으니.
카렌
......! 응, 그러게.
카렌
나도 더 힘내야겠다고... 불이 붙은 느낌이야!
후타바
정말 절도있는 연기를 하는구나. 린메이칸 녀석들...
카오루코
...그렇게 신경쓰인다면 린메이칸으로 가세요.
후타바
뭐!? 그런 말은 안 했잖아!?
후타바
난 그냥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고.
카오루코
흥. 그런가요? 이 바람둥이가.
클로딘
바람둥이!?
카렌
뭐!? 응!? 후타바, 바람 피웠어?
후타바
피우긴 무슨! 무슨 소리야, 대체!
카오루코
후타바, 토모에 타마오를 뒷자석에 태웠죠.
후타바
!? 어, 어째서 그걸!?
카오루코
거봐요, 역시나.
카렌
바람 피웠구나!
후타바
안 피웠어! 안 피웠지만, 어떻게 안 거야!
카오루코
야마가미류 향도의 비전을 전수받은 코를 얕보지 마세요.
후타바
무슨 경찰견도 아니고, 정말...
후타바
네네, 확실히 바이크에는 태웠지만 바람 피운 건 아니거든.
후타바
녀석들은 녀석들. 우리는 우리.
후타바
난 파란 도깨비로서 노력할 뿐이야. 여태까지처럼.
클로딘
파란 도깨비?
후타바
뭐, 이쪽 얘기야.
카오루코
파란 도깨비?
후타바
너, 기억 안 나!?
카렌
아하하핫, 다행이야, 바람 피운 게 아니라서. 역시 후타바와 카오루코는 사이 좋은 게 제일이지!
카렌
사이 좋은 게...
클로딘
? 왜 그래, 카렌.
카렌
응... 조금 신경쓰여서. 아루루가 말야.
클로딘
아루루가? 아...!
클로딘
확실히 뭔가 상태가 이상했지, 그 아이.
카렌
아루루도 그렇지만... 프론티어 모두가 그랬달까.
카렌
프론티어 친구들이 모두, 뭐랄까, 항상 이렇게... [하키앵앵]한 느낌인데...
클로딘
혹시... [화기애애] 말하는 거야...?
카렌
그래, 그거.
카렌
그런데 오늘은 어쩐지... 딱딱한? 팽팽한? 그런 느낌이라...
카오루코
뭐, 무슨 일이 있었나 보죠. 우리가 모르는 데서 무슨 일이.
카오루코
그렇지만... [극페스] 무대는 전장이에요. 하나하나 신경쓸 여유는 없어요.
카오루코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 우리는 우리잖아요?
카렌
카오루코... 응, 그래!
카렌
[극페스]는 전장... 난 내 [운명의 수레바퀴] 연기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해!더보기
이튿날 아침

카렌
흐아암...
카렌
[극페스] 대본 연습으로 흥분하는 바람에 어제는 잠을 잘 못 잤는데...
카렌
오늘은 레슨실 문단속 당번이니 빨리 일어나야지...
카렌
아직 다들 자고 있으니까 살금살금... 얍.
카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카렌
하아... 하아...
카렌
좋아, 학교에 1등으로 도착! 바로 열쇠를――
카렌
――어, 어라라!?
카렌
아루루!?
아루루
...응...?
아루루
아... 카렌이구나...
카렌
무, 무, 무슨 일이야!? 이런 데서!?
아루루
아하하... 안녕~.
카렌
응, 안녕. ――이 아니잖아!
카렌
이런 데 앉아있으면 감기 걸리잖아!?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아루루
언제부터일까... 모르겠어.
카렌
모르겠다니...
카렌
어쩌지, 히카리... 아니, 아마 아직 자고 있겠지!
카렌
어쩌지, 마히루를 불러올까!?
아루루
...아니.
카렌
바나나한테 구운 바나나를 만들어달라고 할까!?
아루루
...아니.
카렌
아루루... ...
카렌
혹시... 무슨 일 있었어? 프론티어 친구들하고...
아루루
......!
아루루
으...
카렌
...아루루?
아루루
으...으으... 으아아아아아아앙!
카렌
!?
라라핀
[내가 모두를 "미지의 주역"으로 만들어 보이겠어]――.
츠카사
우리가 기뻐할 거라고 생각해...?
미소라
너... [언제까지 그런 곳에 있을 거야]?
미소라
지금의 아루루라면 같은 무대에는 설 수 없어.
라라핀
굶주리며, 갈구하며, 서로 빼앗는다... 그게 무대소녀라는 존재잖아?
라라핀
그렇다면... 언제까지고 사이 좋은 패밀리로 지낼 수는 없어.
츠카사
그 어떤 무대라도 주역은 오직 1명. 누군가가 주역으로 서 있다면...
츠카사
무대에서 내려오든가... 주역을 빼앗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해.
시즈하
다 함께 만드는, 가장 해피한 무대 같은 건 환상... 아련하고 덧없는 하룻밤의 꿈...
시즈하
우리는 동료이자―― 라이벌이야. [미지의 주역]을 걸고 싸우는 라이벌.
시즈하
그러니까―― [황야의 해적단]은 해산이야.
카렌
...그랬구나.
카렌
그런 일이 있었구나, 프론티어 친구들하고.
아루루
...미안, 카렌. 갑자기 말도 없이 와서.
카렌
괜찮아. 문단속 당번, 히카리하고 바꿨으니까.
아루루
대본 연습 뒤에...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서... 아무데도 갈 데가 없어서...
아루루
정신을 차려 보니 여기 와 있었어.
아루루
카렌이라면... 어떻게든 해 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카렌
아루루...
카렌
......
아루루
난 말야...
아루루
프론티어 친구들이 정말 좋아.
카렌
아...
아루루
그날, 미소라와 만나고 무대와 만났어.
아루루
태어났을 때부터 외톨이였던 내가... 무대를 통해 만날 수 있었던 거야.
아루루
――[가족]과.
카렌
가족...
아루루
무대가 날 가족과... 세상과 이어줬어.
아루루
아무것도 아니었던 내가... 세상과 이어질 수 있었어. 무대 덕분에!
아루루
겨우 찾아낸 가족인걸.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아루루
모두의 슬픔을 없애버리고, 모두의 좋은 부분을 금세 찾아낼 수 있는걸!
아루루
무대에는 나와 가족과 세상이 있어.
아루루
있어! 있단 말이야!
카렌
아루루...
아루루
나, 뭐든 할 수 있어.
아루루
괴로운 일이라도, 힘든 일이라도, 가족의 미소를 볼 수 있다면...
아루루
모두 함께 무대를 만들 수 있다면... 하지만...
아루루
모두에게... 가족에게 거절당한다면... 더 이상 무대는 만들 수 없어.
아루루
원래의, 아무것도 아닌 나로... 되돌아가.
카렌
......!
아루루
난 말야...
아루루
프론티어 친구들이 정말 좋아.
아루루
모두가 있으니까 무대에 설 수 있는 거야.
아루루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야. 다투기 위해서가 아니야. 서로 빼앗기 위해서가... 아니야.
아루루
나... 더 이상 [극페스] 같은 데는 나가고 싶지 않아...
아루루
나... 더 이상 무대에 설 수 없어...
아루루
으... 으으... 으아아아아... 앙...!
카렌
아루루...
카렌
아...
카렌
그렇구나... 알겠어.
카렌
모르겠지만, 알겠어.
카렌
아루루에게 있어 프론티어 친구들은 [반짝임]이구나.
카렌
아루루는... 잃어버리고 말았구나, [반짝임]을.
카렌
...[운명의 무대]를.
아루루
응...?
카렌
......
카렌
...아루루,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카렌
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아루루
뭐...?
카렌
자기가 직접 찾으러 가야 해.
카렌
아루루가 잃어버린 것을... 아루루의 [운명의 무대]로.
아루루
내... [운명의 무대]?
아루루
...없어, 없단 말이야. 그런 건...
아루루
내 무대는 모두가 없으면 시작되지 않아.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루루
[운명의 무대] 같은 게 어디 있어!?
아루루
내가 반짝임을 잃어버렸다고? 어떻게 그런 걸 아는 거야!?
카렌
알아.
카렌
...나도 잃어버렸으니까.
아루루
뭐...
카렌
나도 반짝임을 잃어버리고 무대에 서는 이유를 잃었지만...
카렌
[운명의 무대]에 뛰어들어서... 찾아냈어.
아루루
......!
카렌
무대소녀가 잃어버린 것은 무대 위에서밖에 찾을 수 없어.
카렌
그러니까... 아루루도.
아루루
카렌...
카렌
기다릴게, 아루루. 다 같이, [희곡【A】] 무대에서.
아루루
뭐...?
카렌
왜냐면, 그때 말했잖아.
카렌
[무대소녀 여러분... 레뷰에 참가하시겠습니까?]
카렌
[물론!]이라고, 나랑 같이!
카렌
["희곡【A】"! 그거, 엄청 재미있을 것 같아!]라며 누구보다도 먼저.
카렌
그때의 아루루... 올곧은 눈을 하고 있었어.
카렌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제멋대로이고 욕심쟁이인데다 자기 멋대로인――
카렌
무대소녀의 눈을.
카렌
그러니까――
카렌
무대에서 기다릴게.
아루루
카렌...더보기
레뷰, 개막합니다.
서로 빼앗아 봅시다.

엘
레뷰...
엘
그것은 노래와 춤이 자아내는 매혹의 무대.
앤드류
가장 반짝이는 레뷰를 선보이고 소녀의 마음에 불을 지핀 분에게는...
엘
――[미지의 주역]으로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카렌
별빛으로 가득한 스테이지에 가련하게 피는 사랑의 꽃
카렌
다시 태어난 나를 두르고 반짝이는 무대로 뛰어들어 등장
카렌
99기생 아이조 카렌 모두를 스타라이트 하겠습니다!
후타바
그날 나는 찾고 말았지 꽃 휘날리는 무대의 2인 연극
후타바
여기부터는 누구도 들어올 수 없어 베어버리며 나아가는 외길!
후타바
99기생 이스루기 후타바 정신 바짝 차리고 달리겠습니다!
후타바
카렌...!
카렌
후타바...
엘
시간을 넘어선 [영원한 희곡]...
앤드류
[미지의 주역] 자리를 걸고――
엘
노래하고,
앤드류
춤추며――
후타바
좋아! 간다, 카렌!
카렌
하아아아압!
카렌
으윽!
후타바
이야아아압!
카렌
으앗!
후타바
왜 그러는 거야! 이쪽은 처음부터 톱 기어라고!
카렌
큭... 하아아아압!
후타바
어설퍼!
카렌
으악!!
후타바
미안하지만... 난 여기 멈춰있을 수는 없어.
후타바
이 길에 뛰어드는 녀석은... 노 브레이크로 날려버리겠어!
카렌
이... 길?
후타바
그래, 이 길이다.
후타바
[영원한 희곡]... [미지의 주역]... 내겐 뜬구름 잡는 것만 같은 거창한 이야기지만...
후타바
...후훗...
후타바
후후훗.... 아하하하하!
후타바
아~~~, 보고 싶어~!!
카렌
!?
후타바
보고 싶어. 영원히 전해지는 [미지의 주역]이란 걸...
후타바
그 녀석이 되는 걸, 가장 가까이서!
카렌
뭐...
후타바
아니야... 아니라고.
후타바
토모에가 선전포고를 한 뒤로 그 녀석은.
후타바
여태까지의 그 녀석이 진심이 아니었던 건 아니야. 하지만...
후타바
지금의 그 녀석은...!
카렌
큭!
후타바
자신에게 도전해오는 것을... 냉혹하고 우아하게, 철저할 정도로 박살내지.
후타바
화려하게 춤추며, 무대에서―― 벤다.
후타바
그게... 그 녀석의 본성.
후타바
...기쁜데. 등골이 오싹해질 것 같은 녀석의 그 눈을 다시 볼 수 있어서.
후타바
[사신]이 [악마]에게 불을 붙였어.
후타바
지금의 그 녀석은... 진심이야!
카렌
큭...!
후타바
그래서... 결심했어!
후타바
그 녀석이[미지의 주역]이 되는 걸, 가장 가까이서 끝까지 볼 거야.
후타바
녀석에게는 비밀이야.
후타바
그 녀석은 냄새를 잘 맡으니까 말야. [쓸데없는 짓 하지 마세요!]라고 말할 게 뻔해.
후타바
하지만... 내 무대는 카오루코와 함께하지 않는다면 시작되지 않아.
후타바
그 녀석이 나아가는 이 길을, 내가 앞장서서 열어나가겠어.
후타바
우리가 가는 길을 막는 녀석은――
후타바
이 파란 도깨비가 날려버리겠어!
카렌
으아아아아아앗!
엘
시작됐어... 시작됐어, 앤드류.
엘
언니들의 무대가... 다시.
엘
아름다운데도... 어쩐지 무섭고 섬뜩해...
엘
무서운데도... 눈을 뗄 수 없어...
엘
앤드류... 써야겠어, 이야기를.더보기

후타바
자, 길을 열어! 파란 도깨비 님 나가신다!
후타바
이야아아아압!
후타바
!? 받아내다니!?
카렌
길...
카렌
그래... 길이구나!
후타바
으악!
카렌
...논논이야...
후타바
!?
카렌
...용서 못 해.
카렌
이 무대에 서지 않는다니... 절대로 용서 못 해.
후타바
뭐라고?
아루루
과거에 존재했던 여러 이야기들에 대한 사랑으로 흘러넘치며, 항구적으로 전해질 영원한 이야기―― [희곡【A】]!
아루루
그거, 엄청 재미있을 것 같아!
카렌
그때 느꼈어... 그 아이의 올곧은 눈을.
카렌
그 아이의 제멋대로인 점. 그 아이의 욕심.
카렌
그 아이의 반짝임――.
카렌
느꼈어. 그 아이와 함께라면...
카렌
완전히 새롭고 아무도 본 적 없는 무대에 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카렌
연기한 적 없는 자신을 연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카렌
그래서... 용서하지 못했던 거야.
카렌
새로운 예감을 기대하게 만들고서... 새로운 운명을 느끼게 하고서...
카렌
이 무대를 버리려 하다니...
카렌
절대 용서 못 해!
후타바
크윽!?
카렌
무대소녀가 잃어버린 것은 무대 위에서밖에 찾을 수 없어.
카렌
그러니 스스로 일어서서 찾으러 와.
카렌
무대로 이어지는 이 길은...
카렌
내가 비춰줄 테니까!!
후타바
윽...! 뭐, 뭐야 이건...!
후타바
여태까지의 카렌과 다른데!?
카렌
...무대에서 기다릴게.
카렌
새로운 무대를 만들기 위해!
카렌
미지의 자신을 연기하기 위해!
카렌
언젠가 그 아이와 싸우기 위해――!!
엘
[나는 도저히 널 도울 수 없어...]
엘
[그러니 자기 발로 여기에 오도록 해...]
엘
[언젠가 나와 싸우기 위해...]
엘
하아... 하아... 뭐지? 뭐지, 이 대사는...
엘
어쩐지... 무척... 제멋대로야...
후타바
미안하게 됐지만! 이 길은 절대 양보할 수 없어!
후타바
[미지의 주역]이 되는 건 1명 뿐이니까!
카렌
그렇다면... 빼앗겠어!
후타바
해 보시지! 파란 도깨비에게서 빼앗을 수 있다면 말이지!
카렌
빼앗을 수 있어... 난...
카렌
무대소녀니까.
카렌
그 아이와 이 무대에서 연기하고 싶으니까――!!
카렌
포지션 제로!
후타바
――!!
카렌
이 길은――내가 받아가겠어.
카렌
이 길은―― 내가 비추겠어!
엘
...누군가를 위해 연기하는 무대.
엘
[가장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강한 마음을 능가하는 것은...
엘
[직접 싸우고 싶다]는 오만함...
앤드류
이게... 무대소녀드류.
엘
...이해해요.
엘
격렬하게 소용돌이치며 혼돈과 부딪히는 신념.
엘
――[신념과 혼돈의 레뷰]를 종료합니다.
엘
["계속 여기서 기다릴게...", 그녀는 푸른 별을 향해 그렇게 중얼거렸답니다]
엘
하아... 하아... 하아...
엘
어쩌지, 앤드류...
엘
가슴이 뜨거워...
엘
이야기를 쓰는 손이 멈추질 않아...!
엘
생겨나고 있어... [희곡【A】]의 새로운 페이지가...
앤드류
하지만 엘...
앤드류
엘은 아직 다섯 살이드류.
앤드류
이런 하이 페이스로... 괜찮겠드류?
엘
......더보기
[예를 표하네, 재상이여]


아키라(죽은 왕)
[그대 덕분에 짐은 다시 왕도로 돌아갈 수 있어]
아키라(죽은 왕)
[왕도에 돌아간 그때에는 이 왕관을 젊은 기사에게 맡기도록 하지. 그것이 짐이 왕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다]
아키라(죽은 왕)
[재상이여, 모든 일이 끝나면... 또 '천신의 언덕'에 멀리 나가보고 싶구나]
미치루(재상)
[...송구하오나 폐하. 그것은 이룰 수 없습니다]
아키라(죽은 왕)
[――뭐라고?]
미치루(재상)
[폐하... 저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아키라(죽은 왕)
[거짓말...이라고?]
미치루(재상)
[송구하오나... 폐하는 그 모반이 일어난 날――]
미치루(재상)
[젊은 기사의 검에 가슴을 꿰뚫려―― 돌아가셨습니다]
미치루
휴우... 이런 느낌이면 될까?
아키라
그래, 연습 상대를 해줘서 고맙다. 여기까지 하지.
미치루
네네~.
미치루
그런데 아키라, 갑자기 무슨 일이야? 갑자기 ['엘리시온' 연습을 하자]고 하다니.
미치루
지금 해야 할 일은 [극페스] 연습이라고 생각하는데.
아키라
[극페스]는 아직 각본이 시행 단계에 머물러 있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건 완성본이 나오고 나서 해도 늦지 않아.
아키라
그보다도... 시도해 보고 싶어졌다.
미치루
시도해? 뭘?
아키라
지난번 레슨실에서 본, 토모에와 후미의 연기...
아키라
[사신]과 [절제]의 연기에 나는 큰 자극을 받았다.
아키라
그래서 생각했지. [나도 연기해 보고 싶다]...고.
아키라
신뢰하는 무대소녀끼리 맞추는 절묘한 호흡. 시선에 담긴 정보와 감정...
미치루
그래서 [엘리시온]을?
아키라
그래.
아키라
실제로 연기해 보고 깨달았다.
아키라
진실을 들은 왕의 반응은 역시 적은 편이 나아.
아키라
대사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표정과 연기, 시선만 가지고 받은 충격과 당혹스러움을 표현한다.
아키라
이거라면... 보다 [왕]의 연기에 깊이를 더해줄 수 있어.
아키라
감사해야겠군. 자극을 준 토모에와 후미에게는 말이지.
미치루
그건 알겠는데...
미치루
미치루는 [극페스]에 집중하는 편이 지금은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해.
아키라
음? 어째서지.
미치루
영향을 받으니까.
미치루
아키라는 역할을 이해하고 파악하면 그 역할에 완전히 몰두할 수 있잖아.
미치루
그래서 [엘리시온]의 [왕] 연기에 너무 몰두하면 [극페스]에서 연기해야 할 [황제]가 영향을 받을 거야.
아키라
그렇지 않아.
미치루
그럴 거야. 미치루는 다 아는걸.
아키라
흠... 그런가.
아키라
자각하지는 못했지만... 어렵군.
미치루
하여간, 그런 걸로 괜찮겠어?
아키라
무슨 뜻이지?
미치루
못 따낼 텐데? [극페스]의... 포지션 제로.
아키라
[극페스]의 포지션 제로...
미치루
그래. 그 레슨실은 전장이니까 말이지.
아키라
확실히...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상대 연기에 잡아먹히고 말겠지.
아키라
하지만... [따내지 못한다]는 건 무슨 뜻이지?
아키라
무슨 꿍꿍이지, 미치루.
미치루
그건...
미치루
......
미치루
...응.
미치루
지난번 대본 연습을 보고 확신했어.
미치루
올해 [극페스]는... 여태까지와는 달라.
아키라
호오.
미치루
마야, 클로딘뿐만이 아니야.
미치루
카렌, 히카리, 나나... 시즈하, 츠카사.
미치루
타마오와... 후미.
미치루
최근 10년... 아니, [극페스] 사상 최고의 캐스트와 최강의 스태프가 모였어.
아키라
맞는 말이야.
아키라
무대 위에서 모두 자기가 가장 반짝이겠다고 벼르고 있어. 그야말로 군웅할거다.
아키라
실로 자극적이다. 배울 점도 많아.
미치루
배운다니... 그렇게 한가한 소리를 할 때야?
미치루
해치우는 거야, 아키라가.
아키라
뭐라고?
미치루
한자리에 나란히 선 무대소녀를 연기로 쓰러뜨리고, 가장 많이 반짝임을 내뿜는 게 누구인지 실력으로 증명하는 거야.
미치루
일본 최고의 학생 연극 제전인 [극페스]에서 [황제]의 위광을 보여주는 거라고.
미치루
아키라라면 분명 설 수 있어.
미치루
학생 연극의 정점에.
아키라
......더보기

아키라
뜻밖이군. 미치루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미치루
뜻밖이라고? 뜻밖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미치루
욕심이 나는 게 당연하잖아. 그렇게 대단한 사람들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는걸.
미치루
그 [극페스]에서... 시크펠트 음악학원의 [프라우 플라틴], 유키시로 아키라의 이름을 전국에 떨치면...
미치루
시크펠트를 졸업한 뒤에도... 하고 말이지.
아키라
...호오.
아키라
대단하군, 미치루는. 먼 훗날까지 바라보고 있었던 건가.
미치루
당연한 거 아냐? 이런 학교에 다니고 있다면.
미치루
무대소녀는 다들 무대에서 살아가기를 꿈꾸지.
미치루
[신국립 제1가극단]이나 [극단 절계]... 모두 프로 무대인이 되기를 꿈꾸고 있어.
미치루
약속했잖아. 아키라를 반드시 [프라우 플라틴]으로 만들어 보이겠다고.
아키라
그래.
미치루
그리고 그 꿈은 이루어졌어.
미치루
그렇다면 다음은... [프라우 플라틴] 너머에 있는 미래...
미치루
아키라를 영원히 전해지는 [미지의 주역]으로...
미치루
그렇게 생각하는 건... 당연한 거 아냐?
아키라
[영원한 희곡], [미지의 주역]...
아키라
미치루가 그런 말을 믿고 있었다니.
미치루
아키라는 안 믿어?
아키라
믿고말고!
아키라
과거에 존재했던 여러 이야기들에 대한 사랑으로 흘러넘치며, 항구적으로 전해질 [영원한 희곡]――.
아키라
가장 반짝이는 레뷰를 선보이고 소녀의 마음에 불을 지핀 자에게는―― [미지의 주역]으로의 길이 열린다.
아키라
그런 말을 듣고 분발하지 않는 무대소녀가 있을 리 없지.
미치루
응응, 그렇지.
아키라
확실히... 분발하게 돼.
아키라
텐도 마야, 사이조 클로딘, 아이조 카렌, 카구라 히카리...
아키라
코쵸 시즈하... 토모에 타마오, 그리고... 유메오지 후미.
아키라
모두가 자기의 존재를 주장하며 주역이 되고자 반짝임을 내뿜고 있다.
아키라
미치루가 말하는 대로... 올해 [극페스]는 당대 최고의 무대소녀들이 모인 학생 연극의 제전이 되겠지.
아키라
실로 자극적이고 흥미롭다. 하지만...
아키라
――그게 전부다.
미치루
응?
미치루
그... 그게 전부라고?
아키라
그래.
아키라
미치루는 방금 [갑자기 '엘리시온' 연습을]이라고 했는데...
아키라
내 전장은... 언제나 [엘리시온]에 있다. [극페스] 연습을 통해 새삼 그렇게 느꼈을 뿐이다.
아키라
물론 [극페스]를 소홀히 할 생각은 없다만.
미치루
소홀히 하고 있잖아! 생각해 봐, [극페스]라고?
미치루
학생 연극의 정점에 서는 무대라고!?
미치루
시크펠트 음악학원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단한 학교라고 생각해.
미치루
시크펠트 음악학원 안에서만 공연되는 [엘리시온]과 달리...
미치루
[극페스]는 TV나 인터넷에서도 중계돼.
미치루
규모와 관객 동원수, 주목도 모두 차원이 다르다고?
미치루
그 무대에서 주역을 따내는 것. 그건 정말 중요한 일이야!
아키라
미치루...
미치루
아키라를 [프라우 플라틴]으로 만들겠다는 꿈은 이뤘어. 하지만 언제까지고 옥좌에 앉아 있을 수는 없어.
미치루
그날을 위해서도 난 아키라를 더 높은 존재로 만들고 싶어.
미치루
시크펠트의 유키시로 아키라로 끝내고 싶지 않아.
미치루
아키라를 [시크펠트의 왕]에서... [연극계의 황제]로 만들고 싶어.
미치루
영원히 전해지는 주역으로...!
아키라
훗... 괜찮지 않나.
아키라
[엘리시온]으로 하얗게 불사르는 청춘, 실로 좋다!
미치루
좋긴 무슨, 바보! 무대 바보!
미치루
[극페스]라고!? 아키라의 이름을 연극계에 알릴 찬스라고!?
미치루
난 아키라를 [연극계의 황제]로... 영원히 전해지는 주역으로 만들고 싶어!
아키라
나는... 왕으로서의 사명을 다할 뿐이다.
아키라
꿈꾸는 것은... 과거의 다양한 [엘리시온]을 넘어서는 최고의 [엘리시온].
아키라
[프라우 플라틴]의 정점에 서는 최고, 최강의 [프라우 플라틴]이다.
아키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아무것도 필요 없다.
미치루
그런... 그런 건...!
아키라
그리고 말이지.
아키라
[영원히 전해지는 주역] 같은 것에 나는 의미를 느끼지 않아.
미치루
뭐...?
아키라
변하지 않는 것 따위는 없어.
아키라
끝을 향해가기에 아름답게 반짝이지. 죽어가기에 생명이 있는 지금... 크게 불타오른다.
아키라
내게 그것을 가르쳐준 것은 너희들... 네 명의 기사들이었잖나.
미치루
......!
아키라
모든 무대는 단 한 번뿐이다.
아키라
하지만 모든 무대에서 사람은 만나고 알게 되지.
아키라
세계의 광대함, 처음 보는 실력자. 자신의 한계와 위치, 꿈꿔야 할 정상을.
아키라
작년 [극페스]에서 텐도 마야와 만나고 나는 강적의 존재를 알게 됐다.
아키라
그리고 아르테미스를 연기한 그 무대에서...
아키라
아이조와 카구라, 깊은 인연으로 맺어진 둘이 내뿜는―― [두 주역의 반짝임]을 봤다.
아키라
그리고 이번 [극페스] 연습에서 본 토모에와 후미의 연기...
아키라
한 번의 무대에 거는 각오와, 다시 불타오르는 생명의 눈부심을 알았다.
아키라
모두 내가 얻은 귀중한 배움.
아키라
그리고 내가 얻은 모든 것은――
아키라
[엘리시온]으로 귀결된다.
미치루
아키라...
아키라
작다고 하든 좁다고 하든...
아키라
시크펠트 음악학원 대강당에서 공연되는 [엘리시온]이야말로...
아키라
내 생명 전부를 불태우기에 어울리는, 가장 크고 가장 반짝이는 무대.
아키라
하얗게 불사른다면... [엘리시온] 무대에서.
미치루
......!
아키라
아아... 그런가.
아키라
왕의 덧없음을 알기에―― 나는 [황제] 아르카나로 선택된 것일지도 모르겠군. 후훗.
미치루
...더 높은 곳을 꿈꾸지 않는 것.
미치루
그건 무대소녀로서 죽은 거 아니야?
아키라
더 높은 곳이 없을 정도로 높은 곳을 꿈꾸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미치루
정말로 [죽어가는 왕]이 될 생각이야?
아키라
물론 [극페스]에서 대충 할 생각은 없다. 최고의 [황제]를 보여주지.
아키라
하지만 내 안에는 항상 [엘리시온] 무대가 있다. 그 이후의 일 같은 건 전부 불태우고 나서 생각하면 돼.
아키라
미치루... [프라우 자피어]로서 나를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너도 같은 생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키라
맞고 말았나... [극페스]에 모인 실력자들의 반짝임을.
미치루
...그런 게 아니야.
미치루
난 그저...
미치루
그렇게 머리가 좋은 아키라가...
미치루
조금 싫을 뿐이야.
아키라
...미치루...더보기
![시오리([전차])](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sshbJ%2FbtsK74curDe%2FcTKDk3K8lh04GdRoHSNSJ0%2Fimg.png)
시오리([전차])
[찾았다~! 이런 데 숨어있었군!]![야치요([교황])](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ngYrC%2FbtsK9zhZwEx%2FI7IfMHb7h7kyyXkfvkTE7K%2Fimg.png)
야치요([교황])
[추악한 쇳덩어리 괴물이여, 신의 위광 아래 사라져라! 신의 계율 아래에서 그대들의 무법 행위는 심판을 받으리라!]![시오리([전차])](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sshbJ%2FbtsK74curDe%2FcTKDk3K8lh04GdRoHSNSJ0%2Fimg.png)
시오리([전차])
[풋... 아하하하하하!]![시오리([전차])](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sshbJ%2FbtsK74curDe%2FcTKDk3K8lh04GdRoHSNSJ0%2Fimg.png)
시오리([전차])
[좋아, 좋아! 그 오만한 태도!]![시오리([전차])](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sshbJ%2FbtsK74curDe%2FcTKDk3K8lh04GdRoHSNSJ0%2Fimg.png)
시오리([전차])
[...그럼 그 법과 계율이란 걸로 날 막아보시지!]
야치요
좋아~, 그럼 여기까지.
시오리
하아... 하아... 감사합니다...
메이팡
좋았어요, 시오리. 정말 마음이 담긴 연기였어요!
메이팡
평화로운 거리를 유린하는 [전차]의 끔찍하고 무서운 분위기가 잘――
시오리
저기, 메이팡 선배... 그보다도 동영상을, 어서...
메이팡
네? 아, 그렇죠!
메이팡
보자,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재생... 됐다.
후미
[...보인다. 난 보인다고. 【전차】에 올라탄 【사신】의 모습이...]
마사이
전차 위에 나타나는 사신.
타마오
[......]
후미
[...훗... 다정한 눈을 하고 있군, 사신이란 녀석은]
야치요
...역시 몇 번을 봐도 등골이 오싹해지네. 타마오 선배의 이 표정 연기.
메이팡
...네.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누구보다도 당당하게 말해요...
시오리
...안 돼요.
시오리
제 조금 전 연기로는... [사신]에게 전부 빼앗기고 말 거예요.
시오리
야치요 선배, 다시 한번 그 부분을 반복해 주세요.
야치요
...응. 알겠어.
시오리
하아... 하아... 스읍.![시오리([전차])](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sshbJ%2FbtsK74curDe%2FcTKDk3K8lh04GdRoHSNSJ0%2Fimg.png)
시오리([전차])
[찾았다~! 이런 데 숨어있었군!]![야치요([교황])](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ngYrC%2FbtsK9zhZwEx%2FI7IfMHb7h7kyyXkfvkTE7K%2Fimg.png)
야치요([교황])
[추악한 쇳덩어리 괴물이여, 신의 위광 아래 사라져라! 신의 계율 아래에서 그대들의 무법 행위는 심판을 받으리라!]![시오리([전차])](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sshbJ%2FbtsK74curDe%2FcTKDk3K8lh04GdRoHSNSJ0%2Fimg.png)
시오리([전차])
[풋... 아하하하하하!]![시오리([전차])](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sshbJ%2FbtsK74curDe%2FcTKDk3K8lh04GdRoHSNSJ0%2Fimg.png)
시오리([전차])
[좋아, 좋아! 그 오만한 태도!]![시오리([전차])](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sshbJ%2FbtsK74curDe%2FcTKDk3K8lh04GdRoHSNSJ0%2Fimg.png)
시오리([전차])
[...그럼 그 법과 계율이란 걸로 날 막아...] 콜록! 콜록!
야치요
시오리!? 메이팡, 물!
메이팡
네, 네에!
메이팡
시오리, 물이에요, 자!
시오리
가, 감사합니다...
시오리
꿀꺽... 꿀꺽...
시오리
하아... 하아...
야치요
좀 괜찮아?
시오리
...네. 폐를 끼쳐서 죄송해요.
야치요
딱히 폐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야치요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시오리.
야치요
지난번 대본 연습 뒤부터 좀 이상해.
메이팡
맞아요. 요즘 계속 밤늦게까지 [극페스] 각본을 열심히 읽고 있는 모양인데...
야치요
그래, 맞아. 옛날에 비해 체력이 붙었다고는 해도 아직 무리하면 안 되잖아?
시오리
...아뇨, 쉬고 있을 틈은 없어요.
시오리
이제 괜찮아요. 방금 그 부분을 다시 한번...!
야치요
시~오~리.
야치요
무리하게 연습하면 연기를 망칠 뿐이야.
야치요
방금 전에도 마찬가지야. 너무 감정이 앞서서 역할이 무너졌어.
시오리
...으.
야치요
조금 휴식을 취하자. 메이팡, 차를 끓여줘.
메이팡
그, 그렇죠! 솜씨를 발휘해서 가장 맛있는 동정오룡차를――
시오리
전 괜찮아요.
메이팡
시오리!? 어디 가는 거죠!?
시오리
...바깥 공기 좀 쐬고 올게요. 잠깐 기분 전환을 하려고요.
메이팡
그럼 저도 갈게요! 슬슬 해도 저물고――
야치요
메이팡.
메이팡
앗...?
야치요
슬슬 해도 저물고 있으니 조심해. 따뜻하게 하고 나가야 돼?
시오리
...네. 고맙습니다.
메이팡
야치요! 왜 막는 거죠!
메이팡
지금 시오리를 혼자 둘 수는 없어요!
야치요
혼자 있게 해주는 거야, 이럴 때는.
메이팡
!?
야치요
분명 여러 가지로 복잡할 거야, 시오리도...
메이팡
여러 가지라니...
메이팡
...후미 선배 때문인가요?
야치요
글쎄~, 어떨까~?
야치요
원래 몸이 약했던 시오리는 하나하나의 무대에 목숨을 걸고 있어...
야치요
전국의 무대소녀가 학교의 경계를 넘어서 모이는 학생 연극의 제전... [극페스].
야치요
내년에도 시오리와... 후미 선배가 동시에 선발될 거라는 보장은 없어.
야치요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몰라. 자매가 함께 서는 마지막 무대가...
메이팡
마지막이라니... 너무 거창한데요.
메이팡
지금은 시크펠트와 린메이칸,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을 뿐...
메이팡
무대에 계속 선다면 분명 다시 자매가 함께 무대에 설 기회는 있을 거예요!
야치요
그럴까...
메이팡
그럼요!
메이팡
하지만 후미 선배도 너무해요!
메이팡
지난번 대본 연습에서 태도 보셨어요? 아무리 지금은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다지만...
메이팡
그렇게 노골적으로 시오리를 무시할 필요는 없잖아요!
야치요
......
야치요
무시...가 아니야, 그건.
메이팡
네?
야치요
자극하고 있던 거라고 생각해, 시오리를.
야치요
[나는 린메이칸과...]
야치요
[토모에 타마오와 함께 하얗게 불사르겠어]...라고.
야치요
내게는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메이팡
......!
시오리
하아... 하아...![시오리([전차])](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sshbJ%2FbtsK74curDe%2FcTKDk3K8lh04GdRoHSNSJ0%2Fimg.png)
시오리([전차])
[좋아, 좋아! 그 오만한 태도!]![시오리([전차])](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sshbJ%2FbtsK74curDe%2FcTKDk3K8lh04GdRoHSNSJ0%2Fimg.png)
시오리([전차])
[그럼 그 법과 계율이란 걸로 날 막아보시지!]
시오리
하아... 하아... 틀렸어, 다시 한 번.![시오리([전차])](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sshbJ%2FbtsK74curDe%2FcTKDk3K8lh04GdRoHSNSJ0%2Fimg.png)
시오리([전차])
[좋아, 좋아! 그 오만한 태도!]![시오리([전차])](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g.kakaocdn.net%2Fdn%2FdsshbJ%2FbtsK74curDe%2FcTKDk3K8lh04GdRoHSNSJ0%2Fimg.png)
시오리([전차])
[그럼 그 법과 계율이란 걸로 날 막아――!]
시오리
하아... 하아...
시오리
안 돼... 이래서는 전혀...
시오리
전혀 닿지 못해...
시오리
그 [약속]에――.
후미
시크펠트 음악학원에 온 걸 환영해, 시오리.
후미
중등부 합격을 축하해.
시오리
고마워, 언니!
후미
겨우 우리 유메오지 자매의 스타트 라인에 섰구나.
시오리
응...!
후미
하지만 앞으로가 큰일이야.
후미
우선 신체를 잘 단련해서 한 공연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계속 설 수 있는 체력을 기를 것.
후미
코어와 복근을 단련하고 폐활량을 늘리고... 그리고 식생활도...
시오리
자, 잠깐만, 언니! 그렇게 한꺼번에 하는 건 무리야...!
후미
아, 그랬지. 미안, 미안.
후미
하지만 기뻐. 시오리와 함께... 이 시크펠트 무대에 설 수 있는 게.
시오리
우리의 꿈이었잖아. 언니가 [프라우 플라틴]이 되고...
후미
시오리, 네가 [프라우 자피어]로서 [엘리시온]을 만들어내는 것.
후미
우리 자매가 함께 아무도 본 적 없는 꿈의 무대를 만들어내자.
시오리
――응! 약속이야, 언니!
시오리
약속했잖아. 언니...
시오리
...이걸로는 부족해. 더욱더 몰아넣고 단련해야 해.
시오리
더욱더 강해지지 않으면...
시오리
되찾아올 수 없어.
시오리
언니를... 그 사람에게서.
시오리
그 사람과 어떤 약속을 했는지는 모르겠어...
시오리
하지만 처음에 언니와 약속한 건... 나잖아?
시오리
나잖아...?
시오리
태어났을 때부터... 늘 곁에 있었던 사람은.
시오리
...어떡해야 돼?
시오리
...어떡하면 떠올려줄 거야?
시오리
...어떡하면 돌아봐줄 거야?
시오리
......!
시오리
......
시오리
아...
시오리
...그래...
시오리
...그렇게 하면 되는구나...더보기
레뷰, 개막합니다.
서로 빼앗아 봅시다.

엘
레뷰...
엘
그것은 노래와 춤이 자아내는 매혹의 무대.
앤드류
가장 반짝이는 레뷰를 선보이고 소녀의 마음에 불을 지핀 분에게는...
엘
――[미지의 주역]으로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시오리
감싸져 있던 꽃봉오리를 열어 인도되는 백금의 길
시오리
눈물에 젖은 사모의 글 간직하고 한 걸음씩 내딛는 제이드의 꿈길
시오리
[프라우 야데] 유메오지 시오리 함께 가겠습니다, 왕의 정점으로!
미치루
반짝이기 때문에 어둠을 모르고 무구하기 때문에 아픔을 모르고
미치루
그렇다면 비추리 푸른 등불을 옥좌의 백금, 왕의 무대를
미치루
[프라우 자피어] 오토리 미치루! 나의 숙명은 왕과 함께!
시오리
미치루 선배...!
미치루
그래, 시오리구나.
시오리
......!
엘
시간을 넘어선 [영원한 희곡]...
앤드류
[미지의 주역] 자리를 걸고――
엘
노래하고,
앤드류
춤추며――
미치루
그럼 시작할까, 시오리.
시오리
미치루 선배가 상대라니...
시오리
하지만...
시오리
하지만 전...! 질 수 없어요!!
시오리
이야아아압!
미치루
큭...!
미치루
[질 수 없다]고... 강해졌구나, 시오리.
시오리
......!
시오리
...결심했어요.
시오리
제가―― 제가 [미지의 주역]이 되면...
시오리
[그 사람]을 쓰러뜨리고 정점에 서면――
시오리
분명 떠올릴 거예요. 저와의, 그날 한 약속을...!
시오리
분명 돌아봐줄 테죠. 다시 한 번 저를――!
시오리
하아... 하아... 하아...
미치루
후훗... 귀엽구나, 시오리.
미치루
우격다짐으로 최선을 다해...
미치루
달콤하고 따스한 유백색의... 제이드의 반짝임.
미치루
하지만... 너무 기세가 앞서서 시야가 좁아졌어.
미치루
주변을 보지 못하게 됐어, 시오리.
시오리
!?
미치루
지금 싸우는 상대가 누군지――
미치루
똑바로 이해해야지!
시오리
꺄아악!
시오리
윽... 으윽... 크윽!
미치루
미치루는... 질 수 없어. 누구에게도 말야.
미치루
[프라우 자피어]로서... [재상]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시오리
크윽!
엘
......
엘
...기뻐.
엘
기뻐, 앤드류.
엘
또 언니들의 무대가 시작됐어...
엘
또 언니들의 무대를 볼 수 있어...
엘
아아... 이야기를 쓰는 손이 멈추질 않아...!
시오리
윽... 으윽... 크윽!
미치루
이야아아압!
시오리
꺄아아아아악!
시오리
하아... 하아... 하아...
시오리
가... 강해...!
시오리
...미치루 선배가 해야 할 일...
시오리
선배도... [미지의 주역]을...?
미치루
뭐, 맞아.
미치루
되는 건 미치루가 아니지만.
시오리
...네?
미치루
미치루는 [미지의 주역]에는 흥미가 없으니까.
시오리
......?!
시오리
그럼... 그럼 왜 레뷰에 참가한 거죠?
미치루
[미지의 주역]에 [그 아이]를...
미치루
영원한 존재로, [그 아이]를――
미치루
그게... 내 사명이니까!
시오리
꺄아아아아악!
미치루
어라. 힘이 너무 들어갔나?
미치루
정말 곤란하네. [미지의 주역]에 흥미가 없다니...
미치루
...뭐, 아무래도 상관없나.
미치루
미치루가 또 이래저래 움직이고 준비하고 정리해서...
미치루
[그 아이]를 반드시 [미지의 주역]으로――
시오리
...후후...후후...
미치루
?
시오리
[아하하하하하하핫!]
시오리
[무력하기 짝이 없어... 그런데도 사력을 다하지 않는 어리석은 원숭이놈들!]
미치루
뭐?
시오리
[아무리 떼를 짓더라도 날 막을 수는 없단 말이야!]
미치루
이건 대체...
시오리
[무지한데다 부끄러움도 모르는 쓸모없는 목숨, 원통하게 스러지도록 해!]
미치루
[전차]의 대사...!
시오리
하아아아아아아!
미치루
!?
미치루
받아쳤어...!? 게다가 이렇게, 무겁게...!
시오리
하아... 하아... 봐줘...
시오리
봐줘... 날.
시오리
지금 무대에 서 있는 건...
시오리
나잖아!
미치루
윽... 아앗!?
미치루
밀리고 있어!? ...미치루가 시오리에게!?더보기
!?

시오리
[풋... 아하하하하하!]
시오리
[좋아, 좋아! 그 오만한 태도!]
시오리
[나 같은 건 가볍게 해치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시오리
[...그럼 그 자만심으로 날 막아보시지!]
미치루
큭... 시오리가, 왜, 이런...!
미치루
아니야...!! 시오리가 아니야... 이 기세, 이 위압감――
미치루
[전차]를... [연기하고] 있으니까!
시오리
...약속, 했잖아...
미치루
!?
시오리
매일 우유를 마시고, 매일 달리기를 하고, 욕조에서 숨을 참고 있어...
시오리
싫어하는 낫토도 조금은 먹을 수 있게 됐어...
시오리
전부 [당신]과 같은 무대에서 연기하기 위해.
시오리
저기... 봐줘.
시오리
나, 이렇게 잘 연기할 수 있게 됐어.
미치루
!?
미치루
뭐야... 시오리의 저 눈...
시오리
그 사람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
시오리
알고 싶다고도 생각하지 않아.
미치루
뭐야... 이 반짝임――!
시오리
하지만 처음에 당신과... [언니]와 약속한 건... 나야!
시오리
태어났을 때부터... 늘 곁에 있었던 사람은 나야!
미치루
방금 전까지의... 달콤하고 따스한 유백색의, 제이드의 반짝임이 아니야...!
시오리
생각나게 만들어 줄게... 내가 [미지의 주역]이 돼서... 그 약속을.
미치루
꿈꾸는 것을 직시하고 각오를 굳힌―― 차갑고 투명한...!
시오리
언니가 [프라우 플라틴]... 내가 [프라우 자피어]로서!
시오리
우리 자매가 함께 아무도 본 적 없는 꿈의 무대를 만드는 거야!
미치루
[사파이어]의 반짝임――!
시오리
물러서세요, 미치루 선배!
시오리
...저는 [전차].
시오리
그 약속의 무대를 향해... 모든 것을 쓰러뜨리고 돌진하는 쇳덩어리!
시오리
물러서지 않으면 칠 거――
시오리
칠 거... 콜록, 콜록!
시오리
하아... 하아... 하아...!
미치루
...이런이런~. 쓰러져 버렸네.
미치루
체력이 붙었나 싶었는데... 아직 멀었구나, 시오리.
시오리
......!
미치루
그럼...
미치루
...각오는 됐어? 시오리.
시오리
......! 큭...!
미치루
...앞으로도... 계속 달려갈 각오는.
시오리
...네?
시오리
!?
앤드류
스스로――
엘
겉옷을 떨어뜨렸어!?
시오리
미치루 선배... 왜죠!?
미치루
음~... 어째서일까~.
미치루
...시오리 쪽이 [연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려나.
시오리
네...?
미치루
그런데 나는... [연기시키려] 했어. 그 아이를.
미치루
나 자신은 무대에 서지 않고...
미치루
아키라의 말대로 [모든 무대는 단 한 번뿐]인데...
미치루
...너무 먼 곳을 봐서 바로 눈앞의 무대를 보지 못하게 된 건 나였어.
미치루
죽은 무대소녀는... 나였어.
미치루
[재상] 주제에 그런 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우습고, 꼴사납고... 용납할 수 없어.
시오리
선배...?
미치루
무대에 대한 집착... 합동 공연자에 대한 집착... 약속에 대한 집착...
미치루
시오리의 반짝임이...
미치루
나보다도―― 눈부셨으니까...
미치루
이 무대의 포지션 제로는... 시오리야.
시오리
미치루... 선배...
앤드류
이, 이런 레뷰 엔딩... 있어도 괜찮은 거드류!?
엘
무대소녀가 시작한 레뷰... 그렇다면 끝내는 것 역시 무대소녀.
엘
기량을 넘어선―― 마음.
엘
경험을 능가하는―― 약속.
엘
――[협착과 돌파의 레뷰]를 종료합니다.
엘
――[가세요].
엘
[저를 치고서라도, 앞으로]
엘
으... 으으...
엘
으아아아아앙...!
엘
괴로워... 가슴이, 괴로워...!
엘
언니들이 눈부시고 애절해서...
엘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엘
그런데... 어째서?
엘
어째서 이야기를 쓰는 손이... 멈추지 않는 거야...?
엘
으... 으으...
엘
으아아아아앙...!
앤드류
엘!
앤드류
왜, 왜 그러는드류!? 엘은 왜 우는 거드류!?
엘
무대소녀의 반짝임이 너무 눈부셔서... 흘러넘치는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게 된 거야.
앤드류
드류드류!? 무슨 말이드류!?
엘
모르겠어. 하지만 이대로 반짝임을 계속 받으면...
엘
희곡이 완성되기 전에 그녀는...
앤드류
그럴 수가... 어떡해야 하는드류!?더보기
콰아아앙!
타타타탓!
드르르르륵...
콰아아아앙!

운명의 수레바퀴
[...내 벗에게 묻는다]
운명의 수레바퀴
[인간이 가진 '힘'이란 무엇인가]
힘
['힘'이란―― 인간이 진화를 거듭한 끝에 손에 넣은 긍지]
힘
[정체를 거부하고 전진을 추구하는 신념이 움켜쥔... 모든 것을 부숴버리는 송곳니]
힘
[나도 묻겠다, 벗이여]
힘
[인간을 속박하는 '운명'이란 무엇인가]
운명의 수레바퀴
['운명'이란―― 인간이 결코 부술 수 없는 줄거리]
운명의 수레바퀴
[비탄하고, 초조해하고, 몸부림친 끝에 찾아오는... 무자비하면서도 냉혹한 결말]
운명의 수레바퀴
[그러나, 저 소녀는――]
힘
[그렇다, 저 소녀는――]
운명의 수레바퀴
[내가 가진 이 모래시계의 모래는 계속 떨어지고... 시간은 흘러간다]
힘
[힘을 가진 것도 언젠가는 쇠퇴하고, 생명은 이윽고 끝을 맞이하지]
운명의 수레바퀴
[허나 저 소녀는... 늙지도 않고]
힘
[쓰러지지도 않고...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운명의 수레바퀴
[우리들 이치의 관리자조차도... 이해되지 않는다]
힘
[저 소녀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른다. 하지만...]
힘
[그 여행도 곧 끝날 것이다]
힘
[사람과 사람이 일으킨 쇠와 불꽃의 폭풍――]
힘
[그 힘의 흐름에는 어느 누구라도 저항할 수 없는 법이니까...]
소녀
나는―― 달빛을 좋아했다.
소녀
군청색 하늘에 떠있는 희미하고 아련한 광원.
소녀
모두를 따스하게 비추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차갑다.
소녀
가도 가도 다다르지 않는 여행이긴 했지만...
소녀
나는 달빛이 비추는 길을 따라 여행을 계속하는 것이 좋았다.
소녀
하지만... 그 여행은 끝나버렸다.
소녀
세상을 말려들게 한―― '전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소녀
여행을 계속할 수 없게 된 나는 해변가에 있는 작은 마을에 이르렀다.
소녀
그곳은 신의 대변자―― '교황'이 지키는 마을.
소녀
위대한 '신의 사랑'과 사람이 살아야 하는 지침인 '법'이 다스리는 청렴한 사람들의 마을이었다.
소녀
이 마을에서―― 그들은 나를 받아 주었다.
소녀
외지인인 나를 따뜻하게 감싸듯이.
소녀
...나는...지쳤었는지도 모른다.
소녀
끝도 없는 기나긴 여행에.
소녀
어딘가에서... 생각하기 시작했었는지도 모른다.
소녀
정말로 '달빛이 끝나는 곳' 같은 게 있는 것인지...
소녀
이 길 끝에... '약속의 낙원' 따위 없는 것은 아닐지... 라고.
소녀
......
소녀
그래서 나는―― 지원했다. 이 마을에서.
소녀
이 평화로운 마을에 다가오고 있는 '전쟁'의 그림자를 앞두고... 나를 받아 준 이 마을을 위해...
소녀
다친 병사들을 돕는... 종군 간호사에 지원했다.
병사A
[젠장... 이대로는 방벽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 문제겠어...]
병사A
[이봐, 지원은 아직인가!]
병사B
[무선은 보내고 있습니다만... 하나같이 혼선되어서...!]
병사C
[괜찮다. 동맹군은 이미 상륙을 완료했다고 들었다. 머지않아 지원군이 반드시...!]
시민 남성
[지원군이 상륙했다고...?]
시민 남성
[서쪽 항구는... 일주일 전에 놈들에게 파괴되었다고 들었는데]
병사C
[뭐, 뭐라고!?]
시민 남성
[적군의 그 '신병기'라는 놈이 흔적도 없이... 라는 소문이야]
시민 남성
[지원군은 대체 어디에 상륙한 거지]
병사A
['신병기'라고...!?]
시민 남성
[...이제 끝났어. 지원군 따위 어디에서도 오지 않아!]
시민 남성
[우리는 버려진 거야... 우리는 놈들에게 밟혀 죽을 수 밖에 없다고!]
병사들
[......!]
교황
[――그렇지 않습니다]
교황
[늘 인간을 약하게 만드는 건 공포와 불신. 시의와 절망]
교황
[그럴 때일수록 떠올리십시오... 신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진실을]
교황
[마음속에 있는 힘―― 신의 사랑을 믿는 강인함은 그 어떤 힘도 침범할 수 없는 법이니까요]
시민 남성・병사들
[교황님...!]
교황
[오... 이런 다 쓰러져가는 교회에 아름다운 꽃이 한 송이]
교황
[작고 고운 달맞이꽃... 이것은 누가...?]
소녀
[저, 저예요]
교황
[호오... 당신이었군요]
소녀
[길가에 피어 있길래...]
소녀
[하다못해 꽃 한 송이라도 있으면 다친 군인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병사A
[네게는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소녀
[앗...]
병사B
[그래 맞아. 만들어 주는 스프도 맛있고, 붕대도 정성껏 감아주잖아]
병사B
[주사 놓는 것만은 좀... 뭐, 형편 없지만 말이지?]
병사C
[핫! 네가 '주사는 싫어~~!'라면서 난리치니까 그렇지!]
병사들
[핫핫하!]
교황
[전장에 핀 한 송이의 꽃...]
교황
[당신의 마음이야말로 신의 사랑 그 자체. 분명 이 꽃이 우리를 구해줄 것입니다]
소녀
[...교황님...모두들...]
소녀
교황님의 다정한 미소는 아득한 옛날에 나를 구해준 그 사람을 생각나게 했다...
소녀
적의 침공이 시작되고 난 뒤로 사흘...
소녀
마을은 적의 대군에게 포위 당해 곧 함락되려 하고 있었다.
소녀
마을의 위정자들은 앞다투어 도망쳐 떠났지만...
소녀
교황님만은 미처 도망가지 못한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마을에 남는 쪽을 선택했다.
소녀
상황은 절망적이다... 그래도 난... 교황님의 말에 희망을 본다.
소녀
나를 믿고 나아가는 한, 길은 반드시 열린다―― 그렇게 믿게 된다.
소녀
그래, 그때처럼...
소녀
여교황에게 붙잡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그 사람처럼.
소녀
아득한 옛날, 소중한 사람에게 배운 것.
소녀
믿자... 나도. 교황님의 말을. 살아남자... 모두와 함께, 이 마을에서.
교황
[음...? 이 소리는...?]
전차
[찾~았다...!]
소녀
[!?]더보기
펑!
타타타타타!
콰아아아앙!
타타타타!
콰아아아앙!

전차
[아하하하하하! 이런 곳에 숨어 있었던 거냐!]
병사A
[뭐, 뭐지 이 녀석은...]
병사B
[움직이는 쇳덩어리...!?]
병사C
[온몸에서 튀어나와 있는 건... 대포 포신 아냐!?]
시민 남성
[이, 이 녀석이다...! 이 녀석이 그 신병기라는 녀석일 거야!]
전차
[오, 나를 알아?]
전차
[나는 대지를 유린하고 사람을 죽이기 위해 탄생한 쇳덩어리――]
전차
[이름은 '전차'라고 해. 잘 기억해 둬!]
전차
[그래 봤자 너희들 금방 죽을 테지만!]
전차
[자자, 사랑하는 신에게 기도해! 내가 한 방에 천국으로 보내줄 테니까 말야!]
병사A
[크윽... 물러나! 다친 사람과 시민을 교회 안쪽으로!]
시민 남성
[다 끝났어! 우리는 모두 밟혀 죽을 거라고!]
교황
[...신의 아이들이여... 두려워 마세요]
소녀
[교, 교황님!?]
병사B
[안 됩니다! 물러나십시오!]
병사C
[전원, 교황님을 수호하라!]
교황
[그럴 필요 없습니다]
교황
[대지를 유린하고 사람을 죽이기 위해 탄생한 쇳덩어리....]
교황
[참으로 죄 많고... 약하고도 애처로운 존재로다]
전차
[뭐라고?]
교황
[그대가 믿는 신은 있습니까? 그대는 사랑받고 있습니까?] 
교황
[갓 태어난 쇳덩어리여... 그대는 모르겠지요]
교황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죄인지를... 그리고 죄를 지은 자에게는 머지않아 반드시 신의 벌이 내려진다는 것을]
전차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것이... 죄라고?]
전차
[그런 거...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교황
['가르침'도 '축복'도 없이 태어나, 아무것도 모르는 그대가... 애처로워 견딜 수 없군요]
교황
[허나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대에게 가르쳐 드리지요... 신의 사랑을]
전차
[신의... 사랑...?]
교황
[이 세상에 태어난 자는 모두 공평하게 신의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교황
[그러니 서로 미워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사랑이 충만하기 때문이죠]
전차
[그럼... 왜 인간은 서로 싸우는 거야? 왜 전쟁이라는 게 일어난 거냐고!]
교황
[위정자들이 욕망을 위해 시작한 것일 뿐. 전쟁 자체에 의미는 없답니다]
교황
[즉,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그대도――]
전차
[의미가 없어...?]
전차
[내가 태어난 것에 의미가...?]
교황
[하지만... 지키기 위해서라면]
전차
[뭐?]
교황
[그 힘을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겁니다. 상처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지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면...]
교황
[그 힘은 태어난 의미를 가지게 되고... 그대도 반드시 신의 사랑을 받게 되겠지요]
소녀
그렇게 말하고 교황님은...
소녀
내가 꺾어 온 달맞이꽃을 전차의 포탑에 꽂았다.
교황
[힘보다도 구원을. 총보다도 꽃을]
교황
[이런 위험한 총구도 불을 내뿜는 것이 아니라 꽃을 꽂으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할까요]
전차
[내가 아름답다고...?]
전차
[나에게 그런 말 해 준 사람...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어...]
전차
[......]
전차
[...예쁘다, 이 꽃]
전차
[내 힘을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전차
[뭘까, 이 기분은...]
전차
[내연 기관 부근이 뜨거워졌어...]
교황
[오... 이해를 한 모양이군요]
교황
[그것이―― 사랑. 상처 입히는 것을 꺼리는, 올바른 마음 상태]
교황
[눈 앞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손을 맞잡을 수 있다면...]
교황
[우리는 신의 사랑에 이끌려... 낙원에 다다를 수 있을 겁니다]
전차
[낙원...]
교황
[자. 함께 갑시다, 우리와 함께――]
교황
[어...]
소녀
포격 소리와 함께 우리가 본 것은――
소녀
꽂혀 있던 달맞이꽃을 날려 버리고 화약 연기를 뿜어내는 전차의 포신과――
소녀
가슴을 관통 당한 교황님의 모습이었다.
전차
[풉... 아하하하하하!]
전차
[아~~~~~, 시시해!]
전차
[신의 사랑이니 뭐니 하면서 영양가 없고 아니꼬운 설교만 늘어놓기는...]
전차
[어떻게든 나를 구슬리려고 하는 속셈, 빤히 보인다고!]
전차
['그대가 믿는 신은 있습니까?'라고? '그대는 사랑받고 있습니까?']
전차
[바~~~~~~~~~~보!]
전차
[나에게는 '우리나라에 신 따위는 필요 없다. 발견하는 즉시 모두 죽이도록'이라는 명령이 있다고!]
전차
[나에게는 그 명령을 달성하기에 충분한 탄약이 쌓여있고 연료가 주입되어 있지!]
전차
[그것만 있으면 나는 살아갈 수 있단 말이다!]
전차
[그리고 말이지...]
전차
[나는 이 반짝반짝한 포신으로 탄환을 마구 쏴대면서...]
전차
[부수고, 죽이고, 짓밟는 게 너무 좋단 말이다!!!!!]
시민 남성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병사들
[처, 철수! 철수하라――――!]
시민 여성
[사, 살려줘요...! 뜨거워, 뜨거워요...]
전차
[아하하하하하하핫!]
전차
[무력하기 짝이 없어... 그런데도 싸우는 데 사력을 다하지 않는 어리석은 원숭이놈들!]
전차
[너희들의 얕은꾀로 나를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전차
[무지한 채로 원통하게 스러지도록 해라!]
소녀
그곳은... 지옥이었다.
소녀
전차에 짓밟혀 중유와 검은 연기로 어지러운 지옥...
소녀
나는 비명과 폭음을 먼발치에서 멍하게 듣는다.
소녀
뺨에 닿는 차가운 흙탕물과 심장에 파고든 뜨거운 쇳조각의 대조.
소녀
몸에서 피와 생명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소녀
나도 교황님처럼 숨이 끊어지려 하고 있었다.
소녀
교황님의 말씀은... 상냥하고, 맑고, 올곧았지만...
소녀
누구 하나 구할 수 없었다.
힘
[그녀의 여행은 곧 끝날 것이다]
힘
[사람과 사람이 일으킨 쇠와 불꽃의 폭풍―― '전쟁']
힘
[그 힘의 흐름에는 누구라도 저항할 수 없는 법이니까...]
힘
[그녀의 여행의 끝... 결과는 처음부터 알고 있던 것. 수없이 반복해도 똑같은 것]
운명의 수레바퀴
[수없이 반복해도 똑같은 것. 그것이 운명――이란 말인가]더보기
덜컹, 덜컹, 덜컹――
달그락달그락...
덜컹, 덜컹, 덜컹――
드르르르륵...

소녀
올려다 본 교회 천장은 까맣게 그을려 있고 벽은 포격을 받아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
소녀
거기서 보이는 하늘도... 검은 연기로 뒤덮여 있다.
소녀
...
소녀
나는―― 달빛을 좋아했다.
소녀
군청색 하늘에 떠있는 희미하고 아련한 광원을.
소녀
하지만 그 달을 보는 일은 더 이상, 아마도...
소녀
...
소녀
어디서...
소녀
어디서 틀린 걸까.
소녀
그래... ...나는... 여행에 지쳐있었다.
소녀
그래서... 이 마을로 도망쳤다.
소녀
그리고... 이 마을에서 보람을 찾았다.
소녀
그렇다... 나는 찾은 것이다.
소녀
여행을 포기해도 되는 이유를――.
소녀
...
소녀
[달빛이 끝나는 약속의 낙원에].
소녀
약속했는데... 나는...
소녀
...
소녀
싫어...
소녀
싫어... 싫어... 싫어...
소녀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소녀
내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소녀
나는 아직 아무 데도 다다르지 못했어!
소녀
왜 달을 좋아하는지... 왜 달을 향하는지도 모른 채...
소녀
내가 누구인지 모른 채...
소녀
헛되이 죽다니... 그런 거...
소녀
싫어!
운명의 수레바퀴
[...?!]
힘
[음... 벗이여, 그것은?]
운명의 수레바퀴
[모르겠다... 허나 내 모래시계가 떨리고 있어]
운명의 수레바퀴
[이런 적은 오랜 이치 속에서 한 번도...!!]
소녀
교황님은 가르쳐 주셨다. 고귀한 마음의 아름다움을.
소녀
그리고 전차도 또한 가르쳐 주었다. 그것들이 때로는 무의미한데다 부끄러움도 모르고 무력하다는 것을.
소녀
[달빛이 끝나는 약속의 낙원에].
소녀
그것이 나의 약속. 내가 여행을 계속하는 이유.
소녀
그래, 생각났다. 이제 잊지 않겠어. 포기하지 않겠어.
소녀
아무리 괴로워도, 아무리 지쳤어도... 가야만 한다. 도망치지 말고.
소녀
그래서... 나는 아직 죽을 수 없다.
소녀
그래서 나는 내게 명령한다.
소녀
다시 한 번 되살아나거라... 나여!
소녀
다시 태어나, 일어서서, 걸어 나가거라! 나여!
소녀
대지를 유린하고 눈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쓰러뜨리고 나아가는 오만하고도 강인한 의지로!
소녀
혼자라도, 고독해도, 내 손, 스스로의 힘만으로 난관을 돌파하는 각오와 결의로!
소녀
다시 한 번―― 나만의 '운명'을!
소녀
나만의 '힘'으로 열어나가기 위해!!
전차
[응응~~?]
전차
[이런~, 멈춰 봐! 거기 너!]
전차
[이 길을 왔다는 건... 너, 이 마을 주민이냐?]
전차
['교황'님이라는 자가 지키고 있는 저 해변 마을의...]
소녀
[...아니요]
소녀
[저는 그저 여행자일 뿐]
소녀
[이 나라 사람도 아니고, 저 마을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소녀
[들른 적도 없습니다]
전차
[흐음... 그래서? 이제 어디로 가는데?]
소녀
['달빛이 끝나는 약속의 낙원'으로――]
전차
[달빛이... 뭐라고? 거기가 어디 있는 건데?]
소녀
[모릅니다. 가 보지 않으면]
전차
[모르는구나? 이상한 소리를 하는 아가씨네]
전차
[뭐, 가도 좋아. 내 적이 아니니까]
전차
[최대한 조심하도록 해. 이 앞은―― 전쟁터거든]
소녀
[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소녀
[설령 전쟁터라고 해도, 설령 아무리 지쳤다 해도...]
소녀
[저는 이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
소녀
[충고 고맙습니다... '전차' 씨]
전차
[으, 으응...]
전차
[...가 버렸다. 이상한 아가씨였어]
전차
[우락부락한 쇳덩어리인 내게 고맙대. ...응??]
전차
[묘하네. 분명 처음 만났을 텐데...]
전차
[저 아가씨, 어째서 내 이름이 '전차'라는 걸 알고 있는 거지...?]
전차
[...뭐 어때. 나는 내 명령을 완수할 뿐이야]
전차
[자, 갈까! 명령대로 '교황'님이 지키는 저 마을을 유린하러――!]
소녀
나는―― 달빛을 좋아했다.
소녀
군청색 하늘에 떠있는 희미하고 아련한 광원.
소녀
모두를 따스하게 비추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차갑다.
소녀
설령 멀다 해도, 설령 닿지 않는다 해도――
소녀
나는 나아갈 것이다. 달빛이 비추는 이 길을――.
힘
[...내 벗에게 묻는다]
힘
[인간을 속박하는 '운명'이란 무엇인가]
운명의 수레바퀴
['운명'이란―― 인간이 결코 부술 수 없는 줄거리]
운명의 수레바퀴
[비탄하고, 초조해하고, 몸부림친 끝에 찾아오는... 무자비하면서도 냉혹한 결말]
운명의 수레바퀴
[그러나, 저 소녀는――]
힘
[그렇다, 저 소녀는―― 자기 손으로 운명을 바꿨다]
운명의 수레바퀴
[나의 모래시계를 거꾸로 돌려서...]
운명의 수레바퀴
[죽을 운명을 고쳐 쓰고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했다]
힘
[있는 힘을 다해 바꿨다... 자신이 누구인지, 오직 그것을 알기 위해]
힘
[이 어찌 오만한가. 이 어찌 불손한가. 이 어찌 탐욕스러운가...]
운명의 수레바퀴
[허나... 어쩐지 아름답고 눈부시다]
운명의 수레바퀴
[설마...]
운명의 수레바퀴
[저 소녀는 설마――]더보기
쿵!
음?

미치루
[...나는 【전차】]
미치루
[그 약속의 무대를 향해 모든 것을 쓰러뜨리고 돌진하는 쇳덩어리]――라고.
미치루
훌륭해... 정말 훌륭해...
미치루
귀엽고 가냘픈 꽃 같은 후배라고 생각했던 시오리가... 저렇게 힘찬 말을...
미치루
눈부셨어~...
미치루
후후... 마스터, 한 잔 더.
앤드류
너무 많이 마시면 안 좋드류.
미치루
괜찮아, 오늘은 마시고 싶은 기분이니까.
앤드류
적당히 해 두드류. ...자, 핫 호두밀크 나왔드류.
미치루
고마워...
미치루
꿀꺽... 꿀꺽... 하아... 맛있어.
미치루
힐링되네~. 이 오메가3 지방산의 기분좋은 식감...
앤드류
그런 걸 알 수 있드류?
미치루
미치루 정도쯤 되면 말이지.
미치루
...후훗~...
미치루
실은 미치루, 아무것도 몰랐어. 마스터.
앤드류
......
미치루
뭘 하고 있었던 걸까~...
미치루
아키라를 [미지의 주역]으로 만들려 했을 뿐, 내가 무대에 서지 않았다니...
미치루
하지만 시오리는...
미치루
서야 할 무대, 싸워야 할 합동 공연자, 연기해야 할 자신을 바라보며...
미치루
똑바로 앞을 바라봤어... 눈부셨어.
미치루
...미치루, 지고 말았어.
앤드류
......
미치루
......
미치루
아키라를 [미지의 주역]으로...
미치루
누군가를 컨트롤하는 것이 가능할 리가 없는데.
미치루
한 사람의 정열을 쉽게 조작할 수 있을 리가... 미치루, 뭘 그렇게 자만했던 걸까...
미치루
마스터, 한 잔 더.
앤드류
휴우... 너무 많이 마셨드류. 물 좀 마시고 진정하드류.
미치루
정말... 참견이 심하네.
미치루
...참견이라.
미치루
참견. 괜한 간섭.
미치루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미치루
...만족하고 있었던 걸까.
미치루
아키라가 [프라우 플라틴]이 되고, 미치루가 [프라우 자피어]가 되어――
미치루
그 약속이 이루어지고...
미치루
그래서... 미치루가 아니라, 아키라나 모두를... 하고.
미치루
미치루보다도 모두를... 하고.
미치루
내 집착에서 눈을 돌리고 있었던 걸지도 몰라...
미치루
하아...
앤드류
......
미치루
앗... 뭐야, 이건!? 크잖아!
앤드류
이 가게에서 가장 큰 잔이드류.
앤드류
이건 앤드류가 사겠드류.
미치루
...뭐? 왜 그래?
미치루
이런 큰 잔으로? 통이 너무 큰데... 넌 극혐 두더지잖아?
앤드류
극혐 두더지라고 하지 말라니까드류.
앤드류
네게... 부탁이 있드류.
미치루
부탁? 미치루한테?
앤드류
......
앤드류
엘은... 한계드류.
미치루
뭐...? 엘이...?
미치루
무슨 일 있었어...?
앤드류
......
앤드류
레뷰... 그것은 노래와 춤이 자아내는 매혹의 무대.
미치루
뭐?
앤드류
가장 반짝이는 레뷰를 선보이고 소녀의 마음에 불을 지핀 분에게는...
앤드류
――[미지의 주역]으로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엘
시간을 넘어선 [영원한 희곡]...
앤드류
[미지의 주역] 자리를 걸고――
엘
노래하고 춤추며―― 서로 빼앗도록 합시다.
미치루
에루루...?
엘
예상 밖이었어요.
엘
[미지의 주역] 자리를 건 무대소녀들의 레뷰가...
엘
그렇게나 눈과 마음을 뜨겁게 태우며 전신을 꿰뚫는 강렬한 반짝임이었을 줄은.
앤드류
너희들 무대소녀의 반짝임을 계속 받아서... 엘은...
미치루
설마... 이야기를 쓰지 못하게 된 거야!?
앤드류
그 반대드류.
엘
멈추지 않는 거예요.
엘
5살짜리 엘의 몸을 꿰뚫은 반짝임은 소녀의 마음에 흘러넘치는 이야기도 가져다줬지요.
엘
역할이, 이야기가, 감정이, 사건이... 흘러넘쳐서 멈추지 않는 거예요.
엘
엘은 붓을 내달렸어요. 하지만...
엘
쓰고 싶어, 그려내야 해, 지금 당장! 그런 생각만이 앞서서――
엘
5살짜리 엘의 팔이, 머리가, 마음이... 이야기를 짜내려고 하지만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는 거예요.
앤드류
흘러넘친 이야기는 지금 엘 안에 꽉꽉 들어차서 부풀어오르고 있드류.
앤드류
이대로라면 혼돈스러운 정보와 감정의 소용돌이에 삼켜져서...
앤드류
...조만간 파열될지도 몰라.
엘
그렇게 된다면...
엘
그렇게 된다면... [영원한 희곡]은... 완성되지 못합니다.
미치루
――!
앤드류
부탁이드류, 도와달라드류!
앤드류
네가 이 가게의 단골이었던 것도 우연은 아닐 거드류. 부디 엘을 도와주길 바란드류!
미치루
돕다니... 어떡해야 돼?
앤드류
모, 모르겠드류... 하지만!
앤드류
...무대소녀를 뜻대로 움직이고 자기가 원하는 무대를 컨트롤해 온 너라면!
앤드류
분명 뭔가를 움직이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드류!
미치루
......
미치루
...어쩐지 기분나쁜걸~. 사람을 무슨 흑막처럼 말하다니.
앤드류
미안하드류.
미치루
하지만... 미치루가... 엘을 도울 수 있다면...
미치루
[영원한 희곡]을 지킬 수... 있을까?
미치루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미치루
[미지의 주역]이 아니라... [영원한 희곡]을... 미치루가...?
미치루
......
미치루
...따라 줘, 마스터.
앤드류
음?
미치루
이 거대한 잔에―― 핫 호두밀크를 [그득]하게!
앤드류
그, [그득]?
미치루
세이쇼의 마히루한테 들은 적이 있어.
미치루
홋카이도에서는 술을 잔에 넘치기 직전까지 따르는 걸 [그득]하다고 말한대.
앤드류
그러니까 이건 술이 아니드류.
미치루
됐으니까 따라!
앤드류
아, 알겠드류! ...완전 진상 주정뱅이드류...
앤드류
자, 따랐드류.
미치루
잘 먹겠습니다.
미치루
꿀꺽... 꿀꺽... 꿀꺽... 푸하~...
미치루
...할 거야, 미치루는.
미치루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해 볼래.
미치루
내가... 엘의 힘이 되어서...
미치루
반드시 [영원한 희곡]을 지켜내겠어.
엘
미치루 씨...
미치루
반드시 완성시키자, [영원한 희곡]을!
앤드류
......!
엘
...네!더보기
데굴데굴... 철컥!

아루루
후훗... 이번엔 어떨까~?
아루루
하앗!
아루루
아아앗~~~~~! 또 똑같은 게 나왔잖아!
아루루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거야, 여기 캡슐 토이는!
아루루
뭐가 [슈퍼컬러 조형 일품당] 제1탄! [신비의 바다・세계의 상어 시리즈]냐고!
아루루
아까부터 철갑상어만 나오잖아! 나하고 장난하자는 거야!?
아루루
애초에 철갑상어는 상어가 아니라고~! TV에서 어제 나왔단 말이야~!
아루루
책임자 나오라고 해, 제기랄~!
물건을 사러 온 손님A
어머... 저 사람 뭐야... 캡슐 토이에 화풀이를 하고 있어...
물건을 사러 온 손님B
어디 학교지? 불량배...인가? 무서워...
아루루
뭐가 어쩌고 저째? 어딜 쳐다봐, 확 그냥!
물건을 사러 온 손님들
꺄아아악!
아루루
하여간 하나같이... 기분 팍 상하는걸...
아루루
이렇게 된 이상, 아주 매운 카레 곱배기에 토핑을 잔뜩 해서 먹어치워 주겠어!
아루루
후훗... 내가 싫어하는 생마늘도 토핑으로 얹어 주지!
아루루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척척 해치우기! 그게 불량배니까~!
미소라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데 말야.
아루루
!?
미소라
무리해서 불량배 흉내를 내고 있지만 완전 엉터리야.
미소라
정말... 나쁜 사람 연기를 못 하는구나, 아루루는.
아루루
미, 미소라!?
미소라
엄청 매운 카레에 생마늘... 목이 상할 수도 있는 자극적인 음식이야. 그만둬.
미소라
...뭐, 이걸 엄청 좋아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아루루는 둘 다 잘 못 먹잖아?
아루루
시, 시끄러워! 뭐하러 온 거야!
아루루
어떻게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았지!
미소라
음~... 개라서 냄새를 잘 맡으니까?
아루루
개, 개라고!?
미소라
사실은... 시크펠트의 메이팡한테 연락을 받았어.
미소라
[쇼핑몰 캡슐 토이에서 아루루가 난동을 부리고 있어요!]
미소라
[미소라, 어떻게 좀 해주세요! 이대로라면 제가 캡슐 토이를 돌릴 수가 없어요!]
미소라
...이렇게.
아루루
흥, 웃기지 말라고 해! 난 여기서 안 움직일 거야!
미소라
폐점 시간이 되면 어쩌려고 그래?
아루루
꼼짝도 안 할 거야!
미소라
쫓겨날 텐데.
아루루
그, 그럼 밤거리를 달려나갈 뿐이지!
미소라
경찰한테 훈계당할 텐데?
아루루
사, 상관없어! 난 불량배니까~!
미소라
흐응...
미소라
그럼 나도 같이 갈까.
아루루
...뭐?
미소라
아루루하고 같이 캡슐 토이에 화풀이를 하고, 아루루하고 같이 엄청 매운 카레에다가 생마늘을 올려서,
미소라
아루루하고 같이 밤거리를 달리고... 나쁜 짓을 잔뜩 해볼까!
아루루
그, 그럼 안 돼!
아루루
미소라는 [극페스]가 있잖아!? 목이 상하면 큰일이고, 경찰한테 잡혀서 훈계라도 받는다면――
미소라
...하여간. 불량배라면 불량배답게 제대로 연기하라고.
미소라
반항기라면 말이지.
아루루
뭐... 반항기...?
미소라
결국,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미소라
연기하는 것밖에 모르는 무대 바보구나, 아루루는.
미소라
있잖아, 아루루.
미소라
아무리 불량배 흉내를 내고 나쁜 사람인 척을 해도... 너는 무대에서 벗어날 수 없어.
미소라
캡슐 토이를 아무리 많이 해도, 매운 카레를 잔뜩 먹어도... 채워지지 않을 거야.
미소라
왜냐하면... 오츠키 아루루는 무대로 이루어져 있는걸.
미소라
그건... 너와 가장 오래 지낸 내가 가장 잘 알아.
아루루
자... 잘 아는 척, 하지 마.
아루루
아무도 몰라, 나에 대해선!
미소라
......
미소라
우린 여태까지 동료였고... [패밀리]로 무대를 만들어 왔잖아.
미소라
하지만 정말로 [가족]끼리 극단을 해 온 나는 알 수 있어.
미소라
무대에는... 사이가 좋기만 해서는 만들 수 없는 세계가 있다는 걸.
미소라
도달할 수 없는 높은 경지가 있다는 걸.
미소라
그리고 [극페스]는 그 세계에 뛰어들려고 하고 있어.
아루루
그런 건... 그런 건 나하고 관계없는걸!
미소라
뭐, 그렇지.
미소라
그건 그거고 우리는 우리... 관계없어. 그렇게 나눌 수는 있지만...
미소라
우리, 16살이잖아.
미소라
지금밖에 없어.
아루루
응...?
미소라
나 말이지... 깨닫고 말았어. 무대에 서는 아루루를 보고...
미소라
나는 누군가를 돋보이게 하는 존재라는 걸...
미소라
하지만... 그게 어떻다는 거지?
미소라
그런 걸로... 주역을 포기할 수 있을 리가 없어.
미소라
나는 무대를 좋아해... 무대에 서는 이상,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고 싶어.
미소라
그러니까―― 싸우는 거야.
미소라
노래하고 춤추며 서로 빼앗는 거야.
미소라
그 너머에 [미지의 주역]이라는 게 있다면...
미소라
아직 본 적도 없는 내가 될 수 있다면...
미소라
싸우지 않을 이유가 없는걸.
아루루
미소라...
미소라
좋아, 결정했어.
미소라
나, 역시 널 데리고 돌아가겠어.
아루루
응...?
미소라
우리에게 잔뜩 반짝임을 퍼붓고 우리를 무대소녀로 만든 건... 아루루, 너잖아.
미소라
나는 주인공이 되고 싶어...
미소라
내뿜고 싶어... [미지의 주역]이 되어 아무도 본 적 없는 반짝임을.
미소라
하지만 그러려면...
미소라
오츠키 아루루. 너를 쓰러뜨려야만 해.
아루루
!?
미소라
왜냐하면 아루루는...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무대 바보인걸.
미소라
[영원한 희곡]에 네가 있다면... 나는 주인공이 될 수 없어.
미소라
그건... 너와 가장 오래 지낸 내가 제일 잘 알아.
아루루
미소라...!
미소라
자, 무대로 돌아와! 아루루!
미소라
도망만 치면서 반항기인 척하는 그 근성... 내가 확실히 고쳐주겠어!
미소라
내던져서라도 무대에 세워서――
미소라
아루루... 내가 널―― 쓰러뜨리겠어!
미소라
[레뷰 프론티어]의 개막이야!
아루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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